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좌우 아닌 "엘리트 vs 비(非)엘리트"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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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좌우 아닌 "엘리트 vs 비(非)엘리트"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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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트 vs 엘리트 대결이냐 “엘리트 vs 비(非)엘리트” 대결이냐
- 한국과 달리 ‘우파 대 좌파’ 대결 양상은 있긴 하지만 큰 관심은 아냐
- 권력의 못자리, 엘리트 관료 양성학교 ENA, 2021년 12월 31일 폐교
- 엘리트(ENA, 국립행정학교) 마크롱 vs 비(非)엘리트 장 마리 르팽 재대결
- 엘리트 ENA출신에게 대드는 것은 금물 ?
- 에날크(Enarque : ENA 출신자)의 젊은이들, 졸업과 동시 고위 관료직 임명 폐해
- 국민들의 증오의 대상인 에날크
- 한국 SKY, 일본 도쿄대학 등 명문대 출신의 이른바 ‘출세의 길’ 프랑스와 비슷
엘리트 학교 ENA의 교육과정 중 특징적인 것은 “수업 등을 통해 교활함과 집요함”을 가르쳤다. 이 같은 내용의 교육은 결국 프랑스 혁명시대의 공포정치와 유사한 복잡하고, 권위적이며, 통제주의적인 고급관료 양성소“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엘리트 학교 ENA의 교육과정 중 특징적인 것은 “수업 등을 통해 교활함과 집요함”을 가르쳤다. 이 같은 내용의 교육은 결국 프랑스 혁명시대의 공포정치와 유사한 복잡하고, 권위적이며, 통제주의적인 고급관료 양성소“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는 39일 한국 대선보다 1개월 늦은 오는 410일에 치러진다. 만일 과반수득표 후보가 없을 경운 4241, 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이번 대선에서는 현재의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44)의 재선이냐 아니면 지난 번 대선 결선에서 패배를 한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장 마리 르팽(Jean-Marie Le Pen, 53) 당수 중도 우파정당인 공화당(LR)의 발레리 페크레스(54, Valérie Pécresse)가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는 우파 대 좌파의 대결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도 엘리트 대 엘리트 대결이냐 아니면 엘리트 대 비()엘리트 대결이냐가 관심사이다. 과연 비엘리트 출신이 당선되어 프랑스 정치 지형이 바뀔지 주목의 대상이다. 남성 마크롱과 2명의 여성 르팽과 페크레스 가운데 누가 프랑스호의 선장이 될 것인가?

한국의 주간조선은 지난 21“4월 프랑스 대선 키워드도 우파 단일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대선의 키워드가 마치 우파냐 좌파냐를 중심에 놓고 치르는 것처럼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있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선거와는 거리가 먼 기사 제목을 뽑아내는 게 한국 언론의 현실이다.

프랑스에서의 이번 대선 큰 관심거리 중 하나는 엘리트 교육을 받은 사람이냐 아니냐로 좁혀지고 있다. 지금까지 에마뉘엘 마크롱을 포함해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해 온 엘리트 관료 양성학교인 국립행정학교(ENA, 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가 지난해 1231일부로 폐교됐다.

과연 프랑스의 이번 대선의 초점 중의 하나는 ()엘리트냐 아니면 엘리트그 가운데 어느 정치를 프랑스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ENA 폐교의 배경에는 엘리트에 대한 국민들의 복잡한 시선이 깔려있다는 점이다.

* 엘리트(ENA) 마크롱 vs ()엘리트 장 마리 르팽 재대결

지난번 대선, 2017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는 마크롱과 르팽이 격돌, 마크롱이 반()극우표를 결집시켜 60% 이상의 득표율을 획득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크롱은 국립행정학교(ENA)출신로 이른바 에날크”(Enarque, ENA출신자라는 뜻)이다. 반면에 장 마리 르팽(여성)은 변호사 자격시험에 합격 파리 변호사회에 소속되어 수년 동안 일을 한 후 아버지인 장 마리가 창설을 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에 입당, 후계자가 됐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극우색깔을 좀 더 얕게 하기위해 국민연합(RN)”으로 개명까지 했다.

