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폐고혈압협회에서 주관하는 환우 모임에 참석한 월리엄 더글라스씨(가명). 코에 물려있는 산소흡입기에 고정되던 시선은 그가 달고 있는 등 뒤의 산소통으로 옮겨진다.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더글라스씨. 그는 왜 산소통을 등에 메고 있는 것일까?
더글라스씨가 앓고 있는 질병은 현대의학에서 난치성 질환으로 손꼽히는 질환인 '폐동맥 고혈압'이다.
폐동맥고혈압이란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들에 이상이 생겨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인데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면 가장 위험한 상황인 급격한 호흡 곤란이 찾아올 때 대처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상당수 환자들의 사망원인이 돌연사일 정도로 갑작스럽게 질환이 악화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증상을 느끼는 환자들은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되었기 때문에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예방 차원에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소통을 메고 다닌다고 하면 황당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많은 희귀난치성 질환자들이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 희귀병은 아니어도 일부 폐암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처럼 호흡에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들도 산소통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장혁재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효과는 초기와 중기, 말기가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는데 더글라스씨의 미소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질병을 좀 더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염려 때문"이라며 "산소통에 의지해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최근 의학기술에 발달에 따라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과 치료"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은 인구 100만 명당 2명 정도에게 발생할 정도로 희귀하며, 전체 폐동맥 고혈압환자는 국내에는 약 5,000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실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1천명 미만에 불과하다고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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