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신종 코로나 방역 문제도 뾰족한 수단이 없어 보이고, 도쿄올림픽 개최를 해서 지지도를 높여 보려 했으나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총재 재선으로 총리를 연임하려 하는 선거 일정도 삐거덕 거리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9월에 실시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이 총재 출마를 표명함으로써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그려 온 재선 구상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자민당 내의 중진들은 스가 총리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당내는 들떠, 총재 선거의 향방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로이터 통신 등이 전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그동안 9월 패럴림픽 폐회 이후 10월 21일 임기의 중의원(하원에 상당)을 해산하고 선거에서 성공을 거둔 뒤 총재 선거를 무투표로 통과할 계획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의 규정으로 총재 선거는 임기의 10일 전의 기간에 실시할 필요가 있지만, 당내 협의로 조정이 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총재 선거는 17일 고시해 29일에 투개표하는 일정이 정식으로 정해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격한 감염 확대로 도쿄 등은 9월 12일까지 긴급사태가 선언되어 있어, ‘선언 중의 선거는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는 총리 관저의 관계자의 말이 있는가 하면, 중의원 선거를 먼저 실시한 후 총재 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은 현저하게 저하됐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이 자민당 총재 출마를 표명해 무투표로 제선을 거머쥐려 했던 스가 총리의 시나리오 메모지는 찢겨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후계 후보로 뽑혔던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1년 전 총재 선거에서 아베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2위를 차지했었다. 26일 오후에 열린 파벌 총회에 출선했던 한 의원에 따르면, 기시다의 출마 이유에 대해 ‘폭넓은 선택 사항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자민당 중진인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장관, 그리고 지난해 스가 정권 탄생의 흐름을 만들었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은 스가 총리 연임을 지지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24일의 회견에서 자신이 인솔하는 ‘니카이 파’로서 총리의 재선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당연한 일이 아닌가. 우문이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정식으로 출마하자 “(스가) 총리에게 투표하지 않고 기시다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원과 당원이 급증하고 있다”는 당 간부의 말이 전해졌다. 자민당 총재 경선은 무기명 투표를 하기 때문에, 파벌 영수가 지지하는 후보 이외의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
코로나 대책이 최대 쟁점이 된 이달 22일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 스가 전 총리가 총대를 멘 오코노기 하치로(小此木八郎) 전 국가공안위원장이 큰 차이로 패한 충격은 당내에서 가시지 않고 있다. 자민당이 이달 실시한 중의원 선거 의석 예측에서 최대 70석 정도를 잃고, 단독 과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도 당내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총리가 스가의 체제로 중의원 선거에 돌입하는 것은 자살 행위”라는 어느 중견 간부가 말할 정도로 스가 총리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기고 있을 정도이다.
원래 아베·아소·니카이 등 각각의 총리 연임 지지도 당내에서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총재 선거에는 타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과 시모무라 히로후미 정조 회장도 출마 의향을 공식적으로 하고 있어, 아베의 본심은 타카이치와 기시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내에는, 총재 선거에서 총리가 기시다에게 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질 정도라면 스가 총리는 출마 그 자체를 사퇴하는 것이 아름다운 은퇴가 아닌가”라는 각료 주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편, “디지털청 설립이나 댐 개혁에 의한 치수능력의 향상 등 총리의 종적관계 타파의 실적이 더 평가되어야 한다”며 총리 연임 실현을 목표로 하는 총리 관저사람들의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선거 기반이 약한 소장 중견을 중심으로 기시다보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에 대한 대망론도 만만치 않다. 두 사람 모두 출마 의사를 표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본 국내 정치를 잘 아는 릿쿄 대학 사회학부의 스나가와 히로요시 교수(미디어론)는 “당내의 논리로 기시다가 선택되어도, 기시다가 코로나 대책을 발신한 기억이 없다”면서 “이시바 등 국민적으로 인기가 있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으면 잃어버린 지지층의 회복은 어려운 것은 아닐까”라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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