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판도라 상자의 불똥은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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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판도라 상자의 불똥은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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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운

지난해 4월은 세월호 참사로 정국을 뒤집어 놓더니 올 4월엔 때 아닌 성완종의 리스트가 온통 나라 전체를 뿌리 채 흔들어 놓고 있다. 참으로 잔인한 4월 정국인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세월호 문제로 시달려왔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면서 국민 모두가 삶의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며 왜 살고 있는지조차 분별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암흑의 미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완종의 리스트가 온통 화제 거리가 되었다.

이를 두고 여러 설이 난무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성완종 회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집이 바라다 보이는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망자(亡者)는 무엇인가 억울함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현장의 휴대전화 두 대가 모두 덮개가 열린 채 전원이 켜져 있었고 또 주머니속의 56자 메모에 현 정부 8명의 핵심인사 명단을 알리면서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알아달라고 한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나만 혼자 당하기는 너무 억울하니 '너희들도 한 번 당해 보라'고 의도적으로 메모를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의도했든 아니든 56자의 메모가 발견되면서 여권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난 세월호 참사는 물 난리였지만 지금은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수소 폭탄이 터진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초상집분위가 되었고 궁지에 몰렸던 새정치민주 연합은 오랜 만에 반전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야권에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 중 총리와 비서실장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서는 직(職)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여당 역시 청와대와 거리를 두려는 듯 거취문제를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해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성완종 회장이 2004년부터 11년간 정. 관계 고위 인사 면담 날짜와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비망록(일명 성완종의 다이어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비망록은 가로 두 줄, 세로 일곱 줄의 달력 양식으로 되어 있고 A4 한 장에 2주일 치씩 40여 페이지 분량인데, 성회장의 측근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비망록에는 이완구 총리를 비롯 이병기청와대 비서실장,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만한 여. 야권 인사들과 만난 것이 모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망록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바짝 긴장을 하며 여론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눈치다. 특히 이 총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목숨까지도 내놓겠다고 하지만 그 말을 믿는 국민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다소 억울하기는 하겠지만 거취를 분명히 함으로서 박대통령이나 새누리당에 누(漏)를 끼치게 하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이 같은 생각은 국민들이 청문회 과정에서도 이 총리가 여러 번 말을 바꾸면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고인(故人)에게는 안 된 말인지는 몰라도 성회장의 그동안 행적을 보면 참으로 똑똑했지만 무서운 사람인 것만은 틀림없다. 죽음을 택한 마지막 순간까지 한(恨)을 품은 사람들에게 보복을 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정치권에 압박. 하소연. 눈물 치열한 구명로비를 했던 성 회장은 평소 돈을 다른 사람을 통해 전달할 때는 장소 선정, 등에 신중을 기해 차안에서 건네고 이후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내려 달라는 세부지침 지시하는 등 로비대상을 직접 챙길 만큼 꼼꼼했다.

좋은 일 하는 기업가에 앞서 정치인들과 돈을 거래하면서, 권력의 행태를 잘 하는 사람, 자기 사업을 위해서는 권력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한 때는 자기 동생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게 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고, 또 정치권에 참여하면서 갈등도 많이 빚기도 했다. 특히 그의 사업수완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주 채권단 인사에서 사외이사직을 이례적으로 거물급으로 포진(검찰. 행정자치부. 검찰, NIS. 금융감독원)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더구나 성회장은 노무현 정부 두 번의 특별사면을 받고 노무현 정부에 3억 원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정치권 인맥을 통해 두 차례나 특별사면을 받고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돈의 위력을 알았던 성회장은 이번에도 그 돈의 마력을 믿고 필사적으로 구명운동을 펼쳤지만 돌아오는 것이라곤 배신감을 느끼는 것뿐이었다.

세상은 달라졌고 지하철, 마당발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해지고 힘도 빠졌다. 결국 그는 경영권을 내놓았고, 담보로 맡긴 지분까지 매각되면서 모든 것을 잃게 된 것이다. 한국의 정치지형을 상당 부분 바꿀 수 있는 '판도라 상자' 의 불똥이 어디로 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나 그가 남기고 간 메모는 국민 정서상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모든 공이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과거 수사를 감안하면 김기춘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이한구 총리, 사건의 당사자들이 현 정부의 핵심인데 제대로 수사가 가능 할 지도 의혹이 짙지만 그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수사팀에 독립성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청의 통제유혹을 뿌리치고 수사의 경계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한 특검의 재수사가 없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경남기업 의혹관련 특별수사팀이 '성역 없는 수사' 를 선언한 마당에 정치적 주문은 오히려 검찰의 수사를 흔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오히려 노무현 정권 때 두 번이나 특별사면을 하고 명단에도 넣지 않았던 시절 청와대 정무 수석으로 있던 문재인 대표도 이 부분에 대해서 해명을 하고 조사를 받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해야 맞다.

특검제 도입 등의 논의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에 해도 늦지 않다. 문 팀장의 표현처럼 검사로서 마지막 양심을 걸고 수사만 생각하고 바라볼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아직은 우리가 섣부르게 판단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미 '부패사정' 의 칼날은 칼집에서 벗어났다. 그의 메모가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초래 할지, 아니면 성회장의 바람대로 우리 사회가 맑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회장의 비극은 돈과 탐욕이 부른 이 시대의 막장드라마와 똑같다. 지나친 탐욕이 오늘 이처럼 불운한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이 세상에 '꽁 짜' 점심은 없다. 모두 미끼에 코가 궤면서 노예가 되는 것이다.

대가성이 없다는 것도 말도 되지 않는다. 누가 그런 큰돈을 대가성 없이 주겠는가. 정치권에 발을 디딘 성회장이 안타까울 뿐이다. 진정으로 억울했다면 법 앞에서 사실을 밝히면 되는 데 왜 자살을 택했을까. 그리고 자신의 구명운동을 여러 사람에게 한다는 자체는 뭔가 꺼림직 한 것이 있어서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번 검찰 특별 팀의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 성 회장으로 인해 또 다른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특히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두고 좋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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