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던 곳은 가정이사가 아니라 사무실 이사만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종로와 을지로 일대와 생전 가보지 못했던 강남과 역삼동 일대를 거의 두달간 누비고(?) 다녔다. 강남과 역삼동은 서울에 올라와서 처음으로 가 보았다. 반듯반듯하게 지어진 건물들과 곧게 난 도로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곳의 건물 임대료가 한달에 1억에 가깝다는 소리에 놀란 적도 있다.
기업이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사업체부터 선정할 것이다. 학교나 연구소, 관공서 등 기업 전체가 이사를 할 경우 공개입찰을 통해서 업체를 정하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중견업체일수록 단가가 비싸다.
H이사나 D통운과 같은 곳은 인지도 때문에 돈을 더 주고라도 안심하고 맡기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그런 중견업체도 하청을 주고 인력을 구하기 때문에 꼭 그런 곳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여러 이사업체를 통해 견적을 뽑아본 후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만 아니라면 비용이 적게 들 수록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사 업체를 정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어떤 이사를 할 것이냐이다. 이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이사업체에서 알아서 다 해주는 완전 포장이사가 있고, 포장과 운반은 해주지만 뒷정리는 해주지 않는 일반 포장이사가 있다.
물론 후자가 비용이 더 적게 든다. 가정이사처럼 짐이 적을 경우는 인맥을 동원해 직접 짐을 다 싸놓구서 운반만 요청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기업 이전에서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
만약 이사를 함에 있어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계약 당시 운반할 짐의 양을 적게 보이면 된다. 물론 고의적으로 짐을 숨기거나 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보통 어느 정도의 추가 분량은 서비스 차원에서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고 신속하게 이사 하기를 원한다면 자사 직원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은행이나, 우체국, A/S 센터처럼 평일에는 완전 정상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 대부분 토요일에 이사를 하게 된다. 요즘은 주5일 근무제로 금요일 이사도 늘어났지만 아직은 주말 이사가 많다. 만약 토요일 오전까지 정상영업을 했다면 오후에는 각자 자신의 짐을 싸 두어야 한다.
업체에서 두고 간 포장용 박스에 자신의 PC와 물품 등을 싼 후 송표에 도착할 곳의 층수와 부서명 그리고 본인의 이름을 기재해 붙여 둬야 할 것이다. 이사업체 직원들이 해 줄 수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짐이 섞일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즉 이사업체 직원은 힘쓰는 일만 담당하게끔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리고 물품을 담은 박스와 책상은 따로 두어야 한다. 즉 짐을 싸놓은 박스는 책상 위에 두지 말고 한곳에 모아둠으로써 책상이 먼저 옮겨 가도록 해야 한다. 책상보다 짐이 먼저 도착해봤자 정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자신의 짐과 집기가 다 정리되었으면 짐분류와 뒷정리를 할 사람 몇명을 남겨두고는 도착할 곳으로 먼저 가 있어야 한다. 이사업체 직원들이 짐을 나를 때 직원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자기 부서의 짐이 출발할 때 같이 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상이 먼저 도착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제 이삿짐이 도착지에 왔다면 짐정리 또한 자사직원들이 직접하도록 해야한다. 계약당시 이렇게 함으로써 비용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일을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업체에서 분류와 함께 최종목적지까지 운반해주고 자사직원들이 위치 선정과 짐정리를 한다면 분답긴 하겠지만 손발이 척척 맞는 기분이 들 것이다.
물론 이렇게 손발이 맞기 위해서는 먼저 레이아웃(배치도)을 작성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짐은 밀려드는데 어디다 둘지 몰라 우왕좌왕 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도면으로 작성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머릿속에 책상이며 가구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생각해 두어야 할 것이다.
기업이사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간혹 이사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사에 대해 너무 무관심할 때이다. 즉 자기 물건이 아니라 회사 물건이라는 인식때문에 이사 자체를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기업 문화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곳은 모든 직원이 합심하여 자기 집안의 일처럼 열성적인 반면, 어떤 곳은 너무나 귀찮아하여 물건이 어디에 어떻게 놓이든 관심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사를 함에 있어서 너무 많은 참견과 간섭은 짐을 나르며 땀을 흘리는 직원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겠지만, 적당한 참여와 성의는 오히려 이사업체 직원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열성을 불러일으킨다는 점 끝으로 말씀 드리고 싶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