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가 무슨 죄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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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가 무슨 죄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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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의 일입니다. 평소처럼 아침 일찍 출근하여 신문을 보고 있을 때 였습니다.

후즐구레한 입성의, 첫눈에 보기에도 노숙자로 보이는 30대 남자가 쭈삣거리며 들어섰습니다. 전신을 와들와들 떨면서 그 사람은 "죄송하지만 라면값만이라도 주시면 은혜는 잊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머니를 열어 몇 푼 쥐어 보냈는데 제 마음도 덩달아 이 겨울의 날씨만큼이나 시렸습니다.

해가 바뀐 지가 불과 얼마나 됐다고 참으로 한심하고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또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노숙자를 유인해 개 사육장에서 일을 시킨 뒤에 말을 듣지 않는다며 때려 숨지게 한 사람들이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입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엊그제 아산시 배방면에 사는 50대 조 모씨 등 3명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조 씨 등은 지난 2002년 초부터 천안과 아산 등지에서 노숙자 7명을 자신의 개 사육장으로 데려와 강제로 일을 시키다 지난 12월 30일 밤 10시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40대 노숙자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군요.

조 씨 등은 열차역 등을 전전하는 노숙자에게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접근해 개 사육장으로 유인 한 뒤에 하루 10시간 이상의 강제노역을 시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또 노숙자들이 도망치다 잡혔거나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개집에 가두고 사흘 정도 우유만 준 것으로 드러났다니 이게 어찌 인간이라고 하겠습니까!

작년 가을에 지인의 상가(喪家)에서 아무 것도 깔지도 덥지도 않고 하룻밤을 잔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이후로 어찌나 전신이 쑤시고 아프던지 아주 혼이 난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그처럼 노숙 아닌 '노숙'을 하루만 해도 죽을 지경인데 허구한 날 노숙을 하는 노숙자들의 온 몸은 그야말로 전신에 병이 들고 쇠약해져서 조금만 힘든 일을 해도 금방 지쳐버리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인데 하지만 그처럼 가혹하게 일을 부려 먹었다니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가히 양의 탈을 쓴 악마였던가 봅니다.

지난 2003년은 저로서도 실로 질곡과 고통의 나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새해가 되니 다시금 새로운 희망의 애드벌룬을 띄워보게 됩니다. 정말이지 2004년 올해는 노숙자가 모두 사라지는 그런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악마와도 같은 인간들로 인해 유명을 달리 한 어느 40대 노숙자의 명복을 빕니다. 후에 태어나실 땐 부디 부잣집의 금지옥엽으로 태어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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