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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최인수^^^ | ||
'나 월경 해', '생리대 있어?'
이 짧은 말 한마디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월경'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간접적으로 삥∼돌려 말하거나 아예 입밖에 꺼내지 말아야 마음이 편한 것이 현실이고 소위 말하는 '일반적인 정서'다.
그동안 월경은 사회적으로 숨겨야 할 것, 부끄러운 것, 더러운 것, 말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부정적 인식은 생리대 광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여성을 소비자로 하고 있음에도 결코 '월경' 혹은 '생리' 등의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월경을 '그 날'로 돌려 말하거나 '마법에 걸렸다'며 신비스럽게 표현해 깨끗하고 순결한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월경 대신 흔히 사용되는 '생리'라는 단어에도 월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잘 묻어나고 있는데 이는 월경을 똥·오줌과 같은 생리적인 현상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흔히 단어,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고 한다. 인지하고 있는 단어의 수에 따라 사고의 폭이 달라지고, 선택하는 단어의 유형에 따라 사고 방식도 달라진다. 그런데도 사회적으로 '월경' 대신 '생리'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월경을 터부시하는 사고가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여성환경센터 명진숙씨는 "가부장제 문화와 남성중심적 사고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월경하는 여성의 몸을 불결한 것으로 취급하는 인식이 강하다"며 "월경은 출산을 위한 준비 과정임에도 터부시, 억압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경'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이런 부정적인 인식과는 달리 신비하고 고귀하다. 여성의 월경은 달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달이 차고 기우는 것에 따라 여성의 몸도 차고 기울어 이 과정이 월경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월경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인식과 사회적 측면에서의 재생산 기능도 내포하고 있어 월경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중요하고도 고귀하다. 게다가 여성은 한달에 한번, 일생동안 약 5백 번 정도 월경을 한다는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월경은 일상적인 '삶 그 자체'일 뿐이다. 이렇듯 월경은 단순히 '좋은 것', '나쁜 것' 혹은 '아름다운 것', '더러운 것' 중 어느 하나로도 규정할 수 없는 복잡하고 신비로운 것이다.
그런데도 사회는 월경을 하나의 이미지로만 규정지으려고 한다. 규정될 수 없는 것을 규정지으려 할 때,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과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월경이 갖는 다의적인 의미를 인정하고 월경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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