장난치고 조작질하는 여론조사, 너 딱 걸렸어
장난치고 조작질하는 여론조사, 너 딱 걸렸어
  • 조우석 평론가
  • 승인 2019.05.13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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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제93회

그 많은 여론조사의 공정성 자체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상당수인데, 진실은 뭘까? 그게 항상 궁금하다. 

저는 지난해 말 이 방송을 시작하면서도 여론조사의 공정성에 문제제기를 해왔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오늘 밝히는 건 우 하고 휩쓸려가는 대중정서를 가지고 조작하고 장난치는 세력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중 최악인 드루킹 사건도 있지만, 몇몇 여론조사기관이 그런 장난질에 휩쓸려 가고 있다는 소리가 요즘 잇달아 들려온다. 실제로 그게 확인됐다.

첫째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 문항이 너무도 교묘해서 특정 응답을 은근히 아니 노골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우선 제기됐다. 그걸 슬쩍 지적한 건 지난주 <조선일보>인데, 도마에 올린 건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란 곳이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여론을 물으면서 선거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사람이 60%에 가까운 58.2%라고 밝혔고, 반대한다는 응답이 20%를 살짝 넘긴 21.8%라고 밝혔다. 이거 웃기는 거 아니냐? 어떻게 3배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느냐? 장난을 쳐도 심하게 친 것이고, 오버한 게 분명하다. 여기엔 아료가 숨어있다. 

선거법 개정안을 ‘개혁’이라고 표현하면서 긍정적 의견을 끌어낸 것이다. 또 선거법 개정안의 부정적 측면, 즉 국회의원 수가 300명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은 일부러 감춘 결과다. 공수처 법안은 더 했다. 찬성 응답은 76.9%, 반대 응답은 15.6%로 집계됐다고 리얼미터는 전했지만 이것 역시 장난친 흔적이 있다. 공수처를 “고위공무원의 범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기관”이라고만 설명하면서 찬성하냐, 반대하냐고 대뜸 물은 것이다. 그러나 공수처가 누구로부터 견제 받지 않는 괴물기관으로 될 지에 대한 반론은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더 웃기는 건 민주당이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는 국민의 뜻”이라면서 이 두 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게 옳았다고 자화자찬한 것이다. 민주당과 리얼리터 둘 사이의 관계, 뭔가 수상쩍은 거 아닌가? 

그것 말고 또 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관련 여론조사가 왜곡도 도마에 올랐다. 이건 두 차례 조사를 했는데 첫 번째 조사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54.6%나 됐다. 문제는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44.2%로 대폭 줄어들어들었다. 그 서베이를 진행한 리얼미터는 부정적 여론은 크게 감소한 건 이미선의 적극 해명 등이 먹힌 결과라고 분석했다. 두 여론조사는 불과 5일만에 새로 이뤄졌는데, 그 새 무슨 변화가 있다고 이 호들갑이냐? 알고 보니 이것도 질문 문항을 교묘하게 유도한 혐의가 있고, 그점을 오죽했으면 한국당에서 논평까지 냈을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환경운동연합이라는 좌빨 단체도 여론조사 조작으로 문제가 됐다. 그곳은 문재인 정부 주장만 잔뜩 담아놓고 "80% 이상이 4대강 보 철거 동의한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설문 문항에 문재인 정부가 설명하는 내용만 담겨있고, 반대 논리는 없거나 축소된 것이다. 그러니 이건 상식적 여론으로 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또 있다. 이번엔 문재인 지지율이 아직도 50%에 육박하는 게 문제가 됐다. 

이언주 의원이 지난주 문재인 지지율이 49.1%로 집계된 것과 관련해 "지나가던 소가 웃겠다. 이쯤되면 여론조사기관이 아니라 '여론조작기관' 인증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지지율이 49.1%를 만들어낸 것도 리얼미터였다. 그렇다. 이제 여론조사는 불신과 냉소의 대상이 됐다. 응답률이 6.3%에 불과한 조사라서 신뢰도가 더 떨어지고, 길에서 지나가던 행인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문재인 말만 꺼내도 많은 사람들이 거품 물고 화를 내는 마당에 이 무슨 장난이냐는 소리가 나올만하다.

자, 제 의견을 밝히겠다. 지금 문재인의 여론조작을 떠받치는 집단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지배하는 신문 방송이 하나 있고, 여론 조작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여론조사기관이 또 있다. 그래서 그 구조를 잘 파악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우격다짐식 주장을 펼쳐선 안 된다. 응답률이 10%가 채 안 돼서, 즉 90% 이상이 응답 자체를 거부하는 와중에 그 따위 여론조사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하는 건 조금 무리다. 