장 마리 르팽은 대학입학자격시헙(BAC)에 한번 낙방 후 추가시험으로 합격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 아니다. 결선 투표 직전에 행해지는 상위 1, 2위자 TV토론에서는각종 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 마스터하고 있는 마크롱에 대해 르팽은 숫자 등이 모호하며 허둥대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프랑스 언론은 이데올로기적 추태라고 평가가 나오는 등 매우 불리한 분위기가 형성, 끝내 참패했다.

* 엘리트 ENA출신에게 대드는 것은 금물 ?

장 마리 르팽을 추격한 인물은 같은 극우 성향의 에릭 제므르(Eric Zemmour, 63)이다. 엘리트학교의하나인 파리정치학원 출신이지만 에날크(Enarque)'는 아니다.

우파 계열의 조간신문인 피가로(Figaro)'에서 기자로 활동을 한 후, 민간방송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 등으로, 이슬람 과격파를 포함한 반()이슬람교, ()아랍계 입장을 취하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프랑스 언론 대부분을 제므르를 논쟁자 혹은 논객(polemist)”라고 소개하고 있다.

에릭 제므르는 ENA의 시험을 치르기는 했지만 불합격했다. 때문에 마크롱을 비롯한 에날크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이 대통령 출마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장 마리 르팽을 지지했던 일부 사람들이 에릭 제므르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예측 득표율이 한 자리 수에 머물러 있어 결선투표에 진출할 수 있을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엘리트 중의 엘리스 발레리 페크레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차 투표 예측 득표율이 20% 남짓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1등을 차지(25일 현재 그는 공식 출마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임)했고, 2위의 예측득표율은 15, 16%의 장 마리 르팽과 발레리 페크레스이다. 르팽의 예측득표율이 제므르로 빠져나가는 사태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페크레스는 안정적인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페크레스는 ENA 출신이다. 그녀는 졸업 후, 취업할 곳을 성적 상위자가 먼저 선택을 하도록 했던 시대에 있었다. 이 제도는 엘리트 위에 엘리트를 만드는 즉 옥상옥(屋上屋) 비판이 일자 폐지됐다. 성적 상위자가 선호하고 선택한 것은 참사원(Conseiller, 参事院, 법제국과 최고행정법원이 합병된 조직)에 들어간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덧붙여서 마크롱은 ENA5등으로 졸업, 역시 상위 성적자의 지정석, 재무 시찰관(Finance Inspecteur)이 될 수 있었다.

페크레스는 시라크 정권 시대(2, 1995~2007)에 정계에 들어가, 2002년의 국민 의회(하원) 선거로 당시의 중도 우파 정당, 국민운동연합(UDM, LR의 전신)으로부터 출마해 처음 당선. 2015년부터 일 드 프랑스 지방(파리를 포함한 주변 7)의 지방의회 회장을 맡았다.

* ‘에날크끼리의 결선 투표라면 이번이 최초

만일 오는 424일 결선 투표로 ENA 출신(에날크)끼리의 마크롱과 페크레스가 싸우게 되면, 백병전이 될 것은 필연적이다.

5공화제(1958년 제정) 아래에 에날크 대통령이 된 것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텡(Giscard d'Estaing),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프랑수아 올랑드(Francois Hollande),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4명이지만, 대통령 선거의 결선 투표로 ENA 출신자끼리 대결하면, 사상 최초가 된다. 참고로 프랑스 총리는 현재의 장 카스텍스(Jean Castex) 총리를 포함해 9명이 ENA 출신이다.

그런데 이렇게 엘리트 중의 엘리트 코스, 권력의 못자리(Seed bed of Power)”라 불리는 에나(ENA)20211231일 폐교시켰다. 이 학교 출신 마크롱 대통령이 폐교 조치했다. 대신에 202211일부터 고급 관료 양성소, 국립공공서비스연구소(INSP, Institut national du service public)가 출범했다.

지난 128일에는 카스텍스 총리가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의 ENA 본교를 방문하여 ‘ENA’의 간판을 떼어내고 'INSP'간판으로 갈아 끼웠다.

