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취 따라 깨달은 '가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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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취 따라 깨달은 '가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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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제영화제 상영작 프리뷰 - <마지막 앨범>

한산했던 대낮에 중국인 및 방송사 등 관계자들이 눈에 띄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광주국제영화제의 밤은 광주 밀리오레 전관을 행사 기간동안 임대해 그런지 시내에 나왔다가 첫 관람하는 듯한 연인들, 가족 단위의 관람객으로 당일 최종회인 밤 10시 상영작인데도 불구하고 2층 좌석이 가득 메워 열기를 띠었다.

2005 광주국제영화제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즈' 부문에서 5일째 상영작인 영화 <마지막 앨범>(감독 미츠히로 미하라, 2005, 일본)은 어머니의 제삿날, 오래 전 고향을 떠난 누나가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토쿄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있는 타카치(켄 카이토 분)가 댐 수몰 예정지역인 고향 하나타니로 돌아 오면서 시작된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 등장하는 사진관에서 느껴지듯 초라해 보이지만 뭔가 아련한 정서가 묻어날 듯한 사진관을 운영해 온 아날로그 세대의 사진사 아버지(후지 타츠야 분)와 디지털 세대의 사진작가 지망생 아들 간 갈등이 때론 한 장의 사진과 한가로운 전원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타카치가 오랜 도시 생활에서 돌아온 고향에서 받게 되는 문화적 충격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 아버지를 따라 마을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러 가는 타카치 - 영화 <마지막 앨범> 중
ⓒ giff.org ^^^
마치 우리 영화 <집으로>에서 할머니와 손자 간의 갈등을 보듯 물과 기름 같았던 부자간은 급기야 주먹 다짐으로 위기에 놓이지만, 아버지가 고향 땅을 한 걸음씩 밟으며 수몰지역 고향 사람들의 사진을 통해 아들에게 '고귀한 유산'을 남기려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 한 숨을 돌리게 된다.

타카치의 누나 역시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했고 아버지 역시 도시를 동경했으나 소중한 고향을 알게 해준 어머니와 만남을 통해 찍는 대상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살아있는 사진을 연출할 수 있게 돼 죽음을 앞두고도 드문 드문 떨어진 마을의 집들을 찾는 산행을 계속한다.

영화 중반에 일본 만화 '시마과장'에서 보았던 우리나라의 차전놀이를 닮은 전통 행사나 결혼 및 상례 풍습 등은 언뜻 영화 <축제>를 떠올리며 등장인물들의 어투 하나하나에 일본의 지방색을 심어 놓았다.

이러한 전통 행사들은 주인공 타카치가 마을과 동화되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특히 마을 어른과 대화를 통해 평소 말수가 적은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는 걸 깨닫는 타카치의 내면에서 이전까지 주변인으로 비쳤던 타카치가 아버지의 '마지막 앨범' 제작을 돕게 된다.

^^^▲ 수몰 예정 마을 사람들의 촬영을 마치고 내려와 마을을 바라보는 부자 - 영화 <마지막 앨범> 중
ⓒ giff.org^^^
주인공 타카치는 아버지를 업고 촬영장비를 둘러멘 채 힘든 산행을 감행하고, 아버지 만의 사진을 완성시키고 내려오는 길에 바라 본 고향 마을과 어머니가 좋아했던 벚꽃나무를 보면서 아버지가 죽음을 무릎쓰며 지키고 싶었던 것이 어머니가 일깨워준 소중한 유산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개울에서 물놀이 하며 맨발로 흙을 밟는 자연 본위의 삶을 가르쳐준 마을 사람에 대한 보은일지도..

감독은 디지털 시대에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들을 일깨우면서 댐 수몰 지역의 한 가족의 갈등부터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지키려했던 소중한 '가족'이라는 유산을 청년 세대에게 전고자 한 듯하다.

영화의 결말부에 타카치 가족이 하나가 되어 활짝 웃는 사진을 찍는 장면은 그 동안 수 많은 우리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가족'의 모습들이 떠오르면서 이미 빛을 바랬을지도 모를 한 장의 흑백사진 속에 소중한 가족애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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