꼭 1년 전에도 한국당은 응답률 10% 이상인 조사만을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그게 입법이 됐다는 말을 들어본 바는 없다. 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응답률이 낮다고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럼 뭐가 문제냐? 조금 전의 리얼미터의 경우나, 그 못지 않게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국갤럽처럼 교묘하게, 합법을 빙자해서 티 나지 않게 장난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즉 조금 전의 경우처럼 교묘한 질문 방식이나 단어 선택 등으로 여론조사 단체와, 의뢰인이 원하는 결과를 얼마든지 얻어낼 수 있는 게 현대의 여론시장의 성격을 알아야 한다. 일테면 “질문이 답을 정한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다. “질문이 답을 정한다” 말에 밑줄 쫙 긋고 마음에 담아두시길 바란다. 일테면 이른바 논란 속의 드루킹 문제와 관련해 모든 여론조사가 똑 같은 질문을 묻는 건 아니다.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다.<준비한 자료사진 하나 보시겠다.>

즉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검찰이 해야 하는지, 아니면 특검이 해야 하는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여론조사 단체 A가 물었다고 치자. 다분히 중립적 입장에서 드라이하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와 달리 문제의식을 가지고 질문할 수도 있다.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조사하는 것이 필요한데, 일테면 특검 도입에 당신은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 이렇게 하면 특검 찬성 답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은근히, 하니 노골적으로 문재인과 민주당을 돕는 방식의 여론조사가 수두룩한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해놓고선 “이게 여론이다”고 박박 우기는 게 현실이다.

그런 게 한둘이 아니다. 지난 해 방송 때도 한 번 언급한 바 있는데, 그걸 되새겨보겠다. <준비한 자료사진을 함께 보시겠다> 미국의 경우 총기류 판매와 관련해 찬성론자들은 이렇게 유도신문을 한다. “미국인은 자기 집에 쳐들어와 공격을 감행하는 자들에 대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까? 아닙니까?”라고 묻는다. 총기 판매 찬성여론이 100%가 나오겠죠? 반대론자들은 이렇게 또 다른 각도에서 유도질문을 한다. “매년 무고한 미국인들이 수백 명이나 죽어나가는데, 이런 미친 총기류 판매를 계속 허용하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서베이의 결과는 완전 정반대로 나타날텐데, 바로 그런 게 여론조사의 실체다.

여론조사 기법 중에 은근히 합법적으로 장난치는 방식은 많은데, 이른바 초두효과(primacy effect)가 그 중 하나다. 원하는 단어를 앞에 배치하면 대중은 그것부터 덥석 문다. “공기오염의 책임은 교통이 더 큽니까? 산업이 큽니까?” 그렇게 물어보니 교통이 45%, 산업이 32% 나왔다. 그걸 앞뒤만 바꿔 물어봤다. “공기오염의 책임은 산업이 더 큽니까? 교통이 더 큽니까?” 이번엔 산업 57%, 교통 24%가 나온다. 이게 무얼 말해줄까? 민중이란 즉흥적인 질문과 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재확인해준다. 거기에 의존해서 정치를 한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정치의 타락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오늘 하나를 똑 바로 배워가자. 여론조사가 너무 발달하다 보니 원하는대로 끌고 갈 수 있고, 불법의 망을 피해서 장난칠 소지는 무척 많다는 뜻이. 여론조사라는 게,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다 믿어선 결코 안 된다.

날씨와 주식시세처럼 오르내리는 민심이란 모두 헛것만은 아니지만, 그걸로 장난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더욱이 지금 활동 중인 여론조사 기관이 적지 아니 좌편향된 게 현실이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를 위해 필요하면 통계 보정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지지율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눈에 띠는 지지율 하락을 물타기해왔다는 혐의가 있다. 때문에 장난치는 여론조사는 이젠 누구도 믿지 않는 세상이 됐다. 이걸 염두에 둔다면, 항상 피해를 보는 한국당은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즉 완전히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는 믿을 수 있는 여론조사기관의 설립을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고, 그런 여론조사기관이 복수로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좌편향 일색의 현재 여론조시 시장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방송 말미 하나 확인해보겠다. 문재인 지지율이 49.1%를 만들어낸 것도 리얼미터였는데, 그런 정치적 편향성이 없는 다른 곳에서는 어떤 수칙 나오는지 궁금하지 않으시냐? 여론조사공정이라는 곳에서 최근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는데, 문재인 지지율을 33.2%로 발표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긍정평가보다 16%가 높은 46.8%라고 한다. 이것도 요즘 체감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을 적절히 반영한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래도 리얼미터 등 장난치는 기관에 비해 신뢰할 만한다.

* 이 글은 13일 오전에 방송된 “장난치고 조작질하는 여론조사, 너 딱 걸렸어”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 제93회를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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