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할 것이 전혀 없는 문희상 비대위체제
기대할 것이 전혀 없는 문희상 비대위체제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09.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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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주체가 되겠다는 것 부터가 넌센스

▲ ⓒ뉴스타운
새민련의 축음기는 늘 같은 노래만 틀어준다. 문희상이 또 새민련 비대위장으로 선출되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계파수장들 간에는 제각각 다른 노림수가 있었기에 의견통일을 한 결과였을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새민련은 두 번이나 비상체제를 맞이했다. 이만하면 당이 거들 난 것과 진배가 없다. 2013년 1월 대선에서 패배한 구 민주당은 비상체제를 꾸려갈 적임자로 문희상을 선택했다. 

당시 문희상은 자신이 비상체제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자 2013년 1월14일 4.19 묘지를 찾았다. 그 자리에서 문희상은 “우리당이 무척 어려울 때에 바로 찬란히 빛나는 4.19의 뜻이, 민주화의 의지가 우리 속에 담아져서 혁신의 앞장서는 그런 힘이 이 자리에서 마련될 수 있도록 앞으로 최선을 우리 비대위원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 당원여러분과 함께 다하겠다. 도와 달라. 그리고 민주당을 살려 달라. 꼭 살려 달라. 감사하다.” 이때도 문희상의 첫 일성은 민주당을 살려달라는 말이었다. 

그로부터 일년 반이 지난 2014년 9월, 민주당에서 당명만 바뀐 새민련에서는 박영선 비대위장을 쫓아내고 또 문희상을 비대위장으로 선출했다. 2년 반만에 벌써 두 번째다. 문희상은 임시 당 대표로 선출되자 기이하게도 일년 반 전과 똑같은 발언을 했다. 이번에도 '살려달라'는 소리가 첫 일성이었다. 다른 점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계파주의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이다. 하지만 친노탈레반들은 이 소리를 듣고 크게 비웃었을 것이다. 

문희상은 2013년 1월 비상대표를 맡았을 때도 당을 개혁하겠다고 하면서 서울대 한상진 교수를 영입하여 패배원인을 분석하는 책임자로 앉혔다. 당시 한상진 교수는 대선패배 원인을 분석한 백서를 펴냈다. 하지만 이 백서는 공개되지 못하고 금고 안으로 들어가서 지금까지 낮잠을 자고 있다. 이 백서가 낮잠을 자게 된 원인은 대선패배의 원인이 친노강경파들의 분파주의에 있었다는 내용 때문에 친노강경파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문희상이 덮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당시 한상진 교수는 "평가위에서는 민주당을 향해 정치적 책임윤리 실천을 주장했다"며 "총선과 대선을 이끈 지도부가 책임을 느끼고 ‘내 탓이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총선과 대선의 잇단 패배에 남보다 자신의 책임으로 가지고 가려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추스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교수는 당의 이미지가 급락한 원인 중 하나로 이른바 '486정치인'들에 대한 평가 변화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2005년의 시선, 특히 같이 80년대 대학에 다닌 세대의 시선, 오늘의 현실에서 486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봤다. 2005년도만 해도 55~60% 적극 지지와 기대가 있었지만 2013년 오늘 시점에서는 10%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 현실적인 충고때문에 친노강경파들이 들고 일었낫던 것이다.

문희상은 작년 비대위장 시절에도 당의 개혁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물러났다. 과거의 행적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에도 개혁은 고사하고 계파수장들의 눈치만 보다가 끝날 공산이 크다. 비대위원으로 외부인사는 당 한명도 영입하지 못하고 철저하게 계파수장들 위주로 비대위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계파수장들이 포진한 비대위에서는 벌써부터 동상이몽을 꾸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다. 비대위에 들어가지 못한 장외 소리는 더 시끄럽다.

이번 계파 안배에서 지분을 챙기지 못한 강경파 정동영은 지난 22일 입장 발표문을 통해 "새정치연합이 21일 기습적으로 발표한 비상대책위 구성은 국민적 요구인 혁신과 상식을 외면한 실망스런 결과"라며 "반성과 사과를 통해 뼈를 깎는 혁신을 추구하기 보다는, 당의 혼란을 틈타 특정 계파 나눠먹기 연합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하면서 선전포고를 날렸다. 자신이 비대위에 빠진 서운함의 발로 인지도 모른다.

'민집모' 소속의 부산출신 3선의 조경태 역시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의 전면 무효화를 주장한다"며 "이번 비대위는 계파 간 나눠먹기가 아닌, 차기전당대회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준비할 수 있는, 당의 개혁과 혁신에 맞는 그런 비대위로 다시 구성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경태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이번 비대위는 신선함과 개혁성, 중립성, 혁신성이 떨어지고, 각 계파의 수장들로 구성되어 원로회의에 가깝다"고 지적했고 "특정계파의 차기 당권주자들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선수가 심판의 완장을 차고 자기 멋대로 전당대회 룰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또 "계파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돼 당의 분란과 갈등만을 키워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될지 의문스럽다"고도 말했다.

오늘 아침 언론에는 문희상과 문재인의 성을 딴 '문문연합'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어차피 문희상도 범 친노계에 속하는 인물이다. 이러니 '문문연합'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것이다. '문문연합'이라는 소리가 나왔다는 의미는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각 계파간의 싸움을 예고해 주고 있다는 말과 같다. 이번 비대위에 계파수장들이 참여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에 있게 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희상 비상체제에서 각 지역의 지역위원장을 새로 정비하기 때문이다. 지역구를 하나라도 더 챙겨야 하는 계파수장들의 눈에 불이 켜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러니 당의 개혁은 또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새민련은 지난 7.30 재보선에서 국민으로부터 호된 심판을 받았다. 그리고는 비상체제로 즉시 전환했다. 비상체제로 전환하는 목적은 개혁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고 그래서 당의 이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부의 영입인사들로 구성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새민련은 이런 보통상식을 외면하고 계파수장들로 비대위를 구성했다. 자기 집안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자기 집안사람들로 하여금 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이는 마치 개혁의 대상자가 개혁의 주체가 되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세월호 대책위가 자력구제를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고 하는 주장과 하나도 다르지가 않다. 따라서 문희상의 비대위 체제는 지역위원장을 한자리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계파전쟁의 예고편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문희상 체제에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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