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톨릭 역사 최초 “동성 커플 축복” 공식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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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가톨릭 역사 최초 “동성 커플 축복” 공식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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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결혼 자체는 불인정하지만 ‘축복’은 가능
- 하느님은 모두를 환영
- 보수 가톨릭계 반대 전망
바티칸, 동성커플에 축복 승인. 사진=미 ABC 뉴스 비디오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사제들이 “동성 커플 축복 허용”을 가톨릭 역사 최초로 공식 승인했다.

동성 결혼 자체는 인정하지 않지만, ‘하느님은 모두를 환영한다’는 입장에서 동성 커플이 축복을 사제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이성간의 혼인성사와 혼동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abc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그러나 보수 가톨릭계에서는 반대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18일(현지시간)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이라는 제목의 교리 선언문에서 “동성 커플이 원한다면 가톨릭 사제가 이들에 대해 축복을 집전해도 된다”고 밝혔다. 이 선언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

선언문은 “사람들이 축복을 요구할 때, 철저한 도덕적 분석이 축복을 부여하는 전제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축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선행적인 도덕적 완전성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과 세부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 선언문은 “궁극적으로 축복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면서 “따라서 축복의 요청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결코 작지 않은 천 개의 구체적인 삶의 환경에서 하느님에 대한 초월성, 자비, 친밀함에 대한 개방성을 표현하고 키워중다”고 했다.

선언문을 발표한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신앙교리성 장관(추기경)은 “성소수자 커플들을 축복하는 성직자들의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교황은 성소수자들과 우리의 관계가 교회에서와 같은 긍정과 지지를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것은 그들의 믿음과 지역사회에 대한 커플들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축복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힌 것은 진정한 발전이자 축복의 목회적 의미에 대한 명확하고 획기적인 기여”라면서 “교황 성하의 목회적 비전에 기반 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선언이 (이성 간) 혼인성사와 혼동될 수 있는 예배의식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교리를 수정하는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혼은 이성 간에만 성립한다는 기존 교리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가능하게 하는 교리의 부분 변경을 과감히 시도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미국 내 미디어 산업에서 벌어지는 LGBT(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동시에 ‘성 평등’을 증진하기 위해서 설립한 비정부 인권단체인 GLAAD(Gay &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회장이자 CEO인 사라 케이트 엘리스(Sarah Kate Ellis)는 이번 선언문과 관련, “이것은 성소수자들이 분열 문제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역사적인 행동과 발표의 가장 최신 사례이며, 우리는 사랑과 존경, 동정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가치 있게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에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가톨릭교회가 동성애에 대한 도덕적 신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성소수자(LGBT :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왔다.

교황은 지난 10월 “동성 결합”이 이성간의 결혼과 혼동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사제들이 판단에 따라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놔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곧 공식 승인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었다.

교황의 그 같은 입장이 나오자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은 “동성 결합 축복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일치하는지” 등의 질문을 담은 서한을 보냈으며, 교황은 “결혼은 이성 간의 결합에 한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교회는) 결혼이 아닌 것을 결혼으로 인정하도록 암시하는 의식은 피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교황은 “사제들이 부정, 거부, 배제만을 일삼는 판관이 될 수는 없다. 1명 이상이 요청한 결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전달하지 않는 축복의 형태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법률을 비판했다.

프란치스코는 교황직을 수행하는 내내 교리적인 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유보했지만, 특히 성소수자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부드러운 접근법을 도입했다.

지난 2013년 교황직의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동안 한 기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동성애 사제들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교황은 “만약 어떤 사람이 동성애자이고 신을 찾고 선한 의지를 가진다면, 나는 누구로 판단해야 하는가?"라는 대답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의 유명한 예수회 사제 제임스 마틴 신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이는 “가톨릭교회의 사목활동에 주요한 진전이며, 하느님이 사랑하는 관계에 존재하기를 바라는 많은 동성커플 신자들의 깊은 소망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이번 교리 선언이 보수적 가톨릭계의 비판과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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