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난 주말 대선 주자 티비 토론을 어떻게 보셨나요? 제가 1,2차 토론을 본 소감을 종합하고, 그 위에 요즘 판세까지 더해서 저 나름의 평가를 내려보겠다. 우선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본래 정치는 곧 말이다. 그래서 정치를 피 흘리지 않고 말로 하는 전쟁이라고 하는데, 한국인은 이 소중한 언어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말 많은 사람’이란 표현이나 ‘입만 살았다’는 것도 은 곧 부정적인 뜻으로 통하는데, 그런 통념을 바꿔야 한다. 어쨌거나 그런 것에 비춰 기본적으로 2차 티비 토론은 그렇게 생산적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수준도 떨어졌고 이 나라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를 제대로 짚고 전망하는 그런 자리는 못됐다. 그럼에도 네 명에 대한 어떤 윤곽을 잡을 수는 있었고, 그게 소득이었다. 그걸 두고 사실 백인백색의 평가가 나오겠지만, 내 나름으로 본 것은 우선 심상정인데, 넷 중 가장 토론 잘했다. 논리적인 측면도 돋보였다. 단 그렇다고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게 매우 공격적이고 인간미 부족이라서 정이 안 붙었다. 그리고 모두 인사 때 “경제대통령 시대는 끝났고 녹색복지시대가 왔다”는 식인데, 공허하기 짝이 없는 궤변이다. 누가 그 말에 공감할까?
그리고 안철수인데, 그 사람에겐 실망했다. 토론회를 할수록 이거 안되겠다는 느낌을 준다. 티비토론의 경험으로만 따지만 가장 많고 거의 10년 간 준비를 했을텐데, 그럼에도 가장 못했다. 한 마디로 말해 저렇게 해서 완주가 가능할까? 그런 느낌부터 줬다. “기득권 양당 1,2번 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앞으로 5년 국민은 반으로 갈라져 싸울 것이다”라고 했는데, 안철수 레파토리가 그것밖에 없더라. 그런 건 어린애 칭얼대는 소리다. 그리고 왜 그렇게 작심하고 윤석열에게 뾰족하게 노는지 그것도 우스웠다.
물론 전략일 수 있다.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몸값을 올리려는 건가 싶지만, 암튼 안철수, 당신은 그릇도 아닌 듯하고 전술도 후졌다. 그리고 이재명인데, 내 판단엔 티비토론으로 가장 망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명이다. 김포 아파트 값 실언으로 지금 시끄럽지만, 그건 작은 사례다. 자신감 상실이 문제다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즉 김건희씨 의혹을 제기한데서 보듯 나름 반격을 준비한 듯 보이지만, 윤석열에 대한 네거티브가 먹혀들지 않아서 그랬는지 엉뚱하게도 심상정과 안철수하고만 놀았다. 그리고 윤석열에게 질문하는 표정을 보니 “대세 윤석열과 맞짱 뜰 자신이 없다”는 패배의식 같은 게 읽혔다. 내 판단엔 그랬다. 기가 꺽였다는 느낌 같은 거 말이다.
시원시원한 입담이 그의 주특기인데, 그게 거의 안 느껴졌다. 표정도 뭔가 애매하고 뭣 씹은 듯한 일그러진 모습이었는데 낙선을 예감한 듯도 했다. 글쎄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지 가장 잘한 것은 윤석열이다. 티비토론의 경험으로만 따지만 가장 많고 거의 10년 간 준비를 했을 안철수와 대비되는데 그 안철수를 단 1년 만에 따라잡았다. 그게 흥미로왔는데 학습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준비도 많이 해서 토론 초반에 성남 백현종 50미터 옹벽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대목이 유권자들 마음에 가닿았을 것이다. 특히 대장동 개발을 통해서 발생한 8500억원 현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한 대목에서 이재명이 뜨끔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걸 유심히 봤다. 이재명이 친북 친중 반미라는 지향에 서있는지, 국가 안보에 말도 안되는 평화타령을 반복하는 것 지적한 대목도 설득력이 있었다. 티비토론에서 본 걸 염두에 두고 대선의 중간결론을 내리면 이렇다. 심상정은 본래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안철수 완주 어렵다.
그리고 李 패색 짙어가는 와중에 尹 격차 벌리는 일등주자 이미지를 굳혔다. 이게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를 유심히 지켜보자.
※ 이 글은 15일 오후에 방송된 "이재명 패색 짙다 윤석열은 대세 등극?”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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