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쓰기가 미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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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쓰기가 미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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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뒤져봐도 태극기가 안 보이네요

^^^▲ 태극기^^^
일찍부터 이 구석 저 구석 살펴보면서 태극기를 찾아 보았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안 날 수 있는지 너무 화가 납니다. 원래는 아이들과 함께 국기를 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벌써 학교에 갔고 머리 둔한 저만 남아 태극기를 찾았습니다. 분명 어디다 잘 둔다고 뒀을 텐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태극기 하나 달아 놓는데 신경을 쓰는 것은 우리 이웃에 사시는 이씨 할머니 때문입니다. 이씨 할머니네 태극기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벌써 세 달째 나와 있습니다. 그 집에서 태극기를 단 것은 7월 제헌절로 기억이 됩니다. 그때부터 뜨거운 여름 햇빛은 물론이고 비도 많이 맞았습니다. 그러다가 지쳤는지 요즘은 바람이 와서 건드려도 모르는 체하고 펄럭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다가 10월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집 대문엔 태극기가 달려 있습니다. 여러 번 그 집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왜 태극기를 내리지 않는 거예요?"하고 물어 볼까 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일하고 들어오니까 피곤해서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아니면 날마다 태극기 달아 놓은 것을 잊고 사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남의 일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캐묻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닌 듯싶었습니다.

10월은 태극기를 달아야 할 국경일이 많은 달입니다. 국군의 날, 개천절 그리고 한글날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잊어 버렸습니다. 1일 날은 하루 종일 집에 있었으면서도 달지 않았습니다. 아예 하루 종일 방 안에 틀어 박혀 있느라고 문 밖에를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집에 매달린 국기가 보일 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남이 한 것을 보면 '아차'하는 충격이라도 받았을 겁니다. 3일은 가족들과 첫 배를 타고 강화로 나와 버렸습니다. 나와서 목욕도 하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몇 군데 둘러 보다가 도로변에 있는 국기를 보았습니다. 그때서야 태극기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배를 타고 돌아올 수도 없고 난감했습니다. 이렇게 어른들이 무관심해서야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제헌절 때까지만 해도 "아빠 태극기 언제 달아요?'하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신경도 안 쓰고 말도 안 하니까 이제는 묻지도 않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태극기를 무시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국기 하강식 음악이 나오면 가던 길 멈추고 똑바로 서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하는 방송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걸어 갔습니다.

이렇게 '자랑스럽던 국기'가 어디 숨어 있는지 한참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전혀 모르겠습니다. 이미 단군대왕님에게는 실수를 했습니다. 내년에 잘 해야겠지요. 그런데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에게 까지 똑같은 실례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밖에 나가서 태극기를 달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랬으면 보기에도 좋고, 모양새도 꼭 우리 집이 태극기를 들고서 '한글날 만세'하는 것 같았을 텐데 말이지요. 정말 쑥스럽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한글 신세를 지면서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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