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조우석이다. 많은 책 중에서 유신 50주년을 기념해서 나온 신간 <숨결이 혁명 될 때>는 특별하다. 무려 저자 17명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인데 유신은 물론 박정희와 5.16까지 다 다룬다. 그중 제가 쓴 글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몇 개 뽑아서 오늘 전달하겠는데, 그건 내 판단이다. 이 책을 관류하는 정신이기도 하다.
즉 박정희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조차 ‘유신 문턱’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다. 그게 문제다.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는 국회 해산과 함께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는데, 당시 최고지도자의 결단을 놓고 반세기 가까운 지금도 대부분이 비판적이다. 초헌법의 비상조치인 유신은 장기집권의 음모이자, 대통령 절대권력를 위한 궁정 쿠테타였다고….
국민 기본권 침해를 제도화한 헌법을 도입하고, 체육관 대통령을 뽑았으니 명백한 민주주의 후퇴라는 것이다. 박정희 18년은 유신 선포 이전과 이후로 갈리는데, 유신 이후 빠르게 피폐해져갔다고 단정하는 이도 많다.
그런 통념은 박정희는 경제발전에 큰 공헌을 했지만 정치적으론 흠집이 적지 않다는 말로 요악된다. 그게 굳어진 게 현상황이다. 그런데 오늘 물어보자. 경제는 잘했지만 정치는 잘못했다는 이분법부터 문제가 아닐까?
5.16이라는 등장부터가 반민주적이었으며 10월 유신으로 민주주의를 또 한 번 훼손했다는 요지부동의 인식도 뭔가 문제가 있다. 그렇다. 그들은 박정희와 그의 시대 전체에 대한 통찰을 못한다. 그래서 유신이 영구 집권, 종신집권을 위한 제도화이고 그조차 권력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비판에 바로 합류하곤 한다. 자 그래서 오늘 나는 강조한다. ‘유신 문턱’을 넘어서야 박정희가 제대로 보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이 글은 24일 저녁 방송된 "[숨결이 혁명될 때] 이 문장 - 유신 문턱 넘어야 박정희 보인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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