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는 대통령병 환자? 10·26 직전에 부친 묘소 옮겼다
김재규는 대통령병 환자? 10·26 직전에 부친 묘소 옮겼다
  • 조우석 주필(평론가)
  • 승인 2020.01.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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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칼럼

독자 여러분, 설 연휴 직전에 개봉된 좌파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얘기를 많이 들으셨을 것이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했던 김재규를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고, 반면 박정희 대통령을 사악하기 그지없는 인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미친 영화인데, 그런 작품을 찍어내는 영화판만 제정신이 아닌 게 아니라고 봐야 한다. 저의 불길한 예상대로 그 영화가 며칠 뒤면 1000만 관객이 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사실 이런 영화에 개탄만 하고 좌파를 향해 손가락질하거나 발을 동동 구를 게 아니다. 자유우파도 이런 싸구려 정치영화에 대응해서 불법으로 돈을 받고 검찰에 조사를 받다가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는 노무현 말년의 비참한 모습을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 

김대중도 마찬가지다. 4억 5000만 달러 돈을 불법으로 대북송금을 해서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연출해내고, 끝내 고려연방제로 대한민국을 팔아넘기려 했던 김대중의 더러운 이야기도 영화에 담으면 된다. 

좌파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면 박정희 김재규 등 실명만 등장시키지 않으면 명예훼손을 피해갈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인데, 우리도 저들이 하는 것을 본 따서 그대로 하면 된다.

그런 노력과 별도로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비판은 비판대로 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 점을 두루 다 밝히겠다. 

우선 김재규가 과연 어떤 스타일의 인물이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는 우직하면서 예절 바른 모습을 일부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일을 추진하는 능력이 좀 의심스럽고 상황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꾸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좀 뜻밖이지만 시국관도 왔다리갔다리 하는 사람이 맞다. 의외로 소심한데다가 욱 하는 성격도 있었다. 이게 다 어디에 나오는 말이냐? 이 영화의 원본인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동아일보 연재물에 그대로 등장한다. 

그럼 이게 무슨 얘기냐? 영화배우 이병헌이 보여준 ‘고뇌하는 중정부장’ 이미지란 영화를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해 만들어낸 완전 가짜란 말이다. 또 김재규는 수사 막바지에 자신이 유신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박 대통령을 시해했다거나,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거사였다고 거창하게 말했는데, 그건 모두 달라붙은 변호사들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해보는 말에 불과하라고 보시면 된다는 뜻이다. 

실은 그때부터 김재규는 처형당하기 직전에는 “유신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민주투사”를 자처했다.

그와 달리 김재규의 진짜 모습은 무식한 머슴이라고 봐야 하고, 그게 욱하는 성격에 일을 저지른 사람이란 것이 분명한데, 묘한 것은 그 김재규가 당시 대통령병에 걸려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끌던 합수부 조사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김재규가 10.26 직전에 자기네 부친 묘소를 이장했다는 점이다. 묘소는 경북 금릉군에 있는데, 이장을 한 곳이 왕의 날 터라는 풍수쟁이들의 말을 듣고서 대통령이 될 꿈을 몰래 몰래 키운 것이다. 

이건 엄연히 사실인데,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 시해도 그런 맥락이라고 보시면 된다. 사실 김재규를 좀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풍수나 예언 도참 같은 미신을 곧잘 믿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 김재규는 박정희의 사람이어서 그 분을 배신하면 안 되는 대표적인 사람이라는 점도 오늘 강조해야 한다. 즉 김재규는 박 대통령과는 동향 즉 경북 선산이 고향이고 둘은 본래 육사 2기 동기생이다. 하지만 나이는 박 대통령이 무려 9살이나 많았다. 

그런 저런 이유로 군대시절과 그 이후 둘은 혈육보다 깊은 정을 나눴다는게 많은 이들의 관측인데, 그렇다면 김재규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던 은혜를 원수로 갚은 사람이 맞다. 그런 친구가 “유신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민주투사”를 자처하는 건 누구라도 웃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김재규는 수사 중간에 3단계 혁명구상을 밝혀 수사관들을 놀라게 했다. 박 대통령 시해 1년도 채 안 된 1979년 봄부터 집권 구상을 했다는 것인데, 1단계가 국내 소요가 확산되면 박 대통령을 제거한 뒤 당시 육균참모총장 정승화를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2단계가 직후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가 통치기능을 장악한다는 것이고, 제3단계가 그 토대 뒤에서 혁명을 선언하고 계엄사령부를 혁명위원회로 개편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김재규의 황당한 꿈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끌던 합수부 조사에서부터 박살이 나고 결국 처형장의 이슬이 되는 걸로 마감된다. 

어떠신가? 여기까지가 김재규의 진실이다.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데, 어디에서 감히 김재규 영웅 만들기에 그렇게 집요하게 추진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지난 40여년 반(反) 박정희 히스테리의 결정판이다. 박정희 격하운동이 어떤 정점을 찍고 있는 무서운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의 해독은 대한민국의 모세인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하와이 깡패라고 헛소리를 하고 부국 대통령 박정희에 대해서는 원조 적폐라고 손가락질하는 동영상 ‘백년전쟁’에 못지않다고 본다. 

실은 요즘 나는 종종 말을 한다. 망할 조건을 두루 갖춘 게 대한민국의 현상황이라고···

그런데 이 나라가 정말 그렇게 몰락한다면 문화권력을 좌파에 송두리째 빼앗긴 탓이고, ‘남산의 부장들’ 같은 영화 장르를 포함한 문화-교육-언론이 한꺼번에 병든 탓이다. 이 현실을 어떻게 고칠까 하는 문제를 두고 우리가 함께 머리를 모을 때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방송을 마치겠다.

※ 이 글은 28일 오후에 방송된 "김재규는 대통령병 환자? 10·26 직전에 부친 묘소 옮겼다"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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