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충성, 盧에 굽신 尹에 숨은 뜻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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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충성, 盧에 굽신 尹에 숨은 뜻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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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공식연설에서 전라도 광주야말로 민주화의 성지이고 자유민주주의의 산실이라고 언급했다. 이른바 오월 정신이 나라 번영의 출발이다라고까지 말했는데 많은 분들이 감동했을 수도 있을텐데 물론 반대 목소리도 없지 않다. 아니 큰데 이번엔 노무현의 봉하마을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여권 고위 인사들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추도식에 대거 참석했다는 것이고 그걸 요즘 "새로운 협치와 통합 행보"라고 요란하다. 윤 대통령 자신만 빼곤 다 참석했다.

그래서 오늘 물어봐야 한다. 호남 그리고 노무현이 뭐냐? 두 가지는 좌빨의 상징 자산이 분명한데 새 대통령은 통합과 협치의 이름으로 여기에 온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취임 불과 10일 전후에 이런 행보를 벌인다면 그 행간에 우리가 잘 모른 뭔가 숨어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즉 깊은 뜻이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과 호남지역에 충성하고, 盧에 굽신 대는 대통령의 모습은 충분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고 그래서 훗날 나중에 그걸 토대로 좌파에게 뭔가를 요구하거나 정말 대대적인 개혁의 칼을 휘두르기 전 제스추어라는 것이니 그 얼마나 용의주도한 승부사의 모습이냐는 아주 낙관적인 관측이다.

그런 큰 그림을 보지 못한 채 윤석열에게 징징대는 걸 잘못이라는 조언도 나는 종종 듣는데, 누구는 윤 대통령이 당구 500이란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 당구 500은 거의 당구의 신 급인데, 당구장에서 몇년 살고 거기에서 짜장면 시켜먹고 출근하듯 그거했다면 뭔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승부사 기질이 숨어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싸한 말 같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런 말이 오갈 순 있다. 하지만 오늘 밝히지만 나는 그 말을 신뢰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까지는 객관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거꾸로 윤석열 정부가 표를 몰아준 국민에 대한 배신을 추가로 할 수도 있으니 그럴 시간에 그에 대한 차분히 대비를 하는 게 외려 더 현명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이번 광주에서 연설을 유심히 봐도 행간에 뭔가 의미있고, 괜찮은 무엇이 들어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그렇게 볼 근거는 반복하지만 없다. 내 판단에 다만 윤 대통령은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하다. 즉 운동권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것 말고 또 있다. 사실 그날 대통령 취임식 얘기인데, 그날 식장에 무려 4만 명이 넘은 국민들 초대했다지만, 내가 존경하는 자유우파 중요한 인사들은 초청장을 구경 못해봤다는 분이 수두룩하다. 그런 분이 한 둘이 아니다. 당혹스럽다. 이게 무슨 뜻일까? 행정적 착오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반복된다면 그건 우리의 오해만은 아니다. 즉 그런 자유우파 분들과 윤 대통령은 알고 보면 서로 다른 사이, 다른 진영임을 드러내준 사건이 아닐까?

윤 대통령이 우리 편인 것은 맞고, 한미동맹을 포함한 여러 가지로 국가정상화를 하겠지만 특히 현대사 문제는 우리와 결이 조금 다르다는 얘기다. 사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해군기지가 있는 제주 강정마을에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등 순간적으로 울컥하는 감정을 드러냈던 것이 그 증거다.

노무현을 진정 좋아한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노무현은 말도 안되는 좌빨이고 뇌물 받았다가 그걸로 자살을 한 사람이지만, 윤 대통령에게 그는 인간적인고 서민적인 그 무엇으로 입력되어 있다. 사실 다른 증거도 있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녹취록에도 윤 대통령이 노무현을 다룬 영화 '변호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대목이 나온다. 자 그렇다면 이걸 종합하면 이렇다.

윤 대통령은 이성적으로는 범 자유우파 쪽이 맞지만, 현대사 공부를 덜할 탓인지 심정적으로는 좌빨에 가깝다. 그렇다면 방법은 뭔가? 그를 닦달해서 우리 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그가 자동으로 우리를 위해 일해줄 것이라는 생각, 그게 오판일 수 있다는 걸 지적하고 싶다.

※ 이 글은 24일 오전 방송된 "호남 충성, 盧에 굽신 尹에 숨은 뜻 있다?"이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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