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신이 합당의 명분으로 삼았던 기초공천 무공천을 당원과 여론에 맡긴다는 성명을 발표, 자신의 약속을 또 한 번 번복한 안철수의 행위는 전혀 놀랄 일이 못된다.
안철수는 정치판에 등장한 이래 자신이 한 말을 한 번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도 번복될 것이다 하는 쪽과 그래도 이번만큼은 약속을 지킬 것이다,"는 쪽 간에 내기가 성행할 정도로 안철수의 신용도는 이미 형편없었다. 그 통에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다."는 쪽에 내기를 건 사람들이 승리한 결과가 됐지만 전말을 생각하면 구역질나는 위선의 연속이었다.
결국 안철수의 네 번 째 철수로 기초의원 몇은 건지겠지만 새민련(새정치민주연합)의 성가는 아예 땅에 떨어졌고 따라서 안철수의 남은 정치생명도 그리 길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일반의 중론이 됐다.
민주당과 안철수가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무리한 명분을 걸고 합당한 일이나, 그 명분을 지키려고 몸부림을 치다가 결국 기초공천을 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된 근본 원인은 이미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지지율 때문이고, 야당이 기초공천 문제로 허덕이게 된 것도 전적으로 야당 책임이다. 작년 한 해 야당이 정상적으로 국정에 임했더라면 기초공천폐지는 벌써 처리되었을 일이고 대통령도 공약을 훌륭하게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야당은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전 근대적인 구호를 내걸고 장외로 나갔다. 순전히 전직의 역적질을 덮고 종북 세력을 비호하기 위해서 였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절대로 바라지 않아서 였다. 단 한 개의 민생법안을 처리시키지 못하게 방해만 하고는 1년 동안 한 일이 없다고 폄훼하고 공약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불통 대통령으로 몰았다.
그러나 국민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앞서서 여성대통령을 선출한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완전히 이룩된 것으로 보고 있고 공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대통령은 이미 민주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민심도 모르고 민주당이 장외로 나가 정부 발목을 잡는 한편 전직의 역적질과 종북 세력을 비호하는 일에만 주력을 해왔으니 국민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고 지지율도 곤두박질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민심과 동 떨어진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며 박 대통령 사과, 남재준 해임 등 엉뚱한 요구로 1년을 허송세월했고 안철수 또한 민주당과 합창을 해가며 보조를 맞추다, 결국 기초 무공천을 명분으로 합당을 했지만 지지율이 올라가기는커녕 더욱 떨어지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를 지지하는 민심 앞에서 재롱을 떨다가 코가 깨진 격이었다.
요지부동의 지지율에 당황한 새민련의 안철수는 기초공천 무공천 공약을 내걸고 엉뚱하게 대통령을 공격하고 청와대를 기습 방문하는 퍼포먼스까지 연출했다. 그러나 민심은 여전히 요지부동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 결국 무공천으로는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내부반발까지 일자 별 수 없이 당원과 여론에 기초공천 가부를 묻는 형식을 빌려 공천을 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이 역시 패전책임을 벗어나려는 잔꾀임이 간파 되었을 뿐, 희망은 절벽이다. 세간의 지적처럼 결국 당원과 국민에게 여론을 물어 볼 일이면 왜 진즉에 하지 않았나? 간단한 해결책을 놔두고 대통령을 공격한 것은 순전히 대통령을 폄훼할 불순한 목적이 아니었느냐? 라는 질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고, 그 때문에 합당의 명분마저 상실, 선거 패배는 물론 안철수가 또 다시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 돌아 올 기회마저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진짜 꼴불견은 안철수의 분탕질에 동조한 이재오 였다. 이재오는 그런 민주당과 안철수의 작태를 잘 알면서도 야당의 주장에 매번 동조해 왔다.
이재오는 어제 안철수가 청와대를 기습 방문했다가 실패한 것을 핑계 삼아 기초공천을 하는 쪽으로 선회하려는 잔꾀를 눈치 채고 "선거는 공평하게 치러져야 한다. 여당은 공천하고 야당은 무공천으로 치르는 선거는 공정하지 못하다. 피차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의 회군은 불가피하다.", "대통령께서는 2012년 대선 직전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고 야당도 기초공천을 해야한다"고 재빨리 나서서 야당 역성을 들어주고 야당이 기초공천 문제로 허덕이게 된 책임이 마치 대통령에게 있는 것 같이 호도했다.
이재오는 새누리당의 중진이지만 국가 중대 사안이 있을 때는 대부분 종북 좌파의 편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집권 때는 끽 소리도 안 하고 있다가, 박근혜 집권이 가시화 되자 돌연 분권형 내각제 개헌안을 들고 나와 분탕질을 쳤고, 민주당의 종북 세력이 박 대통령을 향해 귀태, 비행기 사고를 들먹이며 저주할 때는 조용히 있다가, 최경환의 "너나 잘 해" 발언 때는 냉큼 내달아서 도리어 자당의 원내대표를 씹었다.
이재오가 대선에 즈음해서 내각제를 들고 나온 이유 또한 종북척결 정책을 지향하는 박근혜의 집권이 두려워서이고 보안법을 저지한 박근혜가 원수 같아서 였지만, 그 뒤로도 늘 종북 세력과 궤를 같이 해 왔다. 박근혜 정부를 향해 1년 동안 한 게 뭐있냐고 공격한 것도 똑 같고, 간첩 유가강 사건이 터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달아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다.
집권 여당의 중진으로 앉아 매사에 정부를 공격하고 종북 세력의 대변인 행세로 일관하는가 하면, 이번 기초공천 문제에 있어서도 자당의 승리보다 새민련의 처지를 더 옹호하고 박 대통령의 성공보다 안철수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이재오는 분명 종북 좌파의 대변자일 뿐,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국민과 박근혜 정부에게는 심복우환이자 암 덩어리다. 당장은 빌어먹을 임기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차기 총선 때는 공천 반대 시위라도 벌려서 필히 퇴출시켜야 할 인간 말종이다.
글 : 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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