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사퇴의 본질은 공천권쟁탈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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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민련 사퇴의 본질은 공천권쟁탈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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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 완패가 때 이른 내부 투쟁을 불러

▲ ⓒ뉴스타운

새민련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통해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문재인은 아직도 법조인의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인으로서는 설익은 떫은 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정치현장에서 몸소 체험한 경험과 관록이 일천하다보니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아마추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모든 관전자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문재인은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지역구인 여수로 내려간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서 "최고위원에게 최고위 참석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며 '선당후사'를 강조한걸 보면 문재인이 생각하고 있는 책임은 과연 어떤 책임을 의미하며, 그가 생각하는 의무란 과연 어떤 의무를 지칭하는 것인지 참으로 편리하게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정치인의 책임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치도의적인 책임이며 다른 하나는 법적인 책임이다. 임명직이 사퇴를 할 때에는 임명권자에게 사표를 제출하지만 선출직은 사퇴 선언만 하면 이미 사퇴한 것으로 간주한다. 선거에 완패한 책임을 대표가 지지 않겠다며 희한한 변설만 늘어놓고 있는 모습을 보다 못한 주승용 최고위원이 자신이라도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퇴를 선언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주승용이 이미 사퇴 선언을 했으니 자신이 번복하지 않는 한 최고위원 사퇴는 기정사실인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은 의무만을 강조했으며, 친노계열인 노영민 의원도 '의무 위반은 자해행위' 라고 또 도발을 했으니 주승용으로부터 "사퇴에 대한 원인이나 요구에 대해선 응답하지 않고 무시하고, 최고위원회 참석하는 것이 '의무'라고 압박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까?"라면서 즉각 반박이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또 문재인이 사용한 "선당후사"라는 말도 친노와 문재인에게는 자신들의 입장을 교묘하게 해석한 책임방어용 용어에 불과하다. 선당(先黨)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표의 책임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후사(後私)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과 친노가 말하는 선당후사는 의무를 우선 강조하고 책임을 뒤로 돌려놓았다. 문재인이 언급한 선당후사에는 친노패권주의의 끈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으로 친노들의 편의에 따른 아전인수식 해석이 아닐 수가 없다. 이들의 생각이 이 수준 밖에 안 되니 문재인 사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선 광주출신의 박주선 의원도 "누가 선당후사 해야 하며, 무엇이 대표의 의무냐"고 따져 묻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박주선의 지적은 법조인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의 워딩을 강하게 비판한 말로 들린다.

문재인의 언행을 보면 그 어떤 공격에서도 대표직에서 결코 물러날 뜻이 전혀 없음이 읽혀진다. 문재인은 당의 공식기구인 최고회의를 제쳐두고 비공식 채널을 이용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른 최고위원들도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의견수렴을 하는지 그 과정을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친노패권주의가 만들어 놓은 또 다른 비선라인이 존재 있다는 정황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어제는 그동안 주승용의 발언도 자유라면 나의 발언도 자유라면서 사과할 뜻이 전혀 없다고 강조해오던 정청래가 느닷없이 여수를 방문했다. 사과할 뜻이 전혀 없다고 밝혀왔던 정청래의 여수 방문은 국면을 전환해 보고자 하는 친노의 보여주기식 우회전술에 따른 결정일 뿐, 정청래 개인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김한길 전 대표가 꼼수로 보이는 정청래의 여수 방문이 있었던 어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문재인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한길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야권 대표 주자로서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하라"며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오직 의무만을 강조하며 버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재인이 대표직에서 결코 물러나지 못하는 이유는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공천권 행사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천권 행사, 바로 이것이 친노패권주의가 강력하게 발동하는 이유의 핵심가 될 것이다. 문재인 뒤에는 전투력이 강한 친노 386출신 스나이퍼들이 즐비하다. 범위를 범친노까지 넓히면 국회의원 130여명 중 최소한 70~80여명은 거뜬하여 대주주의 지위를 십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단 한가지 일 것이다. 내년총선에서 단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친노 모두가 공천이 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고, 이것이 문재인을 대표직에서 절대 물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배경으로 작용하여 문재인을 흔드는 당내의 그 어떤 누구와도 일전 불사할 태세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청래의 주승용에 대한 막말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 할 수가 없다. 지난 주 새민련이 보여준 막장 최고회의도 궁극적으로는 공천권 행사가 발단이 되어 일어난 사태였을 것이며, 특히 4.29 재보선 완패는 일찌감치 공천권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도화선이 되어 친노가 생사여탈권을 걸고서라도 문재인을 지켜내야 한다는 당위성아래 전개되는 헤게모니 쟁탈전이 바로 문재인 사퇴공방의 본질일 것이다.

새민련의 내부가 이러하니 민생이니, 경제회생이니, 공무원연금개혁 같은 말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며 귀에 들어올 리도 없을 것이다. 새민련의 봄날은 이렇게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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