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식 개헌 주장은 정신나간 소리다
오스트리아식 개헌 주장은 정신나간 소리다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10.22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원집정부제는 반드시 극딜되어야 할 체제

▲ ⓒ뉴스타운
개헌을 하자고 주장하는 야바위꾼 같은 국회의원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말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고 대통령에게 부여된 과도한 권한을 축소하여 국회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다. 임기 5년의 단임 대통령에게 일할 시간은 고작해야 3년에서 3년 반 정도 된다.

도대체 무엇이, 어째서 5년 단임제 대통령을 제왕적이라고 하는지 개헌을 주장하는 자들은 그 이유부터 설명해 주어야 한다. 누누이 목격한 사실이지만 대통령이 아무리 의욕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법을 만들려고 해도 국회의원들이 태클을 걸면 아무 일도 할 수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년 8개월간 국민은 이런 모습을 뚜렷하게 목격한 사실이기도 했다.

대통령의 권한이 얼마만큼이나 약화되어 있는지 상식에 입각하여 실례를 한번 들어보자. 행정부에 속한 검찰이 오랜 기간 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여 겨우 검거한 간첩용의자라도 귀싸대기가 새파란 판사의 무죄 한방이면 떳떳하게 풀려나도 대통령은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

조폭과도 같은 야당 의원들이 면책특권이라는 방탄조끼를 걸치고 전혀 확인이 되지도 않은 대통령에 대한 시중의 루머를 자기들 입에서 나오는 데로 까발려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없는 것이 대통령이 처한 현실이다. 국가를 전복하겠다는 내란음모자가 국회에 버젓이 입성해도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다. 인간이 덜 된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육두문자를 퍼붓고 성적 희롱을 해도 참아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었다. 

이른바 삼권분립이라는 미명하에 법원의 판사들이 법을 우롱하며 제 멋대로 판결을 해도 사법권의 영역이다 하여 대통령이 관여할 수도 없고, 찌질이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난폭하게 폭언을 퍼붓고 몽니를 부리고 패악질을 일삼아도 입법권의 영역이라 하여 대통령으로선 딱히 어찌 할 수단도 없다. 다만 대통령에게 권한이 있다면 크게 보면 두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행정부에 소속된 국무위원과 산하기관장들에 대한 인사권과 국가 예산을 운용하는 예산권 정도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장관 하나도 제대로 임명하지 못한다. 툭하면 청문회에서 낙마를 시키기 때문이다. 개헌론자들은 대통령의 이런 권한마저 국회로 빼돌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책임은 무한대로 져야하는 자리가 바로 대통령이라는 자리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거울에 비친 대통령의 처지가 이랬다. 야당의 몽니 때문에 제대로 일할 여건이 조성조차도 되지 않았다. 이런데도 대통령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어 제왕적이라고 주장하는 무리들을 보면 현세가 마치 왕조시대로 착각하는 얼빠진 사람들의 메아리 없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따라서 제왕적이라는 말은 정치에 관심 없는 국민을 혹세무민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고, 어떻게 해서라도 권력을 국회로 빼앗아 오기 위한 기만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 말장난일 뿐이다. 썩어빠진 정치인들은 대통령제가 완전하게 착근되어 있는 인구 3억 명이 넘는 미국 같은 나라는 애써 외면하고, 인구수라고 해봤자 고작 8백만 명을 겨우 넘긴 경기도 인구수보다 적을 뿐 아니라, 안보상 우환이 전혀 없는 영세중립국인 오스트리아 같은 소국을 끌어 들여 억지춘향 식으로 비유하는 비참한 꼴을 보면 차라리 애처롭게 보이기도 한다.

오스트리아는 다당제 국가이다. 한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기는 불가능한 구조다. 그래서 이들은 연정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종북세력도 없고 짝퉁좌파도 없으며 극단주의 정당도 없다. 국회진입 정당만 해도 8개 정당이다. 이들 정당이 연정이라는 이름을 빌려 여,야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게 서로 돌아가며 사이좋게 지난 40여 년 동안 권력을 나누어가지고 있으니 정쟁이 원천적으로 발생할 이유가 없다. 서로 나누어 먹는데 싸울 까닭이 없지 않은가.

프랑스도 이원집정부제이지만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은 오스트리아와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하다. 이처럼 오스트리아의 대통령은 그야말로 허수아비 중의 허수아비로 만들어 진 제도의 산물이다. 이런데도 오스트리아를 들먹이며 개헌을 들고 나오는 인간은 모조리 떼강도로 간주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만약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이 된다면 우리나라 정치지형은 한순간에 여,야의 구분도 없어지고 종북좌파와 보수세력이 비빔밥처럼 서로 엉켜 그야말로 정치판은 쑥대밭이 되어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일들이 발생할 것이다. 오스트리아 식 개헌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저질 국회의원들이 깽판을 치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과 같다. 아울러 종북좌파의 온상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고 직파간첩도 국회에서 장관을 해먹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가 없는 일이다.

국민밉상 국회의원이나 퇴출대상 국회의원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런 국회일 것이다. 여기에다 개헌을 통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요상하게 뜯어고쳐 한 지역구에서 여러 명을 뽑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술수도 들어 있다는 것을 국민은 훤히 꿰뚫어 보고 있다.

선거구제가 바뀌면 아무리 미운 털이 박힌 후보자라도 어쩔 수 없이 투표를 해야만 하는 선거의 속성을 교묘하게 활용하여 연연세세 대를 이어 국회의원도 해먹을 수가 있고, 형님먼저 아우먼저 하면서 돌아가며 장관도 해먹을 심보라는 것을 국민이 모를 리가 없다.

수많은 공공기관장의 인사권을 두고선 온갖 비리와 추태가 일어 날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이원집정부제에서 이원(二元)이란 단어가 붙어있는 말 자체가 꼼수와 술수가 들어가 있는 말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 현실에는 반드시 극딜 되어야 하는 체제임이 분명하다.

국민은 지금의 헌법에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 지금의 헌법은 다른 선진국의 헌법에 비유해도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개헌론자들이 말하는 대통령의 과다한 권한이라는 것에도 실은 알맹이는 빠져있다. 국회에는 대통령 탄핵권을 주었지만 대통령에게는 국회해산권이 없다. 등가성의 원칙에 비해서도 국회의 권력이 그만큼 더 강하게 만들어진 법이다. 또한 국회에는 헌법보다 더 무시무시한 국회선진화법이라는 것도 있다. 이러니 지금 국회는 쌍권력을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유독 국회의원들만 현행 헌법이 불편해서 고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이유와 타당성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 흉내만 내고 있다. 이는 대국민 사기극에 필요한 논거와 이론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헌에 대해 박지원이 김무성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걸로 봐선 두 사람 간에는 사전조율이 있었다는 정황이 감지될 뿐 아니라, 문재인과 우윤근 등이 우군으로 자처하고 나서는 것을 보니 눈이 시려 도저히 꼴을 못 봐 줄 지경이다. 참으로 지긋지긋한 국회가 아닐 수가 없다.

관련기사

핫이슈포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