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과 무능으로 점철된 일본 극우 총리의 쓸쓸한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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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무능으로 점철된 일본 극우 총리의 쓸쓸한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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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못 뽑은 지도력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이번 스가 총리의 퇴진은 일본의 숨길 수 없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잘 못 뽑은 지도력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이번 스가 총리의 퇴진은 일본의 숨길 수 없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속담 하나 : “입술에 침이나 바르지” :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그런 식의 얕은 수작은 그만두라고 핀잔하는 속담이다.

선거 활동과 양립할 수 없다” “코로나 대책에 전념을 하기 위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자신뿐일 것이다.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뻔뻔한 거짓말을 이웃 일본 총리를 통해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정치인들은 가끔 대박을 노린다. 그것도 거짓말을 총동원해 언제든지 마치 새우 미끼로 잉어를 낚을 수 있다는 등 거들먹거리기를 좋아하는 부류가 정치계에 몸담은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결국 거짓은 신뢰의 상실로 이어지고 천년만년 최고 정치지도자가 되고 싶은 탐욕은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그것도 매우 빠르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대응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자민당 내 지지도 얻을 수 없게 된 끝의 퇴진이어서 그의 뒷모습은 쓸쓸할 수밖에 없는 서글픈 처지이다.

대재앙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급격한 확대와 의료 시스템의 붕괴 직전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는 역할을 도중에 내팽개치는 스가 총리의 책임은 무겁고도 무겁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국가는 저물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극우성향의 정치 지도자들은 거의 모든 것을 국가 대신에 국민에게, 중앙정부 대신에 지방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사관 직원만 전원 탈출했다.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일본인들은 전혀 구출해 내지 못했다. 가지 말라고 했던 위험천만한 아프간에 들어간 일본인 개인 책임이라는 인식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극우 정치인들의 생각이 그렇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게 일종의 국가주의(Statism)’이다.

한 마디로, ‘국익을 개인의 이익보다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사상원리로, 그 국익이라는 것이 누구의 이익으로 남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개개인의 국민은 국가 운영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스가 총리는 3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 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밝혔다. 새로운 총재의 선출 후 총리 자리를 물러나겠다는 뜻이다. 78개월이라는 장기 집권을 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받은 스가 총리는 65%라는 높은 지지율로 출범했다. 그러나 그는 30% 이하의 지지율로 불과 1년 만에 쫓겨나다시피 총리 자리를 내놓아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퇴진의 모습도 엉망이다. 사실상 퇴진 표명을 한 스가 총리는 그 흔한 기자회견 조자 없이 기자들에게 짤막한 설명 하나 달랑 내놓고 사라졌다. 그러니 이러 저러한 질문 하나 할 시간조차가 없었다. ‘대실패를 낳게 한 총리가 코로나 대책에 전념을 불출마의 이유댄 스가의 말을 그 누가 믿어줄까......

임기 만료 직전의 이례적인 자민당 인사, 총재 선거를 재고하기 위한 중의원 해산도 검토해온 스가 총리이다. 하지만 재선이 어려워진 총리의 연명책이 당내의 거센 반발로 이어지면서 사면초가가 됐다는 게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안전. 안심 도쿄올림픽만을 반복적으로 외친 스가 총리. 코로나 대책이 우선이라고 거듭 거듭 밝힌 스가 총리. 그는 이솝 우화의 늑대소년에 비유될 만 하다.

스가 총리가 취임한 2020년 가을은 긴급사태 선언 없이 코로나 2차 유행을 넘긴 뒤였다. 원래 3차 대유행이 상정된 겨울을 향해 의료나 검사 시스템 재정비 등 대비책을 촘촘하게 해 두었어야 했지만, 경제활동 재개에 무게 중심을 둔 아베 정권과 후임 스가 정권은 설상가상으로 여행갑시다(Go to travel)' 정책을 고집스럽게 주장하다가 감염 대책은 방향을 잃었다.

