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딜레마, 동교동계의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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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딜레마, 동교동계의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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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세력으로 밀려난 배경이 원인일 수도 있어

▲ ⓒ뉴스타운

정동영 전 의원의 탈당을 강력하게 비판했던 새민련 권노갑 고문이 4.29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관악을' 선대본부 고문직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동교동계 60여명은 문재인 대표의 선거지원 요청을 거의 만장일치로 거부했다고 알려졌다.

권노갑 고문의 관악을 선대위 고문 거부는 동교동계의 결의에 따른 일환이라고 밝혔다. 권노갑 고문과 동교동계가 문재인의 선거 지원요청을 거부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충분하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성이 있으므로 4년 전으로 되돌아 가봐야 한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일 년 정도 앞둔 2011년 12월 16일,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일 년 뒤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탈환을 위해 범야권의 통합을 노리는 회심의 정치적 한 수를 띄운다. 이른바 빅 텐트를 치기 위해 민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단계적으로 전체 야권 통합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 그것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동영 민주당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500만 표 차 이상으로 패배한데 충격을 받은데 따른 응급 요법차원의 정치적 선택이었다.

그 당시 새로운 통합야당에 참여하는 주요정치세력으로는 기존의 민주당과 시민운동세력, 그리고 노동운동세력으로 1차 세력 확대를 꾀한 후에 다음 단계에 접어들어서는 문재인, 이해찬, 문성근 등이 주축이 된 시민통합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의 통합을 통해 통합민주당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듬해였던 2012년 1월 15일 당내 경선을 통해 한명숙을 당 대표로 선출하면서 전통적으로 DJ의 맥을 이어왔던 민주계는 서서히 소멸단계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임시 가설정당론이나 소위 모바일 투표 도입론 등 별별 희한한 것이 많았다. 박지원을 비롯한 잔존 민주계 세력은 모바일 투표를 극구 반대했지만 당내 세력이 없는 시민사회세력의 강력한 요청과 백만 송이 국민의 명령이라는 이름으로 문성근 등이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추력에 의해 끝내 모바일 투표는 채택되었고 이때부터 당내 세력이 강했던 구 민주당세력은 서서히 빛을 잃고 만다.

특히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소위 재야원탁회의라는 외부세력의 입김으로 이정희의 통진당과 야권연대를 실시하면서 과거 DJ 계열의 적통들은 공천과정을 통해 소리 소문 없이 제거되기 시작했고 그 빈자리에는 문재인으로 상징되는 소위 운동권 출신의 시민운동파와 친노강경파들이 그 자리를 매우기 시작했다.

막상 19대 총선이 끝나자 통합민주당의 지배구조는 과거 DJ 계열의 민주당과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동교동계는 초라하게 위축되어 있었고 친노 강경세력이 통합민주당을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DJ의 적통을 자랑하던 동교동계 세력은 변방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DJ 정권 아래서 비교적 합리적이고 온건노선을 추구했던 정치인들은 공천탈락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축출당했고 당권을 장악한 친노세력에 잠재적인 경쟁자이거나 상대하기 거북한 위치에 오른 중진급 정치인들은 지역 연고성이 전혀 없는 새누리당 강세지역으로 전략 공천을 함으로서 변방으로 내쫓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런 현상에 직면한 동교동계는 깊은 시름에 잠길 수밖에 없었고 가슴에 쌓이는 건 앙금뿐이었을 것이다.

