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직원 철수 지연과 일본의 무비판적 미국 추종
아프간 직원 철수 지연과 일본의 무비판적 미국 추종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1.09.1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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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르게 대사관 직원과 한 때 한국을 위해 일을 했던 아프간인들 390명을 무사히 철수시킨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혹시 미국의 요구에 응해 어떤 결과를 가져 왔는지 역시 검증과 교훈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진 : 아베 신조-앞-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 유튜브)
발 빠르게 대사관 직원과 한 때 한국을 위해 일을 했던 아프간인들 390명을 무사히 철수시킨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혹시 미국의 요구에 응해 어떤 결과를 가져 왔는지 역시 검증과 교훈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진 : 아베 신조-앞-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 유튜브)

지난 815일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단체인 아프간 탈레반(Afghan Taliban)이 수도 카불 대통령궁에 무혈입성을 하고, 아프간 주둔 미군이 공식적으로 831일 완전 철수함에 따라 미국 역사상 최장 전쟁의 끝을 맺었다.

2001911일 미국의 상징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가 이슬람 무장단체의 납치 비행기로 장난감처럼 무너져 내리는 참혹한 현장이 전 세계에 방영된 후 미국은 그해 10월 아프간을 침공해 20년이라는 길고 긴 전쟁을 치러왔으나, 결국은 쫓겨난 탈레반이 다시 집권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낳게 됐다.

아프간 탈레반 무장 세력이 임시정부를 구성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일본 현지 직원들의 대피가 늦어지고 있다. 915일 현재 그들을 불안한 나날을 아프간에서 지내고 있다. 대피 문제의 조기 해결은 물론 외교 전략의 쇄신을 위해서 과거 20년 동안을 총괄해 뒤돌아보는 기회를 서둘러 가져야 한다고 일본 도쿄신문 사설이 15일 지적했다.

9월 초 일본 정부는 카타르에 일본 정부 대표를 파견해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일본 대사관 현지 인력 500여 명의 대피를 놓고 탈레반 측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앞서 현지 직원들의 대피를 위해 일본은 자위대 비행기를 파견했지만 구출할 수 있었던 인원은 일본인 1명과 제 3국으로부터 의뢰받은 아프간인뿐이었다.

차기 총리를 포기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일본인 보호가 최대의 목표였다고 말했지만, 한국, 미국 그리고 유럽 등에 비해 실패나 다름없는 결과였다고 도쿄신문은 꼬집었다.

초동 지연과 대사관 직원들의 조기 출국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NPO 현지 직원도 가족도 인정되지 않아 축국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패의 근원에는 현지인의 목숨을 경시하는 태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 도쿄신문 사설은 따져 물었다.

흔히 국가주의(Nationalism)'를 신봉하는 극우성향의 정치 지도자들은 자국 국민의 목숨도 국가를 위한 간단한 도구(tool)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하물며 외국인의 목숨이야 안중에도 없을 것은 뻔하다. 일본의 극우정치지도자들의 인식이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현지인의 목숨을 경시한 것이라고 지적한 이유에 대해 도쿄신문은 “20년에 걸친 미국의 아프간 전쟁과 일본의 관련에 있다. 일본은 200112월부터 20101월까지 자위대가 인도양상에서 미군 등에 대한 급유지원을 실시했다면서 민생지원에도, 경찰관 육성 등에 총 칠십억 달러(82,068억 원)가 투입됐다. 모두 미국의 대테러 전쟁의 일부로 일본도 전쟁 당사국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아프간에서 인도활동에 종사한 한 의사는 일본의 무비판적 대미 추종을 비판했다.

국제 공헌의 내실이 현지인들의 생활보다 대미관계 강화에 무게중심이 놓였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사설은 꼬집었다. 전쟁이 끝난 지금 일본 정부는 사실상의 참전국으로서의 책임도 포함해 총괄해서 검토와 검증을 해보아야 한다고 신문은 주문했다.

이라크전쟁을 영국과 미국 등은 자체 검증을 통해 잘못된 전쟁이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영 등의 무력행사를 지지한 일본은 미검증 상태이다. 무책임한 대응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일본 언론의 지적이다.

사설은 철수한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등 한층 내향적인 경향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일본은 보다 자립적인 판단을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인도적 위기도 전달되는 아프간의 안정에 일본이 해야 할 역할이 작지 않다. 새로운 공헌 대책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과거 20년의 정책을 검증해, 교훈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발 빠르게 대사관 직원과 한 때 한국을 위해 일을 했던 아프간인들 390명을 무사히 철수시킨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혹시 미국의 요구에 응해 어떤 결과를 가져 왔는지 역시 검증과 교훈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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