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계속되는 로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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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계속되는 로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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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동네 버스정류장 앞 신문가판대엔 오후 6시가 넘자 여지없이 긴 행렬의 줄이 자연스레 형성된다. 무슨줄이냐고 묻지 않아도 사람들은 다 아는 것 같다. 로또의 열풍이 어느 정도 잠시 중단된 듯싶었지만 그것은 다음의 병치레를 예고하는 잠복기 정도였던 것 같다.

나는 로또를 단 한 번도 사지 않았다.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답답한 사람 중의 하나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원래 복권 같은 것에 취미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내가 로또를 사지 않는 이유는 살기가 더욱 팍팍해지는 요즘 그나마 한 줄기 섬광을 기대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반하는 심통과도 같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공짜가 절대로 없다고 믿는 평소 생각은 로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슨 거창한 인과론까지 꺼내지 않더라도 내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그리 운이 좋아 노력보다는 운의 연대를 줄삼아 눈이 번쩍 뜨이는 일을 별반 경험해 보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런 행운은 살면서 정말 한 번쯤 기대하지 않다가 찾아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때 찾아주는 반가운 손님과도 같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을 때 찾아주는 행운, 그것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이던가. 나는 차라리 그런 행운을 기다리고 싶다. 혹 나에게 그런 행운이 찾아준다면 토요일 오후마다 줄을 서지 않아도 우연히 내 손에 들어온 행운이 손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충족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기가 날로 침체돼가고 여기저기 실업자가 넘쳐나고 심지어 각 취업 사이트마다 속칭 백수들의 눈물 젖은 하소연까지 올라오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살면서 갑자기 찾아드는 행운을 기다렸다는 듯 알뜰살뜰 앞가림하며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물론 로또 한 장에 팍팍한 일주일이 얼마나 행복한 줄 아냐는 로또 마니아들의 항변에는 할 말이 없다. 그들의 행복을 침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으므로.

그러나 이렇게 팍팍하고 살기 어려운 시절이야말로 추상적인 기쁨에 젖어 하루를 소비하기보다는 내 눈앞의 일들에 더욱 눈을 번득이며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만이 우리의 앞길을 열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로또. 그대 이름은 영원히 베일의 여인이나니 내가 베일 속의 환상의 여인만을 기다리기에는 나의 젊음이 나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로다. 그것이 내가 로또를 사지 않는 내 나름의 변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나만의 인생여정에서 내 인생의 확실한 주인공이 되고 싶은 까닭이기도 하다.

파란 배추색 돈 한 장을 들고 1시간이 넘게 기다려도 웃을 수 있다면 그대 그열정으로 그대 발 밑의 샘을 파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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