미크롱 대통령은 왜 ENA를 없앴을까? 201811월부터 3년간 때로 격렬한 폭력을 섞은 시위를 전개해 마크롱 정권을 괴롭히던 시민운동 '노란조끼운동(Yellow Vest Movement)'격차 시정요구에 부응한 형태다. 격차의 원흉이라고도 말해야 할 ENA를 폐지해, “보다 개방되고, 보다 다양하고, 보다 활발한 공무원 양성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기관의 창설을 공약했다.

ENA 출신자라면 무조건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리직을 맡고 있던 시스템을 시정하고, ()관리직으로 수년간 근무를 의무화했다. , 25세의 세상모르는 젊은이가, 관리직으로서 위대하게 지휘봉으로 지휘하는 악폐를 없애려는 것이다.

ENA를 폐교 조치하자 당연히 에날크로부터는 맹렬한 반발이 일었다. ENA 창설은 제2차 대전 후 국가적 사업이었다. 프랑스는 전승국이 되었지만, 나치의 점령을 허락한 것은 엘리트가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엘리트가 안 좋은 국가는 안 된다며 드골 장군이 전쟁 직후의 제 4공화제 총리 시대에 창설을 결단했다. 1945109일에 법령으로 발포된 ENA 창설의 취지서에는 국가에 봉사하는 관료의 질과 도덕의 향상이 최우선 사항이라고 했다.

법령에는 국민적 정체성 재건, 관료의 사회적 계급으로부터의 독립, 국익 최우선을 위해 각 관청 간의 단절 해소, 정치로부터의 독립 등이 규정되어 있다.

ENA에는 매년 80명의 입학을 목표로 BAC 취득자나 그 이상의 학력 자격 취득자(공무원 경험자는 별도 입학의 길도 있다)가 응모하도록 했다. 배율은 3~4배가 된다. 공부 기간은 약 2년 반으로, 공무원으로서의 실무를 현장 연수를 포함해 실질적으로 제대로 배운다. 졸업생 총수는 프랑스인이 7085, 외국인이 137개국의 3852명이다(2020ENA 공식 사이트).

* 국민들의 증오의 대상인 에날크  

에날크에 대한 비판의 역사는 길다.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로 ENA의 본교사가 이전된 것은 미테랑 사회당 정권 시대인 1991년이다. ‘파리 부유가정의 자녀들뿐이라는 이유로 지방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수아 미테랑(Francois Mitterrand)ENA 창립 전 세대로 파리 대학 법학부와 파리 정치학원 졸업했다. 미테랑은 에날크가 많은 각료나 측근에 운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한 때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의 승승장구하던 당시를 상기시키는 장면이다.

또 한국의 이른바 스카이(SKY)대학 출신이나 일본의 도쿄대학(동경대학) 등 명문 대학 출신들이 고위 관료 직을 지배해왔던 것과 유사하다.

19992월에는 농민 시위대 약 400명이 관계 부처 외에 당시 파리 7구 관청가에 일부가 남아 있던 ENA 건물을 점거, 가구 등을 파괴 한 사건이 있었다. ENA'국민의 증오의 대상')이었다.

특히 이 곳에서의 교육과정 중 특징적인 것은 수업 등을 통해 교활함과 집요함을 가르쳤다. 이 같은 내용의 교육은 결국 프랑스 혁명시대의 공포정치와 유사한 복잡하고, 권위적이며, 통제주의적인 고급관료 양성소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고위 관료를 그만두게 되면 민간기업의 고위 중역으로 가거나, 정치인이 되는 등 전직자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고위 공무원이 퇴임하면관련 산하기관이나 그 산하기관과 관련된 민간기업의 고위직으로 자리옮겨 앉는 등 이른바 회전문 인사와 같은 형태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약속대로 에날크가 배출되지 못하도록 학교를 폐교조치하고 INSP라는 공공서비스학교를 새로 세웠지만, 이름만 바꿨을 뿐 변한 게 없다는 비판도 있다. ENAINSP로 명찰만 바뀌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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