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석유회사들, 구글 검색광고를 “그린워시”로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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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석유회사들, 구글 검색광고를 “그린워시”로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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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 책임 낮추기 위해 구글이 광고 판매
- 석유 대기업, 이른바 가짜(허위) 친환경(Green Washing) 구글 광고 성행
- 구글 광고와 검색결과 구별이 쉽지 않아
- 젊은이들조차 구글 검색 결과와 유료광고 구분 못하는 비율이 60% 이상
- 신용, 신뢰를 돈 받고 파는 구글 광고
사진 : 뉴스사이트 비디오 캡처
사진 : 뉴스사이트 비디오 캡처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은 지구 온난화에 관한 과학적 합의에 반하는 광고로 수익을 얻는 것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런데 새로운 보고에 따르면, 구글은 석유회사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동(同)업계의 책임을 과소평가시키기 위해 유용한 “디지털 부동산”, 즉 광고 틀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인터넷상의 허위정보와 루머(소문)를 연구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NPO)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 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 연구자들은 지난 2년간 화석연료 대기업이 구글의 미국판 사이트에 올린 3만 2000건 이상의 검색광고를 분석했다. 모두 기후와 관련된 6만1000건의 검색 입력을 타깃으로 한 광고이다.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이 순배출제로(NetZero)나 환경 친화적(Eco-Friendly) 등을 검색했을 때 구글 첫 페이지에 표시되는 광고 틀을 구입했으며, 그 공간을 기후변화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화석연료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오염 사실을 숨기는 광고로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CCDH 설립자 임란 아메드(Imran Ahmed)는 "구글은 기후변화 부정 산업과 공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란 아메드 CEO는 “전 세계적으로 정보를 찾는 최초의 수단으로 구글 검색을 사용하는 사람은 수십억 명이나 된다. 검색 결과, 맨 위에 무언가를 표시할 권리를 구입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세상을 보기 위한 렌즈를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구글 대변인 마이클 애시먼 (Michael Aciman)은 기후변화에 대한 허위 정보에 대한 이 회사의 입장을 밝혔다.

애시먼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대해 “지난해 우리는 업계 선두 정책을 새로 제정했다. 기후변화의 존재나 원인에 대한 허위 주장을 촉진하는 광고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 논쟁이나 녹색 이니셔티브 논란에 그치지 않고 선을 넘어 기후변화 부정을 노골적으로 추진할 만한 콘텐츠를 발견하면 그런 광고는 삭제하겠다.”고 말했으나, 이후  구글은 이 같은 광고가 몇 건 삭제됐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CCDH 조사는 주로 최대 규모의 석유와 천연가스 기업인 영국석유(BP), 엑손모빌, 쉐브론, 셸, 아람코(ARAMCO)에 주목했다. 모두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한 화석연료 가격 급등 덕분에 최근 분기에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챙겼다.

CCDH의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2년간 이러 기업들의 ‘검색 광고의 틀’ 구입에 따라 구글에 흘러 들어간 수익은 2400만 달러(약 338억 6,880만 원) 가까이가 된다고 한다.

보고서 집필자들이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라고 판단한 광고는 조회 수가 5800만 회 이상이나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인 메탄(methane)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면 제로 루틴 플레어링(ZRF, zero-routine-flaring, 플레어가스 배출량 제로) 노력을 과시하는 BP 광고가 뜬다. 플레어링은 원유 채굴 과정에서 배출되는 불필요한 천연가스를 태워 버리는 널리 행해지는 행위다.  플레어링을 통해 대기를 오염시키고,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이산화탄소, 메탄, 매연 혼합물이 방출된다.

