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같이 피 터지는 논쟁과 열의를 다한다면 우리나라도 참으로 잘 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그 열정을 쓸데없는 곳에 다 소진하니 대한민국 정치는 항상 낙제점이요, 나라는 시끄럽기 그지없다.
철판 깐 얼굴들이어서 그런지 국민들이 아무리 꾸짖고 채찍질을 해도 꿈적하지 않는다. 심지어 국민들로부터 ‘국개’ ‘국해’라는 비아냥의 손가락질을 받아도 창피한줄 모른다.
언제나 환골탈퇴 할까 내심 기대해 보지만 언제나 기우였다. 성장을 멈춘 채 아마추어 근성을 벗어나지 못한 유일한 조직이 아닌가 싶다. 관여치 말아야 할 일에는 저렇게들 열성적인데 왜 본연의 의무인 민생을 챙기는 데에는 빵점짜리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기진맥진한 여당도 문제지만 매사 물고 늘어지기만 하는 야당이 더 큰 문제다.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도 모자라 아예 노조나 시민단체들과 손잡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
거리투쟁에는 또 다른 재미가 붙었는지 툭하면 국회를 버리고 길거리로 나선다. 국정교과서 문제를 놓고 또 거리로 나가겠단다. 거짓말로 탄로 난 광우병 난장판 때도, 이유 없이 정부 책임으로 내몬 세월호 사건 때도 그들은 거리에서 시간을 다 보냈다. 이러고도 입법부의 한 축을 야당이 성실히 수행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툭하면 길거리 투쟁에 많은 국민들은 짜증을 내고 있다. 결국 야당 파멸을 자초하는 길이라는 것 많은 선거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야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부와 대통령을 불신부터 하고보는 병도 치료가 불가능한 중병의 일종이다.
오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국정교과서 문제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문 대표의 담화문을 누가 써 주었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입만 열면 “국민” “국민” 하면서 정작 국민들을 내 팽개치고 있는 당과 당사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민생 전념’을 부르짖으면서도 몸은 길거리에 나가 있고, 앵무새처럼 “대다수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면서도 국민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얄밉게도 이리저리 피하면서 말로만 허송세월을 다 보냈다.
말잔치는 항상 화려하다. 문 대표의 대국민 담화에도 험담할 수 있는 온갖 용어가 총 출동했다. ‘국정교과서는 국민모독” ‘거짓말 교과서’ ‘편향된 교과서’ ‘나쁜 교과서’ ‘반통일 교과서’ ‘부실 교과서’ ‘면피용 교과서’ ‘명백한 불법행정’ ‘무도한 정권’ ‘전체주의적 발상’ ‘권력의 오만과 불통’ ‘시한부 교과서’ ‘독재 권력의 전조’ ‘도를 넘은 박근혜정권의 이념전쟁’ 등 참으로 골고루도 가져다 붙였다.
대단한 발상이자 수준 높은 선견지명이다. 아이도 임신하지 않았는데 기저귀 타령하는 꼴이 아니고 뭔가. 이미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역시도 4일 국정 교과서 개발 관련 브리핑에서 “헌법 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 모두는 한발 비켜서서 지켜보면 될 일이다. 추진과정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잘못된 것이 나타나면 그 때 따져도 늦지 않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김영삼과 김대중이 공사장에 찾아가서 드러누워 반대했던 것과 뭐가 다른가.
시대는 많이 지났다. 밀실에서 몇 명이 후다닥 국정교과서를 입맛대로 만들 수 없는 시대가 됐다. SNS 등의 발달로 없는 것도 진실인양 떠드는 세상인데 야당은 왜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지 불쌍하기까지 하다. 정부를 못 믿겠다면 누굴 믿겠다는 말인가.
국민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건 말건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제발 이번 기회에 북한을 찬양하는 이른바 ‘찬북세력’들이 일거에 소멸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스스로 “종북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북한의 소행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인간들의 꼬락서니라도 국정교과서가 확실히 청소해줬으면 좋겠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의 적국이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