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김정은 따귀 치고 있는 트럼프에 주목하라
웃으면서 김정은 따귀 치고 있는 트럼프에 주목하라
  • 조우석 평론가
  • 승인 2019.07.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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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제104회

여러분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 판문점에서 짧게 이뤄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김정은 사이의 만남을 유심히 지켜보셨겠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이 극과 극으로 엇갈였다.

역사적 만남이 사실이었지만, 즉흥적 만남에 가까운데다가 뭔가가 속 시원하게 풀린 것도 아니었다. 첫째도 둘째도 북핵 제거가 목표인데, 여전히 애매하다. 김정은을 백악관에 초청했다는 것, 비핵화 합의를 위한 실무협상을 곧 재개한다는 것이 전부다. 이걸 두고 내 그럴 줄 알았다며 트럼프를 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와 달리 손상윤 뉴스타운 회장은 어제 긴급 방송에서 김정은이 사실상 항복한 자리였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오늘은 제가 보는 시각을 전하겠다.

우선 어제 판문점 이베트 과정에서 가장 우리의 신경을 긁었던 것은 누구이겠는가? 역시 문재인이었다. 그는 만남에 곁다리 신세이고 조연에 불과한 처지인데도 가장 생색을 낸 사람이었다. 만남이 이뤄지기도 전에 "오늘 한반도는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땅이 되었다"고 떠벌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평소 자기 스타일대로 요란하고도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만남 전에는 "굉장히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고, 만난 직후에는 “훌륭했고 매우 좋은 순간이었다”고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자랑했다. 이번 세 정치인들은 각자의 정치적 몽상을 몽상대로 갖고 있고, 자리만 함께 한 것, 따라서 동상이몽의 전형적인 경우다. 세 명의 셈법을 잠시 확인해보겠다.

우선 김정은인데, 그 친구는 트럼프의 깜짝 제안을 5시간 만에 받고 허겁지겁 판문점까지 온 것은 단순하다. 비핵화 사기극이야말로 여전히 자기의 꿈이고 변할 수 없는 목표인데, 지난번 하노이 회담에 이어 혹시 그 쑈가 먹힐 가능성이 있나를 다시 타진해보려는 것이다. 요행히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대박인데 하는 생각이다. 그럼 왜 얼마 전 외무성 국장 녀석을 통해서 문재인에게 그렇게 모욕을 주고 겁박했을까? 간단하다. 김정은에게 문재인은 자신 수하에 불과한 사람인데 더 겁을 줘서 자기편에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모욕을 주면 등을 돌릴 사람이 있고, 더 아양을 부리며 다가올 사람이 있는데, 문재인은 아양 부릴 사람으로 파악한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 녀석이 문재인 하나는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문재인은 이번 판문점 만남에서 왜 그렇게 신이 났을까? 우리가 알지만, 문재인은 바보 아니냐? 그는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로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데 북한 김정은의 위장평화와 거짓 선의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점이다. 얼마 전 매일경제신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7%가 '북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국민들도 다 아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는 곳이 있는데, 그게 유일하게 대한민국 청와대다. 여전히 그는 김정은과 함께 하는 통일놀이의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걸 자신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조연 노릇한 것에도 만족하고 있다. 아마 여론조사에서 자기 지지율이 조금 오를 것도 기대했고,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승리를 도울 수 있으리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바보는 지금 혹시 개성공단 재개 같은 것을 할 수 있다면 하는 소원도 품고 있다.

그럼 이번 미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트럼프의 속내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그는 내년 대선을 앞둔 사전 선거운동을 판문점을 무대로 제대로, 그것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새삼 확인했지만 그는 정치인이다. 그것도 재선을 노리는 입장이다. 일본을 거쳐서 대한민국 땅에 가는 길에 자신이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걸 미국 국민들에게 눈으로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의 그런 속내를 잘 보여주는 것, 미국인들 귀에 들려주고 싶었던 게 판문점 만남 직전의 바로 이 말이다. 즉 (6.25 전쟁) 유해 송환도 이뤄지고 (북한에 있던) 인질들도 구출됐고, 더 이상 미사일과 핵 실험도 없다. 한국이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고 일본 하늘에도 미사일이 날아가지 않게 된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김정은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만나지 않았지만, 나는 만나지 않느냐는 말도 했다. 여러분 어떠십니까? 이 발언에 만족하십니까? 동의하십니까? 제가 아는 한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한이 잠시 미사일과 핵 실험을 멈췄을 뿐 언제라도 재개할 수 있고, 한국이 북한의 핵 인질이 됐다는 점에 변한 건 없다. 우리 생각엔 인류 최악의 체제이고 反문명의 집단인 김정은의 목을 치고 북폭을 결정했더라면 속이 후련할 것인데, 그가 왜 이런 장광설만 늘어놓는가? 저는 이걸 가장 선의로 해석하면 ‘웃으면서 따귀를 치는 방식’이라고 표현한다.

김정은을 때려 죽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서서히 말려 죽이는 트럼프만의 방식이다. 후련하게 상대를 당장 메다꽂지는 않지만, 김정은의 멱살을 딱 쥐고 있고 쉽게 풀지는 않겠다. 너를 계속 지켜보마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성급하게 대북 제제를 풀진 않겠다고 몇 차례 말한 게 그 근거다. 단 점점 꼬여가는 이란과의 전쟁 문제도 있고, 전선이 두 개가 펼쳐지는 건 미국으로 서도 부담이고 하니까 한반도 상황 관리는 내가 철저히 하겠다는 다짐 같은 것이다. 단 이걸 가장 나쁘게 말할 수도 있는데, 트럼프는 아직 한반도 문제의 복잡한 사안을 다 들여다보고 단칼에 명쾌한 해법을 서두를 생각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선 재선에 성공한 다음 지켜보자는 것이다.

어떻습니까? 제 분석에 설득력이 있나요? 그런 프럼프 식 접근에 좋은 점도 있다. 우선 문재인처럼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도 없다.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이 영변 핵 포기를 댓가로 전면적인 대북 제제 해제를 요구했을 때 트럼프가 뭐라고 했던가? “당신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서 판을 깨버렸다. 트럼프는 지금도 같은 판단일 것이다. 그리고 정보기관의 보고도 철저히 받아보고 있는 중이다. 미 국방정보국(DIA) 애슐리 국장이 지난 주 "우리는 여전히 김정은이 비핵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지난 1월 상원 청문회에선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김정은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오늘 방송에서 제가 한 말 즉 ‘웃으면서 김정은의 따귀를 치는 방식’이라고 한 트럼프 논리를 기억해주기길 바란다. 그건 때려 죽이는 방법이 아니고 말려 죽이는 방식이다. 김정은의 멱살을 딱 쥐고 있고 쉽게 풀지는 않겠다. 너를 계속 지켜보마라는 메시지인데, 결국은 해법을 쥐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닐까? 자유우파 우리가 얼만큼 단결되고, 최악의 김정은을 대적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 정책도 여기에 따라 움직이는데, 결국은 가장 걸림돌이 문재인과 주사파 세력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오늘 방송을 마친다.

※ 이 글은 1일 오전에 방송된 “웃으면서 김정은 따귀 치고 있는 트럼프에 주목하라"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 제104회를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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