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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도, 국보 207호 ⓒ 국립경주박물관 ^^^ | ||
"한때 천마총이란 이름 때문에 경주 김씨들이 우리가 말(馬)이냐, 라며 들고 일어났다면서요?"
"그 땜에 경주시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청원까지 했니더. 아마도 우리 나라 고고학적인 발굴 조사에서 학술적인 명칭 문제가 국회에서 논의된 것은 처음이었지, 아마."
"그때 경주 김씨들의 주장은 무엇이었나요?"
"아, 천마총은 말의 무덤이 아니라 사람의 무덤이라는 거지요. 그러니까, 천마도가 나온 왕릉이니, '천마도 왕릉'으로 고쳐 달라고 그랬다고 하니더."
푸름아, 그리고 빛나야!
아빠는 지금 대능원 서북쪽에 드러누워 둥그런 배를 쓰다듬고 있는 경주 155호 고분 천마총 앞에 서 있어. 근데 천마총은 다른 고분들과는 달리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어. 언뜻 보면 졸음에 겨워 하품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아. 고분이 왜 하필 하품을 하는 것처럼 보이냐구? 후후후. 아빠의 경주 길라잡이 신 선생이 천마총 앞에 서서 자꾸만 하품을 하고 있거든.
보나마나 어젯밤에도 새벽까지 막걸리를 마구 마신 것 같아. 신 선생의 눈동자에 핏발이 몇 줄 서 있고, 옆에 다가서면 감홍시 익는 내음이 솔솔 풍겨오는 걸 보니까. 그 선생님은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냐구?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신 선생은 얼마 전에 대학 다니는 자식 둘 뒷바라지를 한다고 집을 팔았거든.
그런데 이사를 할 마땅한 집이 없다는 거야.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돈이 모자라고, 돈에 맞는 집을 쳐다보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나 어쨌다나. 하지만 아파트는 곧 죽어도 싫대. 왜냐구? 신 선생은 아파트를 닭장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 또한 신 선생은 무조건 흙을 베고 살고 싶대. 공중에 붕 떠서 살기는 정말 싫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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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총 옆의 연못 ⓒ 이종찬^^^ | ||
푸름아, 그리고 빛나야!
이곳 천마총은 아직까지도 논란이 끊기지 않는 곳이란다. 천마도가 나왔다고 해서 붙혀진 천마총이란 이름에서부터, 천마도 또한 너무나 말이 많아. 하지만 '천마도 왕릉'을 주장했던 경주 김씨들의 뜻은 끝내 무산됐어. 당시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재심의를 하면서 이렇게 결론지었대. 이 능의 주인이 왕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유물이 출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천마총으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지만 천마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말이 많아. 천마도가 아닌 기린도라고. 왜 그러냐구? 일부 학자들은 이렇게 주장해. 기린은 성인(聖人)이 이 세상에 나올 징조를 나타내는 상상의 동물이래. 그리고 그 동물의 모습은 몸은 사슴과 같고, 꼬리는 소의 꼬리를 달고 있대. 그리고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고, 빛깔은 5색이래.
또한 고대 중국에서는 기린을 우주운행 질서의 가장 중심이 되는 신이자 저승의 수호신으로 생각했대. 게다가 기린은 천년을 살고, 살생을 미워하며, 모든 것에 해를 끼치지 않는 덕의 화신으로 여겼다는구나. 그러니까 여기에서 말하는 기린은 너희들이 알고 있는 그런 기린이 아니라 상상의 동물이라는 거지.
근데,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도가 바로 그런 모습이라는 거야. 천마도를 자세히 뜯어보면 천마의 머리에 뿔이 달려 있고, 입에서는 신기(神氣) 같은 것을 내뿜고 있다는 거지. 또 천마의 뒷다리에서 뻗쳐 나온 갈기는 기린이나 용 등의 신수(神獸)에서 보이는 공통된 표현이라는 거지.
신수가 뭐냐구? 신을 상징하는 짐승들이야. 그래서 일부 학자들이 천마도에 그려진 신수가 천마가 아니라 기린이라고 주장하는 거지. 너희들도 이 그림을 한번 잘 살펴봐. 정말 그런가? 하긴 그렇다고 해도 굳이 천마총을 기린총이라고 바꿔 부를 필요까지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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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리서 바라본 천마총 ⓒ 이종찬^^^ | ||
왜냐구? 천마나 기린이나 모두 상상의 동물이 아니겠어. 그리고 천마 또한 하늘나라의 옥황상제가 타고 다닌다는 동물이야. 그러니까 아빠의 말은 천마나 기린이나 모두 상상의 동물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서 천마로 보일 수도 있고, 기린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거야. 하지만 이 고분의 주인이 정확하게 밝혀진다면 그때는 이름을 바꿔야겠지?
