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전현직 총리 4명의 동시 ‘조문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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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전현직 총리 4명의 동시 ‘조문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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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현직 총리 4명 동시에 조문 외교로 호-일 준동맹 재확인
- 반면교사, 윤석열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파문과 대조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총리의 아베 신존 전 일본 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 / 사진 : 알바니스 공식 트위터 캡처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총리의 아베 신존 전 일본 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 / 사진 : 알바니스 공식 트위터 캡처

호주와 일본의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special strategic partnership)’가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서 이른바 조문외교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펼쳐졌다.

호주는 지난 927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state funeral) 조문 외교(condolence diplomacy)’를 펼쳤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국장 참석을 위해 방문한 존 하워드, 토니 애벗, 말콤 턴불 등 호주 전 총리 3명과도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호주는 이번 일본과의 조문외교를 전현직 총리 4명이 참석하는 열성을 보였다.

외교전문 매체인 더 디플로매트5알바니스 호주 총리는 도쿄에서 호주와 일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전직 총리 3명과 함께 도쿄에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토니 애벗 전 총리는 아베를 두고 호주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고, 턴불 전 총리는 우리는 아베신조를 친구로서 애도하지만, 세계는 그의 지혜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아바니스 현 총리는 아베에게 진정한 호주의 친구이자 지도자라며 경의를 표했다.

이 같은 초당파 호주의 조문 대표단은 최장수 일본 총리인 아베 총리가 만든 긴밀한 양국관계를 상징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아베 정권 시절 호주-일본 관계는 변화하는 글로벌, 지역 안보환경 속에서 이른바 준동맹(quasi-alliance)”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수준으로 발전했다.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는 102일 일본의 닛케이(일본경제신문)아시아에 보낸 편지에서 내 임기 마지막 2년 동안 동료 총리로서 그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특권을 얻었다고 적었다. 하워드 총리는 아베 총리를 정치정신과 용기를 보여준 사람이라면서 호주에서의 일본의 위대한 지도자뿐만 아니라 두 나라 사이의 우정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한 사람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3월 당시 아베 총리와 하워드 총리는 양국간 안보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호주-일본 안보 협력 공동 선언(JDSC, Joint Declaration on Security Cooperation)을 발표했다. JDSC는 분쟁 후 캄보디아, 티모르-레스테(Timor-Leste), 이라크 평화작전에서의 양국 안보협력의 산물이었으며, 부상하는 중국 시대에 양국 전략 네트워크의 토대가 됐다.

호주와 일본은 모두 글로벌 권력교체 과정에서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특히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부터 이익을 얻었다. 일본은 1967년부터 2009년까지 호주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였으며, 2010년 중국이 일본을 앞질렀다. 중국은 또 일본의 최고 무역 상대국 중 하나였고, 따라서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경쟁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경제적 유대를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요인은 일본과 캔버라 모두에게 주요 문제 중 하나였고, 아베 총리와 역대 호주 총리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협력했다.

2016년 미국의 버락 오바마에서 도널드 트럼프로 지도부가 바뀐 것은 도쿄와 캔버라의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 사진 : 알바니스 총리 공식 트위터 캡처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 사진 : 알바니스 총리 공식 트위터 캡처

오바마가 아시아로의 균형 재조정(rebalance to Asia)” 전략을 채택한 반면, 트럼프는 원래 미국이 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미군 철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fire-and-fury)” 발언과 함께,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 동안 함정에 대한 두려움과 포기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두 가지 동맹 딜레마에 직면했다. 트럼프의 정책에 의해 야기된 공유된 경보는 일본과 호주 사이의 더 긴밀한 협력을 장려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 군사동맹을 되살리는 한편 호주와의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과 긴밀한 관계이므로 호주를 활용할 가치가 컸다)

호주와 일본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바이든의 외교 스타일은 전임자에 비해 도쿄와 캔버라 모두에게 더 편안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문제에서 중국 정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도쿄와 캔버라 모두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으로서 일본과 호주 모두 바이든이 제시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지지해 왔다.

지난 2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호주-일본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일본-호주-인도-미국의 4자 방위 관계(QUAD, 쿼드)를 강화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드러났다. 지난 7월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 에너지 회의에서 호주와 미국은 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 부족에 직면한 일본에 액화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전략적으로, 아베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했다.

아베 총리는 호주, 인도, 일본, 미국을 포함한 "4자 안보 대화" (Quad)의 발기인이었다. 쿼드는 원래 아베 총리가 총리 1기 때인 2007년 제안하고 발의한 것으로, 2기 때 부활해 공식화했다. 도쿄와 캔버라는 지난 수년간 쿼드 프레임워크를 통해 안보 관계를 강화해왔다.

장례식에 앞서 알바니스 총리는 기시다 총리에게 아베는 매우 존경받고 있다. 그리고 국제적인 국가로서, 그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쿼드 리더의 대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68월 아프리카 케냐에서 열린 제6차 도쿄-아프리카 개발회의(the Sixth 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frican Development) 연설에서 비롯된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Free and Open Indo-Pacific) 비전의 창시자이자 지지자였다.

당연히 쿼드 상대국들은 아베의 FOIP 비전을 지지해왔고, 미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인도-태평양 전략을 채택했다. 호주도 마찬가지로 인도-태평양 지역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영역으로 간주해 왔다. 일본과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호주와 일본의 경제 및 무역 파트너십은 항상 양국 우호의 핵심 요소였다. 기시 노부스케( Kishi Nobusuke) 총리와 로버트 멘지스(Robert Menzies) 총리 시절인 1957년 일-호통상협정(Japan-Australia Commerce Agreement) 체결 이후 양국 관계의 초석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아베와 애벗은 20147, 20151월 발효된 경제 파트너십 협정에 서명했다.

그 직후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후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을 추진했다. 아베와 턴불은 지역 경제 중진국으로서 20181월 그 해 12월에 발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체결하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했다.

, 호주-일본 양국 정부는 20221월에 발효된 202011월에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을 체결했다. 양국 정부는 경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 및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추가 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호주를 '재생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알바니스 총리는 신흥 호주-일본 수소공급망(hydrogen supply chain) 등 일본과의 탄소중립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본과 캔버라는 핵무기 폐기를 위한 다자간 틀인 핵확산 군축 이니셔티브로 발전한 국제 핵확산군축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Nuclear Nonproliferation and Disarmament)를 위한 양자적 이니셔티브를 취했다. 기시다와 알바니스 모두 핵무기가 없는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외교적 기여를 할 동기를 부여받고 있다.

20235월 열리는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핵군축과 비확산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호주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아베 시대에 수립되었으며, 호주의 현직 및 전직 총리의 '조문 외교'에서 입증되었듯이, 앞으로도 그 의미가 상당할 것이다.

한편,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왜곡 문제, 강제노동자와 성노예(위안부) 문제 등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국민들 사이의 엄청난 분노 게이지가 존재하고 있어 호주-일본과 같은 우호적인 양국관계의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늘 좋았다 나빠졌다 하는 관계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이러한 뿌리 깊은 반일감정이 국민들 사이에 존재하는 한 한국 정부 역시 이를 무시하고 호주-일본처럼 준동맹관계로 갈 수 없는 처지이다.

동시 이번 조문하러 간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런던 방문은 조문 없는 조문이라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호주는 전직 총리 3명을 모두 함께 도쿄에 몰려가 보다 전현직 4명이 돈독한 관계 유지에 힘썼다.

윤석열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조문한다면서 빈소를 직접 찾지 않아국내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지에 갔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빈소를 찾았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조문 외교가 어떤 모양새를 갖춰야 하는 것인지는 호주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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