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균형잃은 논평으로 외교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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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 ⓒ 뉴스타운 이동훈^^^ | ||
21일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침몰한 어선이 불법 조업을 하지 않았다."는 말로서 한국측 책임자 처벌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 나라의 대변인의 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균형감이다.
그렇다. 침몰한 어선은 불법 조업을 한 게 아니다. 다만 불법 조업중이던 동료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 단속 중이던 한국 해양경비함에 고의로 들이받고 자진 파산되어 침몰한 것이었다. 남의 나라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행위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은 '공무집행 방해'라는 점을 슬쩍 밀쳐내면서 자국민을 겨냥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되는 장면이다.
사실 이번 사고에 관한 한 중국의 13억 인민들은 '볼모'와 같은 입장이다. 중국 언론들은 사건의 진실을 가린 채 자국민의 사망 사실을 집중 부각하는 보도행태를 보였다. 자연히 중국 인터넷은 '반한감정'으로 가득 들끓고 있다. 영문을 모르고 흥분하는 격이 된다.
사건의 진실은 이랬다.
지난 18일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북서쪽 72마일 해상에서 63t급 중국 어선 요영호가 불법어로를 단속중이던 우리 해경 경비함(3천t급)을 들이받고 침몰하면서 선원 2명이 사망했다. 당시 이 요영호는 불법어로를 한 것이 아니라 불법 조업 중이던 또다른 중국어선에 접근하던 우리측 경비함의 단속을 가로막기 위해 고의로 충돌한 것이었다.
지난 9월 일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일어난 비슷한 충돌사고 때 억류됐다 풀려난 중국 선장이 중국 언론에 의해 용기있는 중국인으로 추앙된 바 있었다. 이번 어청도에서의 중국 선장이 그런 유치한 기대치를 품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역시 유치한 가정을 해 본다.
중국 언론이나 네티즌들은 "63t 짜리 배가 어찌 3천t급 배를 들이받을 생각을 했겠는가?"라는 식의 주장을 편다. 물론 상식을 멀리 벗어난 일이고, 그런 의문이 반론의 증거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일본 센카쿠에서도 상식에 반하는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이같은 의문을 제기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그렇다면 어부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을 폭행하는 것은 상식적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들이받고 살아 돌아오면 영웅이 되고, 죽으면 "그런 적 없을 것"이라 말하는 격이다. 물론 어떤 동기나 잘잘못을 접어두고라도 죽은 목숨에 대해서는 경배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경계하는 것은 바로 그 죽음을 놓고 진실과 상관없이 영웅시하거나 그 행위 자체를 정당화하려는 의도이다.
그리고 중국 언론들은 이번 어청도 사건의 진실을 자국민들에게 알릴 책임이 있다. 기본적인 책임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어청도를 '제2의 센카쿠'로 만들어 보려는 발상을 가진다면 역시 센카쿠에서처럼 '빈대 잡고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군중심리가 강한 중국의 여론 특수성을 감안할 때 어쩌면 어청도는 센카쿠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중국의 사려있는 지성들은 또다시 센카쿠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청도에서도 양심을 팔아 큰소리를 치는 중국에 대해 굴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불미스러운 일이 양국 간 외교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 만큼은 부드러운 기교로서 돌아 나가기가 어렵고 재발 가능한 사건이란 점에 유의해서 효과적이고 깔끔한 해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명료한 해법은 바로 중국의 나빠진 여론에 각성제를 투입하는 데 있다. 공식 성명이나 중국 특파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진실 알리기 과정이 너무 소홀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결국 현 중국 정부의 공격적 태도는 오도된 자국 여론을 업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의외로 문제는 쉽게 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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