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세계, 갈라파고스화의 갈림길
코로나 이후 세계, 갈라파고스화의 갈림길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0.04.29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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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화의 유지냐, 각자도생의 갈라파고스화냐, 선택이 미래를 결정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시점에서는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하고 또 공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갈라파고스화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세계화가 이뤄질 것인가.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의 협의와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시점에서는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하고 또 공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갈라파고스화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세계화가 이뤄질 것인가.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의 협의와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갈라파고스(Galapagos)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있는 에콰도르령 제도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갈라파고스 이외의 수많은 지역의 자연환경이 파괴되어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으나, 갈라파고스는 아직 청정지역으로 오염이 차단되어 있는 섬이다.

16세기 스페인 주교가 발견한 이 남미의 고도(孤島) 갈라파고스에서는 지금까지도 독특한 생태계가 펼쳐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병해 전 세계로 퍼져 대유행(Pandemic, 팬데믹)상황이 20204월 말 현재 한창 진행 중에 있지만, 언젠가는 진정되고, 그 이후의 세계는 코로나 이전에 세계와는 상당히 다르게 다가 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은행이 전대미문의 정책을 내놓았다. 극우성향의 아베 신조 정권의 일본은행이다. 일본은행은 상한선 없이 국채를 매입해 자금을 흘려보내 코로나에 시달리는 경제를 구해보겠다는 것이다. 그 나라 정책이야 그 나라 마음이겠지만, 일본 언론은 이번 일본은행의 상한 없는 국채매입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일본은행이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단행할 경우, 과거 같으면, 미국, 유럽 등의 중앙은행들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것이 상식인데, 아무리 봐도 그들과 협의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일본 도쿄신문 428일자 사설의 우려이다.

다시 말해 일본은행의 이번 조치는 경제의 국제 공조를 무너뜨리는 일일 수 있으며, 세계는 갈라파고스의 색채를 보다 더 강하게 띠어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세계화의 가속도 시대였다. 국제적인 연대와 결속을 통해, 경제는 세계 분업화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코로나는 이 분업화의 한계점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였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global supply chain)이 부분적으로 끊어지기 시작했음을 똑똑히 보았다. 부분적인 끊김은 사실은 한 기업의 100%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 물론 일정기간이지만, 그 부품의 기술이 고도화된 것이면, 대체하는데 많은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비엔나 필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한 국가 혹은 하나의 민족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오케스트라는 세계화의 가장 보기 좋은 그리고 성공적인 모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인종 차별, 국가차별 등이 늘 꿈틀거리고 있다. 이러한 차별들이 심화되면 될수록 각 단원들의 마음은 갈라파고스화 되고, 화음이 깨지면서 그 오케스트라는 단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오케스트라에서 국가 간의 세계화와 국제적인 공조가 어때야 하는지를 찾아볼 수 있다. 세계화 혹은 국제화의 역사는 이미 낡았다. 물론 각 분야마다 대소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1980년 전후를 경계로 글로벌(세계화) 파도가 경제 분야를 침투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영국의 마가릿 대처 총리가 전통의 껍질을 가차 없이 깨뜨렸다. 그리고 과감하게 외국의 자본은 받아들였다. 영국의 그 이전의 자존심은 가차 없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대처 총리의 과감한 조치에 호응하듯 세계의 대기업들이 국외진출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세계화의 길은 고속도로가 됐다.

당시 한국의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기업의 총수가 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화가 한국에도 화제가 되면서 여타 대기업들도 해외진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었다.

이후 가속이 붙은 세계를 뒤흔든 것이 바로 금융자본이었다. 거액의 돈이 소용돌이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위기처럼 국가까지 재정파탄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1997년 한국은 동남아의 외환위기로 IMF의 통치를 받으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 2008년 리먼 쇼크 위기가 전 세계에 몰아쳤으며, 그 이후 정보기술(IT) 대기업 시대로 전환됐다. 과거의 위기는 이 같이 눈에 보이는 위기였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는 여러 분야 가운데 한 분야이지만,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전 방위로 영향을 미치면서 특히 밑바닥 경제부터 흔들리게 하는 코로나는 사람은 물론 물자의 이동까지 봉쇄했지만, 코로나의 침투력은 국경이 없다는 점이 과거의 위기와 다르다.

따라서 사람과 물자의 이동 봉쇄 조치의 효과는 바이러스의 감염 방지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의 위험성을 드러내 보인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봉쇄 조치에 따른 이동제한 혹은 금지가 일정 기간 유지되면서, 당분간 선진국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해외 진출에 매우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국외 거점을 자국으로 되돌릴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되는 상품은 보편성보다는 독특한 개성을 지닌 갈라파고스풍의 상품으로 변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라는 국제협력의 틀도 앞으로 그 결속력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외국과의 경제 관계를 최소한으로 한 이른바 보금자리형 경제(Nesting rype economy)’가 일정기간 주류를 이루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 세계로 확장을 노리는 중국의 변수는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라는 이름의 해외 진출의 야욕은 전혀 쇠퇴하지 않고 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Aleksandar Vucic) 세르비아 대통령은 유럽의 연대(solidarity)는 동화였다. 중국만 도와준다고 장담한다. 중국 의존을 강하게 하는 나라는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또 중국에 불가피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나라도 있다.

반면에 중국에 대한 적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식민지통치방식의 원조 혹은 수탈 원조(exploitation aid)라든가 중국의 일방적인 지원이 결국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것으로 전락해버리는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15세기 전반 페스트(괴질, 전염병)가 수습이 된 후, (비엔나)에서 유대인 차별이 벌어졌다. ‘불안인종차별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 15세기 페스트 이후의 불안으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거대 공룡 다국적 IT기업의 움직임도 유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사용, 사람과의 접촉이 불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인공지능은 편리성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들이 방대한 개인 정보를 집적하고 있는 이상 이에 대한 제어가 제도적으로나 장치 기술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앞으로 미국의 자본력은 약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었던 시대를 마감하고, 미국을 대신할 존재로서의 야심을 강화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스타일의 사고방식을 가진 지도자가 계속 미국을 통치한다면, 미국은 보다 더 강렬한 색채의 갈라파고스가 되며, 이 같은 색채에 맞서면서 강렬하지 않은 색채의 세계를 중국이 전력을 다해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고, 길드(Guild)처럼 배타적인 중세유럽의 동업자조합형 경제가 다시 생겨날지도 모른다. 이미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가 현실화된 마당에 유럽의 결속력은 강화 쪽보다는 약화 쪽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일부는 북한처럼 자력갱생, 혹은 자립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규모의 경제일수록 혼자 다 할 수 없으므로 국제 공조와 연대를 통해서 성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로 엇갈릴 것이 분명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시점에서는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절실하고 또 공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갈라파고스화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세계화가 이뤄질 것인가.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의 협의와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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