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의 위력 ‘생존 없이 인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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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돈의 위력 ‘생존 없이 인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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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학교 간판에 한자. 중국 원조로 부근에는 현대식 ‘중국도로’
- 미국의 틈새는 중국의 활로(活路)
- 생존 없이 인권 없다. 생존 없이 민주주의도 없다.
중국 위안화 

미국이 그토록 자국을 치고 올라온다며 견제와 억압으로 중국의 고립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과 극히 일부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의 힘만으로는 중국포위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토니 블린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 교류 특히 경제적 교류 활성화를 다시 꾀하고 있다.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즉 중국과 분리)을 줄기차게 외치던 미국이 ‘그게 아니라 디리스킹(de-risking)’이라며 방향을 틀고 있다. 중국을 완전 포위해 고립시킬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 중국으로부터의 위험부담을 줄이거나 완화하겠다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최근 그러한 미국에 옆에 바짝 붙어 중국을 백안시(白眼視, a prejudiced view)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에 앞서 이례적으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회담을 갖고, “중국은 미국과 우호 관계를 계속 갖기를 바란다”며, 미국에 대해 유화 제스처를 했다. 시 주석은 이미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이례적으로 방문해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시사하는 행보를 보였으나, 한국 외교는 그 기회를 무시해버린 양상이다.

‘한미일’이 뭉치자, ‘북중러’도 뭉치고 있다. 세상에는 ‘작용과 반작용’(principal of action and reaction)이 있기 마련이다. 신냉전의 입구에 다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신냉전의 길로 완전히 들어서기 전에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미래의 먹거리인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인식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첨단 기술 도용 등 중국의 무자비할 정도의 국제관행이나 국제법 위반 사실이 있지만, 미국이 그럭저럭 중국을 대하는 사이 중국은 급성장을 해버렸다. 그러자 부랴부랴 미국이 중국 고립전략을 시작했으나, 상대인 중국이 커도 너무 커버렸다.

중국은 미국의 그러한 압박과 견제를 버티면서도 생산국가 중국에서 소비국가 중국으로 발전을 해가면서 그 시장을 무기로, 자본력을 수단으로 삼아 꾸준하게 세력 확장을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가운데, 최근 중국은 팔레스타인과의 전략적 동반자(strategic partnership) 관계를 맺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팔레스타인 지원을 탐탁지 않게 여기면서,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

아프리카, 태평양 섬나라, 남미의 일부 국가들, 돈이 없는 국가들, 독재국가들을 대상으로 막강한 중국 돈을 무기로 지원하며 이른바 ‘착취원조’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중국 제국주의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과거 미국도 그러한 세계 지배전략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적 행위들이 수없이 많았다.

중국은 최근 팔레스타인에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LO) 수반은 15일 중국을 방문, 중국과의 협력관계 강화에 뜻을 같이 했다. PLO의 부패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드는 서방세계는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는 세력으로 비칠 것이다. 이 같이 PLO와 서방세계 사이의 관계가 정체되고 있는 틈새를 중국은 과감히 파고 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아프리카에서 선제적으로, 태평양 섬나라들, 남미의 일부 국가들, 다시 말해 미국이 일부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보편적 가치, 민주주의 가치, 자유, 인권이라는 기본적 가치를 앞세워 상대를 대하는 등 좁은 시야로 세계를 논하고 바라보고 있을 때, 등잔 밑이 어두운 지역을 중국이 막대한 돈을 무기로 파고드는데 성공을 거듭해왔다.

그 등잔 밑이 아주 작은 면적이 아니라 의외로 큰 면적,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지역들이었다. 유엔에서 표 대결을 할 때 이들의 힘은 매우 유효하고 효과적이었다. 인구 10억 명의 국가도 1표, 인구 50만 명 국가도 1표, ‘투표의 등가성(equivalence of voting)’을 중국이 적절히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요미우리신문 17일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자치구 요르단강 서안 거점도시인 ‘라말라’ 북동쪽 한 마을에 2021년 5월 최신 컴퓨터와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춘 3층짜리 공립초등학교 건물이 완공됐는데, 중국 자금으로 지어진 곳으로 학교 건물 정면에는 ‘중국학교(마드라사 시니)’라고 이슬람어로 크게 쓰여 있고, 그 옆에는 중국의 원조라고 한자로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과과정은 다른 학교와 같으며, 인근 팔레스타인 초등학생(남학생) 650여 명이 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압바스 PLO 수반의 방중으로 PLO자치구 내에서 중국어 수업을 하기로 14일 합의했다. 따라서 곧 이 학교에서는 중국어 수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인근에는 ‘중국도로’라 불리는 중앙분리대에 나무들이 심어진 현대적 도로와 로터리가 2021년에 완공, 이 지구는 PLO내에서 가장 잘 정비된 지역이 됐다고 현지 기자가 말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게릴라 투쟁을 지원하는 등 팔레스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1988년 국가독립을 선언하자 닷새 만에 승인했다. 최근에는 중동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저하에 따라, 팔레스타인 평화안을 제시하는 등 정치적 역할도 내세우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국교정상화를 하기로 하는 등 과거 미국이나 할 법한 일들을 중국이 자연스럽게 나서고 있다. 미국의 틈새는 중국의 활로인 셈이다.

서방 국가들은 자치정부의 부패나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지원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치정부의 재정은 곤궁해졌고, 조건을 붙이지 않는 중국으로부터의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기본적 가치관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제간의 현실을 반드시 기본적 가치만이 최선이 아닌 현실이다. 생존 자체가 기본가치를 받쳐줄 수 있다는 상식적인 생각이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다.

한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는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미국의 보호 아래 있는 이스라엘이 중국을 중개역으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자치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자치정부가 중국에 가장 기대하는 것은 ‘자금 제공’이라는 것이다. 먹고 살아 남아야 모든 다른 것들도 함께 존재한다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외교에서 이러한 본성적인 것을 배제하면 그 외교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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