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이 없는 국가는 망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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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이 없는 국가는 망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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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기조는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해야

 
   
  ^^^▲ 청와대^^^  
 

국가정책 수립이나 정책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우선순위는 국가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리적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실정은 풍선과 같아서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반대쪽이 튀어 나오게 되어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기초과학이 약하기 때문에 임가공 형태의 수출국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원자재를 들여와서 그것을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형태로서 세계시장의 변동에 따라 직격탄을 받을 수 있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말한다. 원자재 가격의 폭등의 영향은 우리나라와 같이 임가공 형태로 수출하는 수출 국가들에게 치명적이다. 이와 같은 구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과 같은 형태의 사회과학적 구조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사회과학적인 구조를 만들어 놓아야 하는 일이 우선이다.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부분은 부동산 정책과 교육 정책이다. 부동산 문제와 교육 문제는 실패하면 곧 바로 사회 문제화 되기 때문에 반드시 이 두 가지 문제는 사회과학적 입장에서 접근되고 다뤄져야 한다.

부동산 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책이 신도시 정책이다. 신도시 정책은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려면 길을 내야하고 학교가 들어가도록 강제되어 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일은 단순히 주거지를 건설하는 차원이 아니다. 기본설계부터 철학이 들어가야 하고 사회과학적인 접근 양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즉 휴머니티가 살아 있는 양식으로 접근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때, 학교와 공원이 몇 개 들어가고 종교 부지 몇 개를 조성해 주는 등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다고 홍보한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하여 일조권과 공기 흐름의 구도를 배치해 주는 등으로 과거의 주거환경에서 한층 진보한 양식으로 설계되었다고 광고한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이 만들어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도시에는 품격과 기능이라는 것이 있다.

도시의 주거환경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원지역, 문화재 지역, 생태적 조성지역으로 나뉜다. 이들 지역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으며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느냐에 따라 도시의 품격과 기능이 달라지게 되어 있다. 이 점 까지도 섬세하게 디자인하지 않으면 도시의 품격과 기능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가장 이상적인 도시의 구조는 역사와 문화를 구심점으로 자연스럽게 펼쳐진 구도로 배열되어 있는 도시이다. 역사와 문화를 구심점으로 삼아 배열된 도시의 구도는 도시의 관광산업과 직결되어 경제 창출은 물론 살아 있는 교육적 환경이 조성된다는 특징이 생긴다. 뿐만 아니라 각 도시나 지역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있으며 특산물이 있고, 소비에 대한 선호도도 각각 다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예를 들어 보자. 왕조시대인 구한말까지 한양에는 각 지역의 특산품 중에 질이 높은 최상품들이 올라왔다. 반면 대전이나 대구 등 한양 외의 도시에는 한양에 올리는 최상품 보다 한 단계 낮은 상품이 올라갔다. 이를 운반하기 위해 뱃길과 육지의 통행로가 확장되어야 했다. 상품이 가는 곳에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귀족문화와 서민문화 하층 문화가 생성되어졌다.

이 모습은 한양의 왕궁을 중심하여 장방형의 형태로 만들어졌고 가장 외곽에는 하층민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화는 왕궁과 귀족계층 부자계층 등 돈에 구애받지 않는 계층들에게 최상품이 공급 되어졌고 경제능력에 따라 점차 질이 낮춰지며 형성된 문화권이다. 도와 도 사이의 경계지역에 거주하는 층들이 가장 하층들이며 주로 천민들이 거주했다. 천민들의 경우 자급자족하는 형태로서의 삶의 양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이들과 통상을 하는 상인들이 없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고육지책의 양태이다.

1) 배후도시의 개념

이처럼 형성된 과거의 자급자족형태의 문화권을 현대에 접목하게 되면 현재에도 자급자족형태의 도시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경기도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은 서울에서 소비되도록 하고 원거리의 특산품은 고속도로를 통해서 공급하는 형태로 대 도시를 중심으로 자급 형 도시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현재 각 도시의 경계지역은 그린벨트로 지정되어 농, 축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대도시 주변으로 형성되어 있는 도시는 배후도시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다. 배후 도시는 대도시를 자급자족의 형태로 디자인할 수 있는 필수 도시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따라서 대도시와 배후도시를 하나의 라인으로 벨트화 하면 자급자족은 물론하고 상당한 경제를 창출해 낼 수 있게 된다.

