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엌신>의 표지 ⓒ 살림출판사^^^ | ||
소설가가 음식점을 경영한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몇 개의 우연이 순서대로 나타나 애초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쪽으로 현실을 만든' 것입니다. 그녀가 음식점을 내게 된 동기는 정말 작가적(?)입니다.
양귀자님은 어느 날 빈집에 홀로 남겨진 고양이 한 마리가 먹이를 찾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너무나 안타까웠지요. 그 마음이 꿈에도 생각 못한 음식점 경영으로 이끈 겁니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녀는 '운명 같았다'고 말합니다.
'밥 한 끼의 아름다움을 위해' 주인이 들이는 공은 실로 감동적입니다. 그 완벽성 앞에서는 머리가 절로 숙여지더군요. '아하, 장사는 마음으로 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특히 음식을 담아낼 그릇에 들인 정성은 가히 탄복할 만하지요.
세 차례에 걸쳐 그릇을 바꾼 경위하며 청자 그릇을 열흘에 3천장이나 부순 사연 등등은 지금도 제게 안타까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문득 끼니마다 아무 생각 없이 받아먹던 저희 집 그릇을 새삼 어루만져 보기도 했지요.
^^^▲ 음식점 입구 ⓒ 김유원 기자^^^ | ||
글을 읽다보면 상도의에 무감각한 '장사꾼들'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같은 업계에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의 몰상식함에 한숨을 내쉬기도 했지요. 거리를 꽉꽉 메우고 있는 음식점들이 '정성 경영'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도 꾸었습니다.
끝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기자의 심경을 몇 가지 토로하려 합니다. 첫째는 이 책이 단순한 수필집이 아닌, 음식점 홍보용 책자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아마도 '그곳에 한 번쯤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드는 데서 오는 기우일 테지요.
두 번째는 메뉴판에 적힌 높은(?) 가격과 고급스런 외양이 품어내는 거부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양귀자님도 크게 고심을 한 흔적이 보입니다. 주인의 진심을 헤아리는 독자들의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지요.
아무튼 '또 다른 세상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한 소설가의 바람인 '함께 웃고 우는' 그 부대낌이 우리 사회에 가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독특한 이름으로 불리는 음식들 ⓒ 김유원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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