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확대, 미국 블록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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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확대, 미국 블록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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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브릭스 정상회의 때까지 브릭스 회원국 확대 지침 마련
- 브릭스 인구 합계는 전 세계 인구의 40%
- 브릭스 GDP합계 : 주요 선진 7개국(G7)의 40%에 육박
- 브릭스, 주요 선진 7개국(G7)과의 ‘힘의 균형 변화’의 상징

미국을 중심으로 한 블록(US bloc)과 중국이 주도하는 블록(China bloc), 이들과 협력을 추구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블록이 국제 정세에 따라 이쪽저쪽을 오가며 국익을 추구한다.

이쪽은 저쪽이 국제질서를 짓밟는 다고 강하게 비난한다. 상대방을 강권국가라며 서로 비난을 멈추지 않으며 강대국은 “국익 사냥(a hunt for national interests)”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상대방 때문에 세계가 안정적인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다며 힘으로 밀어내려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신흥국들은 이들 강대국 블록을 살피며 자국 이익을 위한 상황이 무엇인가를 신중하게 살피며 이리 저리 흩어지기도 하고 어느 한쪽으로 상당히 쏠리기도 한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이른바 ‘브릭스(BRICS)'가 남아공에서 외무장관회의를 개최하고, 8월 브릭스 정상회의까지 회원국 확대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브릭스 확대 구상은 2022년 중국이 적극적으로 제안을 했고, 중동, 아프리카 등 20개 나라 이상이 브릭스 가입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남아공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네시아 등 13개 비회원국이 초청됐다.

초청된 나라들의 면면을 보면, 상당한 비중이 큰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의 ‘린치핀’이 되어가고 있는 사우디, 고도성장을 힘을 축적해 가고 있는 인도네시아, 중동에서 더 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이란 등 만만치 않는 국가들이 중국-러시아 주도의 ‘브릭스’ 가입에 부정적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주도의 블록이 그동안 보여준 강권거래 등이 초래한 결과물이다.

브릭스 인구 합계는 전 세계 인구의 40%에 이르고 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합계도 30% 남짓 되어, 주요 선진 7개국(G7)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과 신흥국과의 힘의 균형(power balance)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브릭스에서는 중국의 국력이 우뚝 솟아나 있다. 가입을 희망하는 나라들은 중국의 경제원조나 브릭스가 주도하는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대출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국이나 개도국이 국익을 찾아 브릭스에 접근하는 움직임을 멈출 수 없고, 강제로 멈춰 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 블록의 강압에 의한 잠시 주춤할지는 몰라도 궁극적으로 주권국가들의 자율적 결정권을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블록은 “중-러 블록이 브릭스에서 강조하는 미국, 유럽 대항축이나 세계 다극화는 중-러의 이익이 최우선인 국제질서를 의미해, 자유, 법치와 같은 보편적 가치 경시로 이어진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즉 경제적 측면에서는 서로 협력을 마다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반대의 현상, 중-러 블록은 “미국 블록이 너무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특히 자기 동맹국을 총동원해 중-러 블록을 압살하려 한다”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자신들은 보호주의를 배척하고 다자주의를 옹호한다”고 주장하면서 브릭스 등 글로벌 사우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최대의 신문사인 요미우리는 9일자 사설에서 “브릭스 회원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글로벌 사우스)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나 국민생활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행 국제질서가 불가결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바란다”며 짐짓 점잖게 타이르고 있다. 요미우리의 나라 일본 역시 중국, 미국 못지않게 자국 '이익 사냥(Benefits-Hunting)'에 여념이 없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이중적 혹은 다중적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브릭스 확대 속도나 규모를 놓고는 앞으로 기울어진 중-러와 신중한 인도 사이에 온도차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인도 역시 쿼드(QUAD)나 IPEF 등에 적극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신중하고도 명석한 판단을 해보겠다는 뜻일 게다.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는 인도는 미국 유럽과 중-러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중립적 외교 자세를 취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을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침략을 둘러싼 대(對)러시아 제재는 삼가는 한편, 일-미-호주와의 협력의 골조인 ‘쿼드’에는 참가하고 있지만 적극성은 없어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월의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 한국, 인도와 브라질 등의 정상도 초대해, 글로벌 사우스와의 제휴 강화를 확인했다. G7, G8, 혹은 D10 국가 반열에 올랐다는 한국은 어떤 입장을 견지하며 국익 사냥에 나설지 주목대상이다. 명분외교와 실리외교 모두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최근 외교노선은 일방적인 미국 블록에 ‘껌 딱지처럼 붙는’ 외교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명분은 보편적 가치, 인권, 자유 등을 내세울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실리(實利)’를 얻어내지 못한다. 명분보다는 실리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실리외교’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일본 하나를 얻고, 중국과 러시아 둘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중국 시장은 일본 시장보다 월등히 크고 발전 가능성도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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