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동 동맹 재검토에 사우디 등 경계 강화
미국, 중동 동맹 재검토에 사우디 등 경계 강화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1.02.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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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로 예정되어 있는 이란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붕괴 직전의 핵합의 복귀 교섭도 야기되고 있다. 새로운 이란 핵 합의 도출에서는 사우디나 이스라엘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중동 외교의 수정은 매우 신중한 조율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오는 6월로 예정되어 있는 이란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붕괴 직전의 핵합의 복귀 교섭도 야기되고 있다. 새로운 이란 핵 합의 도출에서는 사우디나 이스라엘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중동 외교의 수정은 매우 신중한 조율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과 확연히 다른 대외정책이 검토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의 동맹 관계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 당시 판매하기로 했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에 대한 전투기 매각을 동결시키는 일 이외에 정통적인 미국의 동맹을 과시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에 적대적인 예멘의 무장조직에 대한 테러조직지정도 해제하기로 했다. 과거 미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정권으로부터의 급격한 정책 전환에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경계를 강화고 있어, 중동 질서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국무부는 16일 예멘 내전에서 예멘의 반체제 무장 세력인 후티파를 당초 테러조직 지정에서 지정 해제를 시키기로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테러지정으로 예멘의 식료나 에너지 조달에 괴멸적인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테러지정 해제라는 결단은 예멘의 급박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인식한 것이라고 강조, 외교정책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했다.

예멘의 후티파는 이란을 후원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무장 조직이다. 이란은 이술람권의 시아파 대국이다.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거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임시정부와의 내전을 계속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권 시대에 시작된 예멘 내전은 7년째에 들어섰다. 7년째의 내전으로 예멘의 경제는 거의 붕괴되었으며, 코로나19의 만염으로 사람들은 세계 최악의 기아위기(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에 직면해 있다.

이란을 적대시했던 트럼프 전 행정부는 1월 예멘 후티파(Houthi)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해 사우다 편들기에 나섰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연설에서 우리는 무기 매각을 포함한 예멘 공격 작전에 대한 지원을 모두 끝낼 것이라며, 사우디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를 천명했다.

미 민주당은 진보진영의 대표격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예멘의 인도적 위기의 책임을 사우디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바이든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이 강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대()이란 정책 공조를 우선시해, 사우디 외교에 거의 참견하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사우디와의 관계를 한층 강화, 대량의 첨단 무기 판매시장으로서의 가치를 중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중동정책의 대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사우디는 큰 충격 속에 놓여 있다.

사우디는 지난 10일 저명한 여성 인권운동가인 루자인 알 하스룰(Loujain al-Hathloul)1001일 만에 구속에서 석방 조치를 해냈다. 여성의 자동차 운전 해금 등을 요구하고 있던 하스룰의 장기 구속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등의 거센 비판을 완화시켜보려는 석방으로 보인다.

루자인 알 하스룰은 여성 운전권 운동의 초기 제창자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면서 마침내 지난 20186월 여성운전 금지법이 폐지되는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그녀는 20185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지난 10일 전격 석방됐다. 그녀는 스파이(외국대사관 요원)’로 지목, 시고도 없이 구금을 당한 채 교도소에서 고문과 성폭력에 시달렸다.

사우디의 실력자 무함마드 왕세자(MBS)는 경제 자유화와 사회근대화 등 국가개조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정치민주화에는 거의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자신의 방침에 이의를 주장하는 정적을 차례 차례 배제하는 뺄셈 정치를 하고 있다. 여성의 자동차 운전 해금을 스스로의 지도력 성과로 연출하는 등 아래부터의 개혁을 용납하지 않는 전형적인 탑다운(Top-Down)방식의 왕정군주식 정치를 유지하는 낡은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야당 시절 사우디 왕세자의 관여 의혹이 있는 사우디 정부 비판의 저명한 언론인 자말 까쇼꾸지(Jamal Khashoggi)가 살해된 사건을 두고, 사우디를 파리아(Pariah, 버림받은 사람, 혹은 싫은 사람)라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바이든의 이 같은 태도는 ABT(Anything But Trump, 트럼프만 빼고 무엇이든지), 즉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발심리, 미 의회 내에서의 반()사우디 의식도 재연되고 있어, 사우디는 어려운 국면에 처해지고 있다.

이 같은 중동정책 선회에 사우디뿐만 아니라 UAE도 바짝 긴장을 함과 동시에 극도의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판매하기로 했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기종의 매각을 절차를 동결하겠다고 표명했기 때문이다.

F-35매각은 UAE가 이스라엘과 수교에 따른 대가로 여겨졌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UAE에 부과했던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 관세를 계속 유지하기로 해 USE로서는 적지 않은 당혹감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그의 사위로 백악관 고문으로 있던 재러드 쿠슈너 (Jared Kushner, 유대인 출신)와의 개인적인 유대관계라는 대미관계의 강점이 사라지면서 국내외의 입지가 매우 좁아지고 있다. 바이든 정권은 팔레스타인을 위한 지원을 재개할 방침으로, 과도한 친()이스라엘 정책 수정을 꾀하고 있다.

중동에서의 바이든 정부의 인권외교는 옛날의 딜레마를 소환한다. 미국이 사우디 등 동맹국과 거리를 두게 되면, 그 공백을 메우는 나라는 중국,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다. ()미국의 강권 지도자가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과격 이슬람주의자 혹은 이슬람원리주의자가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특히 러시아는 유일하게 시리아에 해군기지를 운영하고 있어 중동지역에서의 러시아 영향력 키우기 매우 좋은 환경으로 간주, 적극적인 행보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오는 6월로 예정되어 있는 이란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붕괴 직전의 핵합의 복귀 교섭도 야기되고 있다. 새로운 이란 핵 합의 도출에서는 사우디나 이스라엘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중동 외교의 수정은 매우 신중한 조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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