장점으로는 막대한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다음으로는 상대적으로 신선한 농, 축산물을 운송비가 빠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절대적 이점이 있다.

도시의 형성사를 보면 사람이 몰려 있는 곳이 발전하여 도시가 되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곳에서는 삶의 양식에 의한 경제가 일어나게 되어 있고 그에 따른 문화가 생성되어 왔다.

과거인과 현대인과 비교하여 보면 삶의 질은 달라졌으나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양식인 삶의 양태는 달라지지 않았음을 볼 수 있다. 의식주를 기본으로 하는 삶의 양태는 달라질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삶의 양태는 바뀌지 않았으나 삶의 질에 대한 욕구는 상당히 높아졌다. 따라서 도시의 기능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수단으로서 설계되어야 마땅하다.

삶의 질이란 문화를 추구하는 삶의 양식을 말한다. 문화생활을 영위하려면 그만큼 경제가 창출되어야 한다. 경제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일어나게 되어 있다. 시골의 장터에서 나오는 판매금액과 도시의 마켓에서 나오는 판매금액이 같을 수 없다.

뿐만 아니다. 경제가 창출되고 경제가 창출되어야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것이지 도시를 벗어난 농촌 지역에서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도시지역에 대한 디자인과 농촌 지역에 대한 디자인은 현실에 맞춰져야 하고 농촌과 도시가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기본적인 틀이란 사회과학적인 기능을 총체적으로 적용하여 디자인된 디자인을 말한다. 아무리 농촌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주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틀은 국가의 예, 결산에서 나온다.

2) 국가 예, 결산이 관건

행정당국은 언제나 상식적인 정책, 상식적인 법집행, 상식적인 세금정책으로 뒤탈이 없는 예산을 세워야 한다. 예산이란 어떻게 지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되는대로 대충 쓰는 것이 아니라 얼마를 가지고 얼마를 쓰겠다는 것이 예산이다. 예산은 수입과 지출의 수평이 맞아야 한다. 이것이 상식이다. 또 예산을 세웠다면 그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이 준용되어야 한다. 천재지변이나 재앙의 수준이 아니라면 예산 계획대로만 집행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입맛에 따라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의 편법적인 행위는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산을 세울 때, 계획대로 집행이 되어지면 어떤 결과물이 나온다는 예측을 할 수 있다. 예측은 오차의 범위를 최대한 줄인 결과물이 되어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반대되는 논리를 적용하여 논리적 시뮬레이션을 거듭하여 오차의 범위가 가장 작은 결과치를 가지고 예산을 편성해야 실패를 막을 수 있다.

고속국도 건설의 예를 들어보자. 시행사인 민간사업체는 예산을 더 많이 타도록 노력할 것이고 발주처인 정부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가장 작은 액수로 입찰하는 시행사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예산안을 구체화했다면 이 예산안은 시방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게 작성되어 있을 것이다. 예산안만 가지고도 어떤 시공사든지 문제없이 공사를 완공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방서에 준하는 예산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책임 공무원은 예산안을 짜기 전에 현장을 샅샅이 살펴보고 초안을 만들어야 한다. 초안을 만들어 놓은 후에는 “문제의 구간”에 대해 여러 기업의 전문가들과 함께 적용 기술과 소요경비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고민 후에나 오차가 없는 예산안이 나올 수 있다. 이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인 이야기는 현실과 전혀 다르다. 현재 공무원들은 책임자가 발로 뛰면서 고민해야 할 일들을 연구용역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용역을 통해 만들어진 예산안을 내놓고 자신들은 책임에서 빠진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감독만 하겠다는 자세이다.