영국 BBC가 2022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BP를 비롯한 석유회사들이 유전에서 플레어링으로 인한 메탄 배출량을 과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셸(Shell)은 "순배출제로(Netzero) 기업"이라는 검색 입력을 타깃으로 하는 검색 광고에 18만1000달러(약 2억 5,537만 원)를 투입했지만, 미 연방의회의 최근 조사에서 드러난 2020년 셸의 사내 문서에서는 자사 직원들에게 넷 제로 배출은 “세계 전체의 집단적 야심적 목표”이지 “쉘 자신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는 자세를 취하도록 호소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해 셸은 표면적으로는 넷제로(순배출제로) 목표를 발표했지만, 기후 문제를 다루는 그룹 사이에서는 이 회사의 석유 탐색의 중단 없는 지속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또 탄소배출량 측면에서 세계 유수의 존재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ARAMCO)는 “업계에서는 가장 탄소배출량이 적은 회사 중 하나라고 자칭”하는 구글 광고를 내기도 했다.

CCDH 보고서는 넷제로 기업 등의 키워드로 정보를 검색한 사람에게 거꾸로 석유 대기업의 ‘그린워싱’ 광고가 표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 애시먼 대변인은 “연구자들이 지적한 광고가 모두 구글의 정책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구글의 정책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언명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기후변화는 소문이 난 지구 기후는 온난화되지 않았다거나 기후변화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나 탄소 배출이나 인류의 활동이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애시먼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주장이 이루어지는 맥락을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허위 주장을 사실로 진술하는 콘텐츠와 그러한 주장에 대한 보도나 논란과 같은 콘텐츠를 구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CDH 조사에 대해 셸의 대변인은 “쉘은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셸 대변인은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우리의 투자는 이미 몇 십억 달러에 달한다. 당사가 판매하는 에너지 믹스(energy mix)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신사업을 급성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광고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당사가 현재 제공하고 있거나, 개발 중인 저탄소 솔루션(low carbon solution)에 대해 고객이 알게 되면, 고객도 자신에게 적절한 시점에 그러한 솔루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

* 광고냐, 검색결과냐 ?

시장 및 소비자 데이터를 전문으로 하는 독일의 독립계의 데이터 분석 사이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구글은 온라인 검색의 분야에서 지배적 지위에 있으며, 그 시장 점유율은 세계 전체에서 80%를 넘는다.

구글 광고 제품을 이용하면, 광고출고 기업은 구글에 요금을 지불함으로써 특정 키워드의 검색 결과 상위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스폰서가 붙은 검색 결과에는 광고 마크가 뜬다고는 하지만, 최근 구글은 그 구분을 모호하게 하고 있어, 유료 광고와 원래 검색 결과를 혼동하기 쉽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광고인지 검색 결과인지 알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스턴 대학 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의 미셸 아메진(Michelle Amazeen) 교수는 “사용자가 광고 콘텐츠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글을 자기 자신의 검색이 가능한 신뢰할 만한 장소라고 생각하지만, 검색 결과 2페이지 이후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이 경우 이런 종류의 광고의 효과는 특히 커진다”고 강조한다.

영국 미디어 규제 당국 오프컴(Ofcom)이 2022년 3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특히 젊은 층은 구글 검색 결과가 광고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유료 광고와 원래 검색 결과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60% 이상"에 이른다.

환경보호단체인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에 따르면,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찾는 일반인들을 유언비어가 넘쳐나는 다른 세계로 내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 신용을 돈 받고 판다

아메드는 CCDH 연구에 따르면, 구글이 2021년 COP26(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 :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최) 이전에 표명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구글은 향후 기후변화의 존재와 원인에 대해 잘 확립된 과학적 합의에 모순되는 콘텐츠로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약속이다.

이후, 구글이 여전히 그러한 콘텐츠를 게재하는 웹 페이지의 광고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 복수의 연구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허위정보에 반대하는 기후행동연합(気候行動連合)은 “지난 10월 구글은 여전히 기후변화 부정을 주장하는 사이트 디스플레이 광고의 주요 게재자가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CCDH 보고서는 “구글에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왜곡하는 광고 게재를 중단하고, 연구자들이 보다 쉽게 구글 사이트를 체크할 수 있도록 광고 라이브러리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아메드는 “구글의 일은 검색 입력에 대해 양질의 신뢰성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구글은 돈만 지불하면 상대가 누구든 그 신용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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