"처음 천마총을 발굴할 때에는 시험발굴이었다면서요? 황남대총을 발굴해 조사하기 전에 고분에 대한 예비지식을 얻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니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렇게 큰 고분을 발굴한 경험이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시험발굴에서 오히려 황남대총보다 더 큰 대박을 터뜨렸으니…."
푸름아 그리고 빛나야!
천마총은 1973년에 처음 발굴을 했대. 자료에 보면 이 능은 밑지름이 47m이며, 높이가 12.7m래. 그리고 이 고분은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기에 만들어진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이야. 고분 내부는 바닥에 큰 냇돌을 고르게 낀 뒤, 거기에 동서 6.6m, 남북 4.2m, 높이 2.1m로 추정되는 목곽이 설치되어 있고.
또 목곽 안에는 길이 2.2m, 너비 80cm의 나무관을 동서로 길게 놓았대. 그리고 목곽 주변에는 너비 50cm, 높이 40cm의 자갈 석단을 쌓았대. 석단 동쪽에는 길이 1.8m, 너비 1.0m, 높이 0.8m의 나무로 짠 부장품 수장궤(副葬品 收藏櫃)를 남북으로 길게 놓았고. 부장품 수장궤란 죽은 이를 묻을 때 함께 넣어주는 물건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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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입을 벌리고 있는 천마총 ⓒ 이종찬^^^ | ||
그 목곽 주변에도 큰 냇돌을 밑지름 23.6m의 원형으로 목곽과 같은 높이로 경사지게 쌓아올렸대. 그리고 목곽 위에는 냇돌을 반달 모양으로 약 4m 높이로 쌓고, 표면에는 진흙을 약 30cm 두께로 발랐대. 정상부에는 진흙 속에 마구장식품(馬具裝飾品) 등을 함께 묻었고, 흙을 쌓아 봉토를 만들었대. 봉토 기슭에는 냇돌을 높이 1.2m로 쌓아 호석(護石)으로 삼았고. 호석은 무덤을 보호하는 돌이야.
"이곳에서 금관과 천마도를 비롯한 1만1500여 점이나 되는 유물이 출토되었다면서요?"
"당연한 기 아이겠능교? 천마총을 발굴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도 능에 손을 댄 흔적이 없었다고 하니까."
"하긴, 검총만 하더라도 일본 학자가 먼저 손을 댔다고 하니까."
1만 1500여점…. 엄청나지? 자료에 보면 장신구류가 8766점, 무기류 1234점, 마구류 504점, 그릇류 226점이 나왔고, 그 외의 유물도 796점이나 나왔대. 그리고 그렇게 출토된 유물들은 대부분 천마총 안에 보관되어 있어. 그 중 일부는 국립경주박물관 별관에 보관하고 있는 것들도 있지만.
그 중 학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이 금관(金冠)과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라는 거야. 천마도장니란, 천마의 양쪽 배에 가리는 가리개야. 이 가리개는 흙이나 먼지를 막는 것뿐만 아니라 장식물로도 사용되었대. 그 중 천마총 금관은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시대 금관 가운데 금판(金板)이 가장 두껍고, 금의 성분도 아주 우수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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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면에서 바라본 천마총 ⓒ 이종찬^^^ | ||
또 천마도장니는 천마총 출토품 가운데 학자들을 놀라게 한 유품이래. 이 장니의 재료는 자작나무 껍데기를 여러 겹으로 겹쳐서 누벼 만들었대. 그리고 그 장니 위에 하늘을 나는 천마를 그렸는데, 이 유품은 고신라 유일한 미술품이라는거야. 그래서 천마도, 천마도, 하면서 이 고분의 이름까지 천마총이라고 붙였대.
"신라 금관의 산(山)과 출(出)자 모양은 생명과 다산(多産)을 상징한다면서요?"
"어디 그것뿐인교. 나무는 성스러움의 상징이자 하늘로 통하는 길이며, 사슴뿔은 신성함과 숭배를 상징한다고 하니더."
"러시아의 노보체르카스크에서 나온 금관도 나무 모양의 장식과 사슴뿔 모양의 장식이 달려 있다고 하던데."
"그라이 일부 학자들이 처음 신라를 세운 세력이 유라시아 지역에서 이주해 온 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기 아니겠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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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총 금관, 국보 제188호 ⓒ 국립경주박물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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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관장식, 보물 제618호 ⓒ 국립경주박물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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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제 허리띠, 국보 제190호 ⓒ 국립경주박물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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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제관모, 국보 제189호 ⓒ 국립경주박물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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