연구용역을 던져주고 이로 인해 나온 결과물로 국책공사를 발주하여 터진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가. 2004년 10월 11일 임태희 의원이 기획예산처로부터 넘겨받은 12개 국책사업에 관한 자료의 내용을 보자. 임 의원이 받은 기획예산처의 자료에 의하면, 대형국책사업에 710조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다. 이 중 진행 중인 국책사업 가운데 당초 계획보다 총사업비가 배 이상 늘어난 사업은 29개로 사업비 증가액이 22조4000억 원에 이르지만, 타당성 재검증이 실시된 것은 2개에 불과했다고 지적되어 있다. 검증도 없이 방만하게 집행되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더구나 대규모 국책사업이 노 대통령의 균형발전논리에 잡혀 논리를 위한 정책으로 변질되어 검증도 없이 무분별하게 수용되고 있다는 임 의원의 지적은 경악 그 자체이다.

만약 각 부서의 고위 공무원들이 오차의 범위를 현격히 줄여 시방서와 같은 수준의 예산안으로 국책사업을 시공해 왔다면 지금쯤은 상당한 노하우 축적과 함께 기술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터이다. 이는 국가의 무형자산이다. 연구용역에 의존한 결과 노하우나 기술력 축적은 고사하고 매년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대의 국고가 소실되고 있다.

문제가 되어 있는 세종시의 경우 세종시 청사 예산만 2589억 투입이 투입되었고 연구용역 추가비용도 수십억 원의 혈세가 증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 때에는 청사와 관련된 비용만 2600억 원의 혈세가 증발한다.

이처럼 정부의 부서에서 면피용의 연구용역을 남발하고 있는 동안 대한민국 전체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초학문의 기반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 통계청에서 나오는 자료마저 오류가 발견되고 심지어 국토해양부에서 내놓은 책자의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채로 출판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적어도 정부의 부처와 부서에는 국책연구기관에 준하는 독자적인 연구소가 설립되어 있어야 하고 이 연구소를 통해 연구결과가 나와야 한다. 연구결과는 공개되어야 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연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도외시하고 국책연구기관에 용역을 주어서 예산을 수립해야 할 정도로 무능력한 부서라면 그 부서가 어떤 부서이던지 간에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

다음으로 논리를 통해 이론이 세워졌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이론대로 집행하면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검토과정이다.

3) 논리에 대한 시뮬레이션은 필수

한국은 기초학문이 부실하다. 기초학문이 부실한 이유는 이론의 체계를 세우는 논리의 부재에서 찾아진다. 논리의 부재는 학문적 작업이 부실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정부의 틀을 세우기도 전에 발생한 육이오 전쟁을 겪어야 했다. 이로 인한 혼란기에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에 대한 학문적 기초를 세울 겨를도 없었다. 경제를 비롯한 기초학문에 대한 “내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이승만 정권은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야 했다. 이승만 정부는 국가정책을 비롯하여 모든 기초학문에 이르기까지 일본과 미국의 것을 베껴서 사용했다.

미국의 교육정책은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초등학교 6년간 의무교육으로 시행되었고 정부 조직과 틀은 해방 이전에 만들어져 있던 일본의 것을 약간 고쳐서 사용했다. 관공서와 군대제도 그리고 경찰제도는 일본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해방 당시만 해도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국민은 약 15%였고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국민은 0.2% 수준에 불과했다. 따라서 익숙해져 있는 일본의 제도를 그대로 담습하는 것이 오히려 나았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미래를 위한 디자인은 한계적일 수밖에 없었다.

4.19의 혼란을 5.16 혁명으로 제압하고 정권을 세운 박정희 대통령은 혁명적인 발상을 가지고 있었다. 대단한 학구파이며 이론가인 동시에 미래디자이너였다. 그는 항상 노트를 휴대하고 다니며 노트에 메모된 내용을 취합하여 이론을 세웠다. 청와대 집무실의 책상에는 스케치북이 항상 놓여 있었다.

박 대통령은 스케치북에 전황도, 설계도 등을 그렸는데 브리핑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큼지막하게 그렸다. 이 스케치북에는 사실적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경부고속도로 스케치이다. 박 대통령은 꿈의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무려 2년 반 동안 연구와 고민 끝에 경부고속도로를 디자인하며 설계했다.

박 대통령에 의해 완성된 경부고속도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있어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며 한강의 기적을 견인한 견인차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된 과정을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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