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윤석열 연설을 보면서 새삼 느낀 게 있다. 깜짝 놀랄 발견인데, 그가 어느 새 그는 엄청 컸고, 거의 명연설가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뭔가 어설프고 스킬은 떨어지지만, 무엇보다 진심이 엿보이고, 그걸 통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이거 예사로운 대목이 아니다. 저번에 나는 티비 토론을 보면서 그가 학습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뜻박에 대중연설에서도 이재명을 압도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자연스러게 익힌 어퍼컷 동작과 함께 대선판을 쥐고 흔드는 요인이 됐다. 오죽하면 요즘 친문재인 카페 쪽의 좌빨 사람들이 대거 이탈해서 윤석열 지지를 선언하겠느냐? 숫제 윤석열 유세차에 올라와 연설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최근에 들은 정보인데, 파란옷을 입은 민주당 사람들, 즉 예전 조국 수호운동하는 사람들이 윤석열 유세현장에 대거 등장해 지지를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재명으로선 대재앙이겠지만, 내가 볼 땐 파란 옷이, 국힘당 빨간 옷과 어울리는 게 우리가 바라는 멋진 하모니이고 통합이다. 어떤 대목이 민주당원을 움직였을까? 그걸 잘 들여다 봐야 한다. 17일 서울 석촌호수에서 열린 송파 유세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이 자리에 왜 섰겠습니까? 제가 이 자리에 서있는 자체가 민주당의 파산 선고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남의 잘못은 티끌만 한 것도 태산으로 만들고, 자기들의 중죄는 덮어내고 이게 민주당 아닙니까?”
그날 그는 "철 지난 이념으로 끼리끼리 대한민국을 말아먹고 국민을 약탈하는 세력을 내몰아야 된다. 민주당을 심판해야 그 당의 상식있는, 정상적인 정치인들이 기를 펴고 당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말도 했다. 훌륭하다. 그 다음날 18일 경북 칠곡 유세도 좋았는데, 더 본격적이었다. 평화 타령을 해온 문재인과 이재명을 동시에 저격했는데, 설득력이 있었다. 직접 들어보자. “지난 12월11일 다부동 전적비 앞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라고 하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도 아연실색했습니다. ‘우리가 북한에 비해 군사비를 수십 배 지출한다. 그래서 재래전에서는 우리가 북한을 압도한다. 북한이 자기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핵무기를 개발해서 실전배치한 것이다.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북 칠곡이 어디냐? 윤석열은 그걸 잊지 않았다. “이곳은 호국의 도시로서 6·25인민군의 남침(南侵) 때 다부동 전투가 없었더라면 이 대한민국에는 선거도 없고 지금 저와 여러분 모두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습니다.”
국가 안보에 관해서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경제를 제대로 살릴 수 있겠습니까? 안보와 경제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안보가 확보되어야 외국사람들도 돈 들고 투자하러 오고 그러는데 이런 평화쇼의 망상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그는 정곡을 찔렀다. 물론 윤석열, 그가 약점이 없지 않고, 광주518, 일본군 위안부 등에 대한 현대사 공부가 덜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래가지고선 설사 대통령이 된다해도 이명박 박근혜처럼 무기력하게 있다가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변화하고 있고, 그의 연설은 말 그대로 일취월장이다. 아직도 어색하고 뭔가 어눌하지만 그게 외려 매력이다. 매끈하지만 내용없는 헛소리, 사람 마음에 와닿지 않는 말보단 그게 더 좋다. 그래서 그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중임을 고백한다. 반면 이재명의 유세는 전략 미스다. 윤석열 후보가 '어퍼컷 세리모니'로 재미 좀 보니까 '발차기'를 따라 하는 식이다. 그리고 감성팔이 전략으로 울고짜고하는데, 그건 효과가 없다.
남은 건 부정선거만 잘 막고, 될 듯 말 듯한 단일화만 성사되면 만사 오케이다.
※ 이 글은 21일 오전에 방송된 "尹, 명연설가로 우뚝 뜻밖의 변신 성공”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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