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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 | ||
나는 노무현과 좌익타도를 외치던 보수논객이다. 그런데, 그렇게도 타도를 외치던 노무현이 사라졌는데, 왜 이리도 슬프고 허전한 것일까?
내가 그토록 노무현을 비판했던 것은 인간 노무현이 미워서가 아니었다. 그가 행하는 좌파적 정책노선들이 결과적으로 약자를 더 어렵게 하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 때문이었지, 약자를 위해, 나라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노무현의 열정과 그 진정성을 의심해서가 아니었다. 어쨌든 그는 비판자에게도 마음 한편으로 존경심이 우러나게 하는 지도자적 면모를 갖춘 인물이었다.
누군가 '그래도 자살은 무책임한 것' 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선택까지 해야 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숙고를 해 보았는지는 의문이다. 자신으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정치보복들이 언제 어디에서 그칠런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감옥에 갔고, 그런 일이 언제까지 계속 될런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가 선택한 극단적 선택을 비판만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노 대통령이 말했다. 죄없는 사람들이 모진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맞고 있다고... 그런데도 그들을 지켜줄 방법이 없다고...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끊임 없이 가해지는 위해를 막을 유일한 길은 자기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힘없는 자신이 부당한 보복에 항거할 길은 그 길 하나 밖에는 없다고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목숨마저 버린 것이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자기 살 궁리부터 했을 것이고, 한술 더떠서 자기를 대신해서 희생해 줄 대타를 찾았을 것인데, 이마저도 인간 노무현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공중파와 조선, 동아 등 신문사들이 매일같이 노무현의 비리를 노래 부를 때 필자는 무슨 큰 비리라도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고작 비리 혐의라는 게 패밀리 관계에 있던 오랜 후원자에게 받았다는 640만달러와 고급시계 두개....그게 거의 전부였다.
그 모든 것을 노무현이 받아 먹었다고 치더라도, 그것을 권력형 비리라고까지 할 수 있을까?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의 주변을 얼마나 털어 댔겠는가? 그런 먼지 털기식 수색에도 쥐꼬리만한 혐의가 전부이니, 혐의가 모두 사실이더라도,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 막강한 권력형 비리의 유혹을 이겨냈었다는 반증이다. 노무현은 그만큼 깨끗했었다는 반증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마음만 먹으면 몰래 수천억도 챙길 수 있는 자리다. 예컨대, 차세대 주력전투기 선정 사업에서, 최신예 전투기를 놔두고 구닥다리 퇴물 전투기를 비싼 돈 들여서 사들이기 위해, 이를 반대하던 공군참모총장의 목을 치면서까지 선정하고, 뒤로는 수천억을 챙겼던 지도자도 있었다. 말로는 같은 비리지만, 비리라고 다 비슷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똑같은 정치헌금인데도, 여권의 실력자는 코털도 안건드리고, 야당 국회의원들은 모가지를 자르고 심지어 당대표까지 감옥에 쳐넣는 것이 이나라 정권의 현실이다. 지난 대선때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던 논객들 치고 정치검찰로부터 고초를 겪지 않은 사람 찾아보기 어렵다. 정권을 비판하던 네티즌논객 미네르바 마저 감옥에 쳐 넣은 것이 현 정권이다.
앞에서는 환하게 웃고, 뒤돌아서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경쟁자의 뒤통수를 치고... 기껏 맑어져 가던 물이 또다시 구정물로 변질 되고 있다. 지도자는 썩은 물을 걷어내고 맑은 물을 주입할 역량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 반대라니...
도덕성과 별 관련 없는 정권이 꽤 도덕성 있던 정권을 도덕성이라는 무기로 죽인 것이 이 나라 정치의 아이러니다. 도저히 용납 못할 일들이 현 정권 하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을 용서하자. 도저히 용서가 안되더라도 억지로라도 그를 용서하자.
아니다. 이 대통령과는 관련 없다고 믿자. 정치검찰과 정권편향적 언론들이 날이면 날마다 전직 대통령 모욕주기식 수사와 발표 보도를 반복 했지만 이 대통령은 몰랐을 것이라고 믿자. 전직 대통령을 깍듯이 모시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확실치도 않은 사실가지고 전직 대통령과 그 주변인물들의 인격을 살인하는 그런 행태들을 알면서도 방치하기야 했겠는가? 뭔가 바쁜 일이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졸개들이 벌이는 일들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절대 몰랐을 것이고, 그가 배후에서 공작을 했거나, 알면서도 즐긴 것은 절대 아니라고 믿자. 그냥 믿자.
이명박 대통령을 용서해야 하는 것은, 그의 저열한 정치보복의 죄과를 용인해서가 아니다. 그래도 그를 용서하지 않으면, 또다른 보복과 보복의 악순환을 낳을 것이고, 그것이 이 나라 역사를 오염시켜 후세에 남겨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악몽이다. 그래서 용서하자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죽음은 그런 밑거름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들 하기에 달렸다.
보복과 보복으로 점철된 이 대통령의 임기가 3년여가 남았다. 악몽의 역사는 이 대통령의 임기 만으로 끝내야 한다. 차제에는 보복의 고리를 끊고 화합으로 새시대를 향해 이끌 그런 지도자를 뽑아서, 새시대에는 적어도 저열한 정치보복의 역사 만큼은 뿌리를 뽑아야 한다.
정치보복의 고리를 끊어서 이명박 정권을 정치보복의 마지막 역사가 되게 하자. 이명박을 용서하는 것, 그것이 이명박 정권을 진정으로 심판하는 길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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