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6일 의사당 습격 사건 관련 증언들 속속 나와, 정치적 생존력 의문
- 청문회 증언들로, 중도층의 트럼프지지 이탈 가능성 커
- 공화당원의 40%, 트럼프가 국회의사당 습격에 대해 비난받아 마땅
-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정치 세력
2021년 1월 6일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사당 습격 사건과 관련한 위원회 청문회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거나 심지어 백악관의 대통령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에서는 회의론이 증폭되고 있다고 미국의 의회 전문 매체인 ‘더 힐(The Hill)’이 30일 보도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기 꺼리는 익명의 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2021년 1월 6일 이전 몇 주일 동안, 미국 의사당 습격 기간 동안 트럼프의 행동에 대해 당혹스러운 세부사항들이 담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온 이야기들’이 2024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정치적 생존력(political viability)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월 6일 의사당까지 차로 데려다 주지 않자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agent)요원에게 덤벼들었다는 캐시디 허친슨(Cassidy Hutchinson) 전 백악관 보좌관의 증언을 언급하며, “나는 그가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더 힐’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 메도우스(Mark Meadows)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보좌관인 캐시디 허친슨은 현재 1월 6일 당시 발생한 공격에 대한 법무부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두 번째 공화당 상원의원은 압도적으로 많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가 다시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의 후보가 되길 바라는 공화당 상원의원 수를 한 손으로 셀 수 있다. 한 손가락으로 셀 수 있다”면서, “1월 6일 청문회의 ‘누적 효과(the cumulative effect)’가 2024년 트럼프의 생존 가능성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가 2024년 공화당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론 드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여론조사 속에 트럼프의 당 장악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치 매코넬(Mitch McConnell, R-Ky) 상원 공화당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군중의 벌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툰(John Thune, R-S.D.)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선거 사이클에서 동료 공화당원들과의 “강력한 경쟁과 싸워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공화당이 백악관을 다시 장악하려면, 무소속과 부동층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당의 지명자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월 6일 청문회가 “몇 가지 빈칸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고, 폭로가 이미 그를 지지하는 공화당 유권자들에게는 트럼프에게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중간에 있는 유권자들은 새로운 세부사항에 더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 스스로도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져 약해진 바이든 대통령을 바라보면서도 트럼프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입혔는지 저울질하고 있다. 존 툰은 “선거 과정이 그렇게 정리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의 영향과 그것이 2024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려고 노력하는 다른 여론 조사와 포커스 그룹(focus groups)들이 있다. 말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포커스 그룹’이란 “시장 조사나 여론 조사를 위해 각 계층을 대표하도록 뽑은 소수의 사람들로 이뤄진 그룹”을 말한다.
존 툰은 또 “국민들이 총선 환경에서 가장 강하고 최고의 후보를 고려하고 백악관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캠프나 캠프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정보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는 최소한 전국선거는 중간에 있는 사람들(중도층)에 의해 결정된다. 결국 모두가 이겨야 할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양측이 각자의 진영으로 갈 것이며, 이 문제에 대해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늦게 결정하거나 혹은 지금 당장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무소속 유권자들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누적 효과로 이러한 것들 중 일부는 아마도 사람들이 다른 가능성들을 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대해 더 부정적인 시각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주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Reuters/Ipsos poll)에 따르면, 공화당원의 40%가 트럼프가 국회의사당 공격에 대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중 3분의 1이 트럼프가 다시 대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달 초 25%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심지어 트럼프의 언론 동맹들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이기거나 출마조차 만류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폭스뉴스의 간판 아침 뉴스 프로그램인 “폭스 앤 프렌즈(Fox & Friends)”의 진행자들은 지난 25일 새로운 터닝 포인트 USA 여론조사(Turning Point USA poll)에서 디샌티스(DeSantis)가 트럼프를 여러 연령대 인구 통계에서 앞서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뉴햄프셔, 미시간, 플로리다에서 디샌티스의 ‘엄청난 힘(tremendous strength)’을 강조했다. 물론 이 같은 소식은 트럼프의 성난 질책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는 자신의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foxandfriends 내 여론조사 수치를 고의로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분개라면서, ”그 쇼는 끔찍했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고 했다.
보수 성향의 목소리를 내는 뉴욕포스트(NYP) 편집위원회는 지난 22일 “트럼프의 1월 6일 침묵은 유죄를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며, 트럼프가 다시 이 나라의 최고 통치자가 될 자격이 없음을 증명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원 특위 청문회 다음날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위원회는 "1월 6일 특위에 대한 여러분의 견해와 상관없이 청문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실들이 술렁이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위기에서 성격이 드러나고, 펜스(Pence) 부통령은 1월 6일 재판을 통과했다. WSJ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헌법상의 의무를 지키고 선거 결과를 인증하기로 한 결정에 ”트럼프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썼다.
‘더 힐’과 연설한 첫 공화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의 다른 주요 앵커인 숀 해니티(Sean Hannity), 로라 잉그레이엄(Laura Ingraham), 터커 칼슨(Tucker Carlson)은 앞으로 1년간 트럼프 아닌 다른 공화당 후보들에게 더 많은 방송 시간과 더 많은 관심을 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은 공화당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은 출마할 다른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정치 세력이라고 말했다.
잠재적 대선후보로 각광받는 테드 크루즈(Ted Cruz, R-텍사스) 상원의원은 “공화당 백악관 주자들이 트럼프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공화당 쪽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분명한 문제이다. 나는 그가 무엇을 할지 모른다. 경선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은 트럼프가 무엇을 결정하는지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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