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내세우며 ‘실리 중심의 외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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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내세우며 ‘실리 중심의 외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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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교,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에 맞는 명분과 실리외교를 하고 있는가?
실리는 때때로 권력, 국력, 경제적 이익, 군사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토대로 국가의 외교정책과 행동을 결정하는 것

신(新)냉전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요즈음 세계 각국은 그럴듯한 명분(principle)을 내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국익(national Interest)이라는 ‘실리(realpolitik) 즉, 현실적인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는 이 같은 실리추구의 외교를 해 나가고 있는 반면, 실질적인 능력이 부족하거나, 강압적인 지도자는 실리보다는 명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국가를 이끄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실리’와 ‘명분’은 국제 외교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원칙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제정치 무대에서 행위와 상호작용을 이해하는데 이 두 가지 사항이 큰 도움이 된다.

명분만 챙기며 실리 없는 외교는 국가와 국민들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우선 실리는 국제외교에서 실제적인 힘과 이익에 초점을 둔 접근 방식이다. 이는 국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현실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실리는 때때로 권력, 국력, 경제적 이익, 군사력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토대로 국가의 외교정책과 행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뜻한다. 실리중심의 접근 방식은 현실적인 결과와 이익을 우선하며, 나아가 윤리적, 법적 원칙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 미국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민주주의 가치, 인권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우선주의, 보호주의를 위해 동맹국이나 파트너들을 압박하고, 피해주는 일을 서슴없이 하곤 한다. 미국이 바로 윤리적, 법적 원칙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국익, 실리를 챙기고 있는 현실이다.

명분 없는 외교도 있을 수 없다. 외교에서 윤리적, 법적 원칙과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접근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국제법, 인권, 정의, 국제규범 등의 원칙을 존중하고, 이러한 가치들을 기반으로 한 국제 정치와 외교활동을 수행해야한다는 원칙이다.

명분 중심의 외교접근 방식은 국가 간의 협력, 상호이해, 국제법과 규범을 준수를 강조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추구한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윤리적이고 법적으로 정당한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실리와 명분은 때로는 상충되는 개념으로 다뤄질 수 있다. 외교에서 이 두 가지 원칙을 균형 있게 고려해 가면서 행동을 해야 한다. 너무나도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외교정책의 선택은 국가의 우선순위 목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실제적인 힘과 윤리적 원칙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은 국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상황을 급변하는데 명분 중심의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국익이라는 매우 중요한 것들을 뒤로 하고 있는 결과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지금 실리 중심의 외교시대가 진행 중에 있다. 장기간의 내전으로 국가를 파탄으로 몰고 온 시리아의 아랍세계 복권은 ‘가치관’보다 ‘실리’로 움직이는 중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동의 아랍연맹이 시리아의 자격정지를 12년 만에 최근 해제했다. 국민들을 격렬하게 탄압해온 아사디 시리아 대통령의 복권이다. 수많은 국민들을 죽이고, 자신의 권력을 누리기 위해, 윤리적으로, 법적으로도 타당성이 없는 아사드 대통령을 복권시킨 것은 ‘경제적 실리’가 가장 큰 목적이다. 명분으로 보면 아사드의 복권으로 위화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사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초청돼 참석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MBS)의 포옹을 받은 아사드의 현장 모습은 시리아를 외교무대 복귀를 강렬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세계 최강이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22년 8월 사우디 방문 자리에서 MBS는 매우 차갑게 맞이하면서, 그 후 동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는 극진한 대접을 환영하는 지극히 ‘실리적 외교’를 펼쳤고, 펼치고 있다.

사우디 왕세자는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이 지역이 분쟁의 장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명분’을 앞세웠지만, 진흙탕 분쟁을 낳은 장본인은 다름 아닌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이다. 명분이라는 원칙과는 멀어도 한참 먼 외교를 MBS도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펼쳐나가고 있다.

아사드는 무력을 동원 자국 국민을 무차별 살해를 자행한 살인마이다. 집권군의 화학무기 사용과 대량학살은 국제사회로부터 규탄을 받고 있으며, 아랍연맹도 시리아를 사실상 추방했었다. 명분외교이다. 지금까지 인구 2100만 명 가운데 35만 명 이상이 내전으로 사망했고, 1200만 명이 국내외로 대피했다.

시리아 내전은 사실상 집권측이 승리, 지금은 국토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사우디 등은 시리아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해 왔지만, 아사드 체제의 존속이 확실시되는 현재의 상황을 추인하고, 일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판단일 것이다.

장기독재자 아사드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 자세는 전혀 변하지 않았음에도, 관계 정상화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할 수 없다. 중동에서 자유,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관보다는 ‘실리’로 움직이는 측면이 뚜렷하게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 가운데 하나는 중동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이 대폭적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중동의 왕정국가들에게 ‘미국산 민주주의’를 수출, 정착시키려 했다는 것은 명분에 불과하다. 중동지역의 에너지, 즉 석유가 필요했기 때문에 미국은 그동안 중동지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키웠고, 그 힘을 바탕으로 국가 에너지 정책을 펼쳐 나왔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내에서 셰일 오일이나 가스를 개발, 확보함으로써 중동석유의 중요성 현저히 낮아졌다. 미국의 대중동 영향력은 그에 따라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억압적인 미국의 영향력이 사라지면서 중동은 이 같은 공백을 재빨리 활용, 자국 국익 우선으로 돌아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주시해온 국가이다. 그러나 최근엔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중시와 사우디에 대한 인권 비판에 불신이 커지면서 미국과 거리를 두게된 배경도 있다. 상황이 그만큼 많이 변해왔으며, 변하고 있다.

중동을 떠나는 미국의 등이 보이자,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지원을 통해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중국도 지난 3월 사우디와 이란 관계 정상화를 중개, 그것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자국의 영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인도태평양전략’이라는 명분 아래에서 ‘한미일 블록’ 구축과 그에 강력히 맞서는 ‘북중러 블록’으로 분열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명분 외교가 국익이라는 실리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숙고가 있어야 하겠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한국에 대한 지정학적 관계는 물론 경제적 실리 측면에서도 한국정부의 외교는 지금부터 전면적으로 손질을 해야 할 때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나아가 강권정치가 확산되면서 중동지역의 구도도 유동화 되는 사태를 추정해볼 수 있다. 한국은 막대한 양의 석유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불안정해지면, 한국 국민생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석유, 가스가격의 급등으로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리외교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윤석열 정부는 사우디 등과의 대화를 심회시킬 필요가 있으며, 특히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 등과의 전략적 대화는 물론 실리를 찾는 외교를 펼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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