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이 판치는 정당, 새정치연합
초선의원이 판치는 정당, 새정치연합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09.29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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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나 김현, 모두 초선의원이다

▲ ⓒ뉴스타운
새민련 김현 의원이 대리운전기사에게 사과를 하러가겠다고 한다. 김현은 폭행사건이 발생한지 근 열흘 동안 바닥여론을 살폈을 것이다. 어쩌면, 김현은 양은냄비처럼 쉽게 끓어올랐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국민근성에 기대를 걸면서 이 사건이 하루속히 여론의 뒷전으로 밀려나기만을 기다리며 요리저리 자를 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론은 김현의 기대를 저버리고 양은냄비를 거부한 채, 지속적으로 가마솥으로 변해갔다. 거부할 수 없는 여론의 대세는 김현을 질타하고 있었다. 대리운전기사는 '을' 중에서도 급이 가장 낮은 을에 속하고 국회의원은 '갑'중에서도 최상급의 갑에 속한다. 최고의 '갑' 질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혹독하게 변해만 가고 있었으니 대리기사 폭행사건은 결코 쉽게 잊혀 질 수가 없는 일이었다. 

김현은 경찰의 수사에서 이 사건의 전말을 부인했다. 기억에도 잘 나지 않는다고 했었고 폭행 장면을 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렇게 진술했다는 것은 김현에게는 결코 사과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경찰의 수사에 대응한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불붙은 여론은 김현이 깡으로 버티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태세로 변했다. 그래서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사과를 하겠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을 접한 대리운전기사 역시, 진정성 없는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하긴야 억지춘향식 사과는 차라리 받지 않으니만 못한 일이므로 대리기사의 결정은 참으로 현명한 일이다. 

김현이 처음부터 사과할 생각이 있었다면 사고발생 당일이나, 그 다음날 신속하게 사과를 했어야 했고 용서를 구해야 했다. 그랬다면 여론은 지금처럼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현은 너무나 당당했고, 너무나 태연했으며, 너무나 안하무인격이었다. 이러니 김현이 사과를 하겠다는 의사표현에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이번 대리운전기사 폭행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도 이상한 것은 김현이 속해있는 새민련 지도부의 태도에 있었다. 김현은 친노강경파로 분류되는 의원이다. 친노강경파는 새민련 내에서도 매우 끈끈한 결속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너서클에 해당되는 세력이다. 어쩌면 친노강경파들이 김현에게 시종일관 이 사건을 부인하라고 조언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새민련도 이상하기 그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김현이 여론에 의해 지속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어도 지도부의 그 어떤 멤버도 김현에게 사과를 하라든가, 행동을 꾸짖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새민련 내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친노라는 완장만 차면 설혹 당 대표라고 해도 함부로 건드릴 수없는 강경친노들로 부터 막강한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노 이너서클의 수장은 문재인 의원이다. 문재인은 지난 일 년 간 정치권에 많은 분탕질로 새민련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주역으로 활동했지만 조경태 의원 말고는 아무도 문재인을 비판하지 않았다. 아니, 비판을 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친노탈레반들의 무차별 공격이 두려워 아예 못했을 것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지적일 것이다. 

어제 비공개로 열린 새민련의 비상대책위에서는 10월에도 원외 투쟁을 계속하자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하긴야 5개월을 놀고먹었는데 6개월을 놀고먹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이런 강경주장을 편 비상대책위원이 친노강경파 보스들인 문재인과 정세균이었다고 하니 문희상이라는 임시 당 대표가 무슨 힘이 있다고 이들을 제지하겠는가. 친노들의 생각이야 늘 그랬지만 국회가 열리든 말든, 또 당이 죽든 말든 친노만 살면 그만이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하다 보니 10월 원외 투쟁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이들이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10월 국회 역시 크게 기대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친노 보스들의 생각이 이렇게 삐뚤어져 있다 보니 계파원에 속하는 김현 같은 자도 보스를 닮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김현은 경찰 조사에서 대리기사에게 반말을 한 적도 없었다고 했고, 폭행 상황을 보지도 않아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김현의 주장대로라면 김현은 대리기사에게 사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왜 사과를 하러 가겠다는 것인지 어쩐지 모순만 가득하다. 그렇다면 대리기사에게 했다는 "내가 누군지 알아?", "나 국회의원이야", "소속이 어디야?"라고 반말로 지껄인 이 대사는 김현이 아니라 귀신이 했단 말인가.

이처럼 김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정당, 문재인의 독선과 일방적인 주장에도 공개적으로 반박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당의 현실에서 보듯 새민련이라는 정당은 어느새 초선의원들이 판을 휘젓고 다니는 정당으로 변질했다.

이러니 무슨 일만 일어났다 하면 온갖 초선의원들이 튀어나와 제마다 당 대표 역을 자처하고 있으니 당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문희상 비대위장도 그 자리에 있을 게 아니라 국회가 문을 닫는 말든, 김현이 사과를 하든 말든, 저들 마음대로 해보라는 뜻에서 아무 초선의원에게나 임시 대표 자리를 물려주고 내려오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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