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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백화점이나 마트 그리고 좀 규모가 있는 상점에서는 손님을 ‘고객’이라고 부른다.
‘고객’이라는 어감은 친근하지는 않지만 왠지 높이 대접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하마터면 높이 대접받는 객이라는 의미로까지 이해할 뻔 했다.
아니 어쩌면 거의 모든 구매자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고객(高客)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지는 않고, 사전적인 의미인 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그 대상자로 찾아오는 사람이나 외로운 손님이라는 의미로 쓰인다는 것은 쇼핑이나 물건을 구매해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백화점은 잘 이용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할인 마트 등의 규모가 제법 큰 상점에서 대부분 고객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고객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줌마’, ‘아저씨’나 ‘어머니’, ‘아버지’ 등에 비해서 격이 있게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편안하게 다가오는 호칭은 결코 아니다.
‘고객’은 어쨌든 담을 두고 대하는 손님이라는 의미이지, 주인이 굶더라도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했던 과거의 ‘객’의 의미에는 근처에도 갈 수 없다.
나는 마트에서 빨갛고 예쁜 전화기를 한 대 구입했다. 신호음이 울리면 네온이 반짝이는...
그런데 집에 와서 연결해도, 전시된 상품과는 달리 전화벨이 울려도 네온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철거하여 박스에 넣어서 매장에 가서 반품 사유를 말하기도 전에, 직원은 “고객님, 가전제품은 거의가 고객이 설치를 잘못하여 생기는 문제가 대부분이입니다.” 라고 말하며 물건을 낚아채다시피 회수하여 테스트를 시작했다.
나는 그 매몰찬 대우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 직원의 깜냥을 지켜보았다. 역시나 네온은 전문가의 손에 의해서도 반짝이지 않았다.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교환이나 환불을 마치 배려인양 승인하였다.
역시 이 시대의 고객은 물건을 사고 이윤을 남길 때만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존재이다.
고객은 하자가 있는 물건의 반품 앞에서 오갈 때 없는 자본주의의 외로운 길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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