이번 4.29 재보선에 출마한 정동영, 천정배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 당사자들이었다. 광주의 바닥 정서가 친노에게 매우 비판적인 이유도 이런 사정과 결코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 당시 당권을 장악한 친노강경세력은 DJ계를 위축시킨데 이어 잠재적 경쟁자들을 정치권 밖으로 내쫓는 데는 성공하여 결국 18대 총선에서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만들었지만 정권 획득에는 또 실패하고 말았고 종북세력을 국회로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대선에 또 다시 실패한 통합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실패를 희석시키고 새로운 국면 전환을 위해 신당을 추진 중이던 순진한 안철수와 합당하여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또 다른 야당을 만들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새정치 연합이 만들어지자 당의 최대 주주인 친노세력은 당권장악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가 7.30 재보선 패배를 빌미삼아 안철수와 김한길을 당 공동대표 자리에서 몰아내고 임시 당 체제라는 세탁과정을 거쳐 그들의 좌장격인 문재인을 끝내 당 대표로 선출하는데 까지는 일단 성공시켰다. 하지만 4.29 재보선에서 이제 문재인을 당 대표로 선택한 친노 지배세력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 틀렸는지 다시 한 번 검증을 받을 기회와 부닥친 것이다. 이러니 문재인이 다급해 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정동영은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문재인의 반성을 촉구했다. 문재인의 반성을 촉구한데는 구원(舊怨)과 구연(舊緣)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과거 민주당 시절 '관악 을' 위원장은 동교동계 김희철 전 의원이었다. 김희철은 19대 총선에서 통진당과의 야권연대로 인해 이상규에게 지역을 빼앗겼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김희철은 친노 정태호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상황을 지켜본 동교동계가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다. 만약 관악 을에 동교동계였던 김희철을 공천하였다면 사정은 또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동교동계가 문재인의 지원요청을 거부한데는 염치없는 작자의 건방진 처사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또한 동교동계의 입장으로선 내칠 때는 언제인데 툭하면 도와달라는 요청이 결코 달가울 리도 없었을 것이다. 새민련의 당권장악은 모두가 알듯 친노가 실질적인 지배세력이다. 따라서 문재인은 동교동계에 도와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친노 실세들인 이해찬, 정세균, 문희상, 한명숙, 정청래 등등에게 선거지원을 해 달라고 해야 합당한 주장이었던 것이다. 실제 그렇게 강변하는 동교동계 정치인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은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문재인은 이해찬, 한명숙, 정청래 등등이 현장에 나타나서는 결코 안 될 인물들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방송 화면에 비친 관악을 현장에는 친노 실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줏대와 뼈대가 없는 듯 실실 웃고 다니는 안철수의 모습만 보이고 있는 것이 새민련이 처한 현실이다. 이것이 동교동계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문재인의 딜레마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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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 2015-04-04 13:37:00
변희재 님, 꿈은 좋으나 현실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이나 꽉 막혀 있으니, 이를 어쩌랴! 새누리 오신환 34.4%, 새정치 정태호 15.9%, 정동영 13.3%....등 등에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변희재 0.7% ! 오신환은 이미 태산 꼭대기를 넘었는데, 변희재만 태산의 입구초입에서 신발끈 조차 매지 못한 채 한 발짝도 못 내딛고 있으니, 어이 통탄치 않으리! 경기에서 맨 앞선 자는 이미 골인지점 1미터를 앞두고 잇는 데, 이건 뭐 출발도 못한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대체 이런 턱도 없는 선수를 추대한 애국진영 소수단체들은 누구인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왜냐? 이야말로,변희재 한 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 보수세력의 대망신이요, '애국'이란 고귀한 이름을 더럽힌 오물이 아닌가! 애국 보수세력의 적나라한 허약함과 가벼움의 실재를 만방에 노출 공개한 대(大)비극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대(大)결단을 내려라! 그것만이 변희재, 그대도 살고 보수 애국진영도 사는 마지막 길임을!

안단테 2015-04-04 12:18:07
새누리당은 다른가?
막상 대통령은 박근혜께서 차지하였지만 개헌에서부터 조선이 터트린 롯데호텔 일곱시간 등 야권과 별로 다를 것 없이 박근혜 처단에 매진하는 것이 보수진영이다
박근혜로 지칭 되는 중도보수는 이 정권이 가기전에 분당이든 새로운 인물의 옹립이든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결국 동교동계보다 더 처참하게 정치권에서 사라질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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