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를 향해 삶을 던진 기생독립단 여성들의 아픔과 연대 리딩 쇼케이스 "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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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를 향해 삶을 던진 기생독립단 여성들의 아픔과 연대 리딩 쇼케이스 "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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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시대, 잊혀진 뒷모습을 조명하다

굴욕적인 한일합방 이후 독립을 향한 염원으로 온 나라가 들끓었던 1910년대, 수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해 삶을 불살랐다. 역사에 거대한 흔적을 남긴 영웅은 물론 기록조차 남지 않은 희생들이 시대를 채웠다. (재)정동극장의 2019 창작ing 시리즈 리딩 쇼케이스 두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산홍>(작 배서영, 작곡 정규원, 연출 김미란)은 생을 내던졌으나 선명하게 기록되지 않은 인물들 중 하나인 기생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창작ing 대본공모를 통해 선정되어 낭독공연 형태로 선보이는 <산홍>은 이번 리딩 쇼케이스를 통해 서사와 음악을 보다 탄탄하게 조화시킬 계획이다.

1919년 3월 29일, 수원 화성행궁 봉수당에 일제가 설치한 자혜병원으로 강제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던 기생 33인이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다 검거되었다. 앞서 3월 19일 진주, 뒤이어 4월 1일 해주, 통영 등지에서도 기생들의 만세시위운동이 펼쳐졌고 이를 이끌던 기생 여럿이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으나, 이후의 행적에 대해서는 기록을 찾아보기 어렵다. 뮤지컬 <산홍>은 독립이라는 거대한 시대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냈으나 잊혀진 여성들, 그리고 그들 각자의 삶의 이면을 그려내고자 한다.

대의를 향해 삶을 던졌던 기생독립단, 시대에 가려진 여성들의 아픔과 연대

나라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고 전통과 신문물이 정신없이 교차하는 혼란한 시절, 1918년~1919년 수원권번이 뮤지컬 <산홍>의 배경이다. 자부심 넘치는 조선의 관기였으나 일제 치하에서 창부처럼 취급받게 된 기생들의 삶을 바탕으로 화려한 치장 뒤에 가려두었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일본인에게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술을 권하며 얻어낸 정보와 재물로 독립운동을 암중에서 지원하던 기생독립단 단원 산홍. 남동생 순봉을 당당한 독립투사로 키워내기 위해 헌신하던 산홍 앞에 미친 사람 행세를 하는 채린이 나타나고, 채린과의 관계가 얽혀갈수록 숨겨둔 마음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뮤지컬 <산홍>은 대의만을 바라보며 생을 불태우던 인물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을 직면하는 순간을 그린다. 희생과 헌신으로 삶을 채운 산홍과 현실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인물 채린을 마주세워, 거친 시대에 떠밀려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 말을 나누고 마음을 엮는 과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연민과 공감으로 관계를 쌓아간다. 부딪치고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 인생을 바칠 거대한 의미 앞에 외면되던 개인의 삶은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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