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각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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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각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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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는 확실하다. 글로벌 사우스는 '개발도상국'과 '제 3세계'가 한 번도 갖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 지도상에서는 한국은 '글로벌 사우스'가 아니라 '글로벌 노스'로 구분돼 있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편에 서기를 꺼리면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라는 용어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의 많은 사람들이 왜 미국보다는 러시아를 지지할까? 글로벌 사우스는 종종 ‘개발도상국, 저개발국 등으로 묘사되는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를 뜻한다. 이들 국가 가운데 다수(전부는 아니지만) 지구의 남반부,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에 위치해 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사우스는 ’글로벌 노스(Global North)’ 국가 즉 주로 북미와 유럽에 위치한 부유한 국가에 비해 더 가난하고 소득 불평등 수준이 높으며, 기대 수명이 낮고, 생활 조건이 더 열악하다.

글로벌 사우스라는 용어는 1969년 정치 운동가 칼 오글스비(Carl Oglesby)에 의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진보적인 가톨릭 잡지인 커먼웰(Commonweal)에 기고한 글에서 오글스비는 베트남 전쟁이 북부의 ‘남반구 지배’ 역사의 정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용어가 탄력을 받은 것은 이른바 “제 2세계” 의 종말을 알리는 1991년 소련의 붕괴 이후였다. 그때까지 아직 완전히 산업화 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용어는 “제3 세계”였다.

글로발 사우스라는 용어는 1952년 알프레드 소비(Alfred Sauvy)가 프랑스의 역사적 세 계급, 즉 귀족, 성직자, 부르주아지와 유사하게 만들어낸 용어이기도 하다. “제 1세계”라는 용어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를 지칭했고, “제 2세계”는 옛 소련이 이끄는 사회주의 국가들, 그리고 “제3 세계”는 개발도상국으로, 당시 많은 국가가 여전히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었다.

사회학자 피터 워슬리(Peter Worsley)가 1964년에 쓴 저서 “제 3세계 : 국제 문제의 중요한 새로운 세력”은 이 용어를 더욱 대중화했다. 이 책은 또 양극 냉전 동맹에 대한 반격으로 불과 3년 전에 설립된 비동맹 운동의 중추를 형성하는 제 3세계에 대해 언급했다.

이 “제 3세계”에 대한 워슬리의 견해는 긍정적이었지만, 이 용어는 빈곤, 비참함, 불안정에 시달리는 국가와 연관됐다. “제 3세계”는 서방 언론에 퍼진 캐리커처인 독재자들이 통치하는 바나나 공화국의 동의어가 됐다.

바나나 공화국(banana republic)이란 바나나 등과 같은 한정된 1차 산품의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주로 미국 등의 선진 외국 자본의 통제를 받으며 부패한 독재자와 그 수하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작은 나라를 가리키는 경멸어(輕蔑語)이다.

소련의 몰락과 함께 이른바 ‘제 2세계’의 종말은 ‘제 3세계’라는 용어도 사라지게 하는 편리한 구실을 제공했다. 1990년대에 이 용어의 사용이 급격히 감소했다.

한편, '선진국', '개발도상국', '저개발국' 역시 서방 국가를 이상으로 내세우고, 클럽 밖의 국가를 낙후된 국가로 묘사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점점 더 중립적으로 들리는 “글로벌 사우스”라는 용어가 사용됐다.

미국과 같은 한 국가에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려는 지도자라면, 자신은 물론 자신의 국가와 국민들까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는 매우 민감하고도 급변하고 있는 국제사회에 놓여 있음을 인식해야 하겠다.

글로벌 사우스라는 용어는 지리적인 것이 아니다. 실제로 남반구에서 가장 큰 두 국가인 중국과 인도는 모두 북반구에 위치한다. 오히려 그 사용법은 국가 간의 정치적, 지정학적, 경제적 공통성이 혼합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대부분 제국주의와 식민 통치의 대상이었으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아마도 이에 대한 가장 눈에 띄는 사례일 것이다. 이는 종속 이론가들이 세계 정치 경제의 중심과 주변부 사이의 관계, 즉 “서방세계와 그 나머지” 사이의 관계로 묘사한 것에 대해 매우 다른 전망을 제공한다.

제국 시대와 냉전 시대에 ‘글로벌 사우스’와 ‘글로벌 노스’의 많은 국가들 사이의 불균형한 과거 관계를 고려하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어느 하나의 강대국과 동조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제 3세계'와 '저개발'이라는 용어는 경제적 무력함의 이미지를 전달하지만 글로벌 사우스라고 하면 그러한 내용은 내포되지 않는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은행이 언급한 대로 북대서양에서 아시아 태평양으로의 “부의 이동”은 세계의 부가 창출되는 곳에 대한 기존 통념의 상당 부분을 뒤집어 놓았다.

2030년까지 4대 경제 대국 중 3개가 글로벌 사우스(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글로벌 사우스가 지배하는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구매력 측면에서 GDP는 글로벌 노스의 G7 클럽을 능가한다. 그리고 이제 뉴욕보다 베이징 에 더 많은 억만장자가 있다.

이러한 경제적 변화는 향상된 정치적 가시성과 함께 진행돼왔다. 중국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화해를 중개하거나, 브라질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평화 계획을 추진하려는 시도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점점 더 세계 무대에서 자신들을 부각시켜며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 정치적 권력의 이러한 변화로 인해 파라그 칸나(Parag Khanna)와 키쇼어 마부바니(Kishore Mahbubani)와 같은 지정학 전문가들은 “아시아 세기”의 도래에 대해 글을 쓰게 됐다. 정치학자 올리버 슈투엔켈(Oliver Stuenkel)과 같은 사람들은 “포스트 서방세계”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글로벌 사우스는 '개발도상국'과 '제 3세계'가 한 번도 갖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팍스 아메리카나와 같은 과거의 시절이 영광스럽다는 인식이 21세기 현재에도 자리 잡고있는 지도자라면, 미국과 같은 한 국가에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의존하려는 지도자라면, 자신은 물론 자신의 국가와 국민들까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는 매우 민감하고도 급변하고 있는 국제사회에 놓여 있음을 인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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