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주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민중총궐기 시위와 관련 경찰의 물대포를 문제 삼아 시위 진압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대단한 새정연이다. 누구 머리에서 이렇게 멋진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훈장감이다. 불타는 기둥하나 지키려다 석가래가 내려 않는 꼴이다. 아무리 즉흥적으로 나온 발상이라고 하지만 이건 초등생 수준이다.
그래도 국회의원들이라 하면 생각과 행동이 일반인과는 달라야 한다. 생각은 발전적이어야 하고, 행동은 실천적이어야 한다. 입으로만 나불거리다가는 패가망신하기 딱 안성맞춤이다.
생각이 발전적이라면 경찰의 시위진압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할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법을 준수하는 시위를 하도록 실천적 행동을 하면 굳이 예산을 깎을 이유도 없다. 시위가 지금처럼 폭동이나 난동수준이 아니면 예산이 아니라 경찰도 필요 없다.
서울 도심이나 대도시 곳곳에는 매일 같이 크고 작은 집회들이 열린다. 모든 집회들이 민중총궐기 시위와 같이 경찰과 충돌하지는 않는다. 법을 지키는 순수한 집회에는 물대포도 죽창도 쇠파이프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시위꾼들이 주도하는 시위는 경찰의 물대포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진압수단이 있어야 할 정도다. 이 상태를 그냥 두면 조만간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이 그들의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다.
어찌됐건 새정연이 지난 17일 경찰의 살수차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시위 진압 관련 예산을 대폭 감액할 것이라고 밝혔으니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 본다.
새정연에 촉구한다. 시위 진압 관련 예산 대폭 감액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 시위 진압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할 생각이 있다면, 그에 앞서 국회의원 자신들의 세비부터 삭감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일 잘하는 경찰 예산 삭감보다 일 안하는 국회 예산이나 의원들의 예산을 깎는 것이 옳다. 만약 이번 기회에 "우리는 그동안 한 일이 없으니 세비 30%를 삭감하겠습니다"하고 발표해보라 국민들의 찬사가 쏟아질 것이다. 총선은 물론 대선도 거머쥘 수 있다.
솔직히 19대 국회가 제대로 한 일이 뭐 있는가. 4년 내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일 말고 내세울 것이 뭐가 있는가 말이다. 오죽 했으면 국회가 "국개" "국해"라는 애칭까지 받았겠는가. 많은 국민들은 감동도 반전도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라고 꼬집는다. 이게 얼마나 부끄러운 자화상 인가.
따져 보니 야당이 삭감 예산으로 꼽은 것은 바리케이드 구입 등 경비경찰활동사업 9억원, 체증장비 교체를 위해 편성된 치안정보활동사업 18억원, 경찰 기동력 강화사업 113억원이다.
이 예산을 깎아서 우리나라 시위 문화가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건 정신 나간 사람들이다. 경찰은 누구를 때려 잡자고 나와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평화적인 시위를 유도하기 위해 나와 있는 사람들이 경찰이다. 정해진 법을 잘 지키면 경찰은 털끝도 건들지 않는다.
그런데 전문시위꾼들의 눈에는 경찰은 무조건 타도 대상이다. 이런 인식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이 이번 시위에서 확인 됐다. 즉 80년대 낡은 운동권 식의 사고가 이번처럼 폭력시위를 야기 시킨 것이라 단언한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국회가 민의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고 있으니, 시위 진압과 관련된 예산 삭감이 오히려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예산 삭감은 즉흥적이어도 안 되고 실리를 따지는 이해타산에 의해서도 안 된다. 기분 나쁘면 깎고, 기분 좋으면 퍼주는 이런 사고로 나라 살림을 감시한다면 곳간이 제대로 남아 나겠는가.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새정연은 그럴 시간 있으면 폭력과 난동이 난무하는 전문시위꾼들의 뒤편 대들보가 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그들이 바른 시위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대한민국 야당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임을 이번 기회 명심했으면 한다.
바라 건데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휘두르는 쇠파이프를 막는 현장에 있을 것이 아니라, 이 나라 치안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시위 문화부터 개선하는데 야당이 먼저 앞장서 보라.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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