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PS 시험도 여러 단계로 응시
스크롤 이동 상태바
TEPS 시험도 여러 단계로 응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능력에 따라 응시할 수 있도록

며칠 전 뜻 한바가 있어 TEPS 시험을 치루기 위해 시험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시험장은 어느 학교였는데 위치를 잘 몰라 시험시작 전 보다 훨씬 일찍 찾아갔다.

그런데 시험장 주변에는 수험생들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많이 와 있었고 그 중에는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들도 많이 보였다. 아니 오늘 이 시험장에 TEPS 시험 말고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는 무슨 다른 시험도 같이 있는가하는 의아심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실 입구 쪽으로 갔다.

그 곳에는 수험 번호대로 수험실 번호가 나붙어 있었고 응시생들은 자신들의 수험실을 찾기 위해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도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들이 제법 많이 섞여 있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험표를 보며 수험실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순간 나는 수험장을 잘못 찾았는가 싶어 그 교실 말고 다른 곳의 수험실을 찾으려고 두리번 거렸지만 더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 시험에 초등학생들이.... 나는 순간 얼굴이 화끈 거렸다.

내가 너무 늦게 시험장을 찾았단 말인가 아니면 내가 칠 수 있는 수험 수준이 아닌가 그래도 중, 고, 대, 그 후에도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 왔는데 그렇게 해도 안 되던 영어가 아직도 어려운데 그 어려운 영어시험을 이 초등학생들이 응시한단 말인가....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초라하기까지 했다. 너무너무 부끄러워 시험을 포기할까 하다가 그래도 33,000원의 수험 응시료를 납부하였는데 그냥 되돌아가기는 아쉬워 두 눈을 가리고 얼른 시험장안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수험실을 찾아 자리를 잡고 한참이나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살며시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펴보고는 또 한번 놀랐다. 내 주변에는 거의 초등학생들이었다.

그들 중 한 학생과 눈을 마주쳤을 때 나는 무슨 큰 죄인이라도 된 듯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내 자신이 또 한번 초라했다. 내가 너무 늦게 시험장을 찾았나, 내가 이정도 밖에.... 천하를 얻는다 해도 이 자리에 계속 버티고 있을 염치가 없었다.

순간 벌떡 일어나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복도에도 어린들로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더 부끄러웠다. 가지도 오지 못한 채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빨리 시험이 시작되기를 바랐다. 그것이 나가는 것 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지루한 긴긴 시간이 지나 겨우 시험이 시작되었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험을 치는 중에도 온통 고득점의 생각보다 어떻게 시험장 밖을 나갈까 하는 생각으로 시험을 치는 둥 마는 둥 했다.

시험 중에 아니나 다를까 어린 수험생들은 긴긴 시험시간이 지루했든지 시험지를 읽는지 마는지 혼자서 연필놀이를 하는 어린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느 어린들은 딱지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모르긴 해도 내가 보기에는 어린이들에게는 아무리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어도 회화(청해)는 몰라도 이정도의 시험에 어휘, 문법, 독해 문제는 어린들이 풀기에는 무리인 것 같았다. 차라리 어린이들은 물론 자신의 능력에 따라 한문시험처럼 단계를 통해 시험을 칠 수 있는 제도가 나와야 할 것 같다.

무조건 엄청난 응시료가 소요되는 이러한 시험을 강건너 불 보듯 방치한 국가에도 문제가 있고, 시행기관에도 문제가 있다.

이 시험의 유효 기간은 2년이다. 국가고시를 응시하거나 취업을 위한 수험생들에게 어쩔 수 없다 손 치더라도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아마 자기의 영어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응시하는 것 같은데 처음부터 바로 이렇게 어려운 시험에 응시하게 한다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

놀기도 해야 하고 각종 여러 공부를 해야 할 어린이들에 너무 영어에만 몰입하게 한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도 자기의 능력에 맞게 응시할 수 있는 단계별 영어능력검정시험을 시행하기를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