스가 총리는 또 전문가, 과학자들의 우려나 각료들의 진언을 무시한다거나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강행한 것도 국민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전 승리를 자민당 총재선거 무투표 당선으로 이어가려는 의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상황은 스가 총리의 의도와는 반대 흐름이었다. 이미 반대 흐름이 있었지만 그는 애써 무시했다. 내각 지지율의 바닥 기기, 도쿄도 의회 선거나 최근 요코하마시장 선거에서의 자민당의 참패는 스스로의 정치적인 이해를 우선시하며 근거 없는 낙관론에 의지, 감염 확대에 제동을 걸지 못하는 스가 총리의 자세가 국민들의 눈과 마음에 자리 잡게 된 결과가 비극적인 총리 퇴진을 초래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1년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스가 총리의 정치는 무엇이었을까? 아사히신문 분석에 따르면, “스가 정치의 본질은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정권 출범 직후 일본 학술회의 회원 후보 6명의 임명 거부이며, 정부에 비판적인 학자들을 배제하고,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는 데서 출발한다.

신문은 스가는 적과 아군을 엄격하게 차별적으로 구별하고, 인사권을 무기로 (나를) 따르라고 한다. 질문에는 즉각 대답하지 않고, 설명 책임을 가볍게 여겨왔으며, 국회에서의 논전(論戰 :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하는 다툼)은 회피해 버린다. 그것은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으로 지탱한 아베 전 총리 시절부터 이어진 정권의 체질이라 해도 무방하다는 분석이다. 그게 극우정권의 정치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스가 총리의 개성이 정치 본질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정책 판단에서 정중하게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보다는 톱 다운(To-Down, 하향식)’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이론을 물리치고, 자신에게 편리한 데이터에만 눈을 돌리는 성격이라는 풀이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민주적 정치지도자는 바텀 업(Bottom-Up : 상향식)’방식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 평가, 정책화의 과정을 거친다.

스가 총리의 강한 지도력이 가끔은 주효할 수도 있겠지만, 특히 현재의 일본 코로나 대책에 있어서는 하향식방식의 지도력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아니면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비춰져 엄청난 마이너스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의 과학적인 지식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경청(active listening)의 자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료들을 스가 총리의 의향을 존중하는 척하며, 직언은 피하고, 지시만 기다리는 풍토였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일부 관료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이다.

나아가 대책 현장을 담당하는 광역자치단체의 지사나 업계 단체 등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극우성향의 지도자들은 늘 국가통제주의를 외치며, 중앙정부의 역할은 뒤로 한 채 지방정부에 책임을 묻기만 한다. 그렇다고 지방정부에 100% 권한을 내려 준 것도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일 수도 있겠다.

민주주의를 앞세우며 대재앙급 코로나 사태에 중앙정부는 손을 놓고, 단지 국민들의 자발적 협력에만 의존하는 방식이다. 국민의 자발적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론의 지지를 얻어야 하지만, 의사소통도, 중앙정부의 일부 강제력도, 국민들의 이해를 얻으려는 노력도 없는 무능한 총리로 낙인찍혔을 것이다. 그러니, 일본 국민들도 그에게 이대로 맡겨도 괜찮을까?’하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의 불신과 불만이 정권유지를 불가능하게 했음이 분명하다.

한편, 실질적으로 차기 총리 선택이 될 자민당 총재 선거의 구도가 일순간에 바뀌었다.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의 대결이 굵은 축으로 보였으나,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총재 도전 의욕을 보이는 등 많은 후보자들이 서로 경쟁을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자민당의 주요 지도급 인사들에게도 총리 퇴진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한다.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따른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자민당은 당원과 당우(党友 : 같은 당파에 속하는 동료)투표 실시를 미루고, 주요 파벌이 벌떼같이 덤벼들면서 총리를 떠받들었다는 분석이다. 한 국가의 리더로서의 자질이나 비전, 정책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 말에 태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한 무책임한 행태들이 스가 총리에게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이다.

잘 못 뽑은 지도력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이번 스가 총리의 퇴진은 일본의 숨길 수 없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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