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많이 모자라는 김한길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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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많이 모자라는 김한길과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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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김한길의 뒤만 쫓아다니다가 허당만 치고 말았다

▲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지난주만 해도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몰려가 특검을 실시하라는 주장과 지방선거 기초공천제도를 폐지하라는 장외투쟁을 벌였다. 이 두 가지는 안철수 신당과도 이미 연대하기로 합의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주말을 지나면서 민주당의 입장이 바뀌었다. 민주당도 기초지방선거에서 공천을 하기로 유턴을 한 것이다. 안철수만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어 민주당으로부터 그야말로 빅 엿을 크게 한방 먹은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민주당이 아무리 기초공천제도를 폐지하자고 주장해도 새누리당이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성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었다. 또한 민주당 김한길이 기초공천제 폐지를 주장하고 다닐 때, 민주당 내에서는 드러내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공천제 유지를 고수하자고 하는 당내 현실적인 여론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다시 말하면 김한길이 떠들고 다녔던 기초공천 폐지론은 스스로 함정에 빠진 것을 뒤늦게 깨닫고 출구를 찾아다니는 명분 찾기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선거는 어차피 전략과의 싸움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새누리당의 手가 한수 높았던 것이다. 새누리당은 매우 기민하고도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새누리당은 제도개혁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기초공천제를 유지하는 대신 경쟁적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한다는 점을 당헌 당규에 반영시킴으로서 루비콘 강을 건너 버렸다. 민주당이 따라 올 수밖에 없는 先手를 쳐버린 것이다. 새누리당의 이 조치는 민주당을 더욱더 함정으로 몰아넣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이제 100일 밖에 남겨두지 않는 지방선거를 위해 민주당이 결단하라고 공을 민주당으로 던져 버렸다. 김한길의 고민은 당장 눈앞으로 다가왔다. 김한길은 자신의 주장대로 기초공천제를 폐지하고 선거를 치르느냐, 아니면 기초공천제를 유지하느냐, 라고 하는 두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민주당이 고민에 빠져있을 때, 이미 예비등록은 시작되었다. 민주당 출마자들의 항의가 빗발쳤을 것이다. 기초의원, 광역의원, 기초단체장에 출마하는 전국적인 민주당 출마희망자는 대략 9000명에서 1만여 명이 될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에서 전국에 걸쳐 지역적으로는 중책을 맡고 있는 핵심요원들이자 책임기간당원에 대부분 해당되는 사람들이다. 민주당이 공천을 폐지를 결정하는 순간, 이들은 전부 민주당을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등록해야만 예비 등록을 할 수가 있다.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민주당의 전국 조직이 송두리째 와르르 무너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가뜩이나 형편없는 지지율에다 기간 조직마저 허물어지면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이고 선거자체를 치를 수 없는 현실적인 악재가 됨은 불문가지일터, 민주당의 유턴은 이렇게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문제는 김한길의 예측력이 너무나 빈약하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김한길이 새누리당의 전략을 간파했다면 기초공천폐지 주장도 적당하게 거론하다가 적당한 시점에서 거둬들여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김한길은 되지도 않을 일을 너무나 길게 공개적으로 끌고 왔다. 한마디로 정치적 현실감이 뒤떨어지는 안목의 부재였던 것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기초공천제도 유지를 설정한 새누리당 보다 가장 늦은 막판에 기초공천제도를 수용한 민주당이 더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기초공천폐지를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지 않았다면 본전을 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새누리당의 전략에 말려든 건 민주당뿐만이 아니다. 안철수도 된통 걸려들었다. 안철수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은 6.4지방선거에서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철수가 김한길과 기초공천제 폐지에 연대한 이유도 3難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서 출발했다. 3難이란 조직난, 인물난, 자금난을 말한다. 그러나 민주당이 공천제도 유지를 결정함으로써 안철수 신당은 안철수 신당 간판을 활용하기 위해서 안철수 신당에 몰려들었던 수많은 기초단체 출마희망자들로부터 강력한 불만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3難에다 불만까지 더한 셈이 되고 말았다.

안철수 신당이 기초공천폐지를 주장한 또 다른 이유는 기초단체에서의 선거 패배를 가림막하기 위한 희석용이었을 것이다. 정당표시가 없으니 안철수 신당 출마자들이 패배를 당해도 판명할 기준이 없으니 승,패에 대한 평가자체를 할 수가 없다. 안철수는 이런 점을 노렸을 것이고 반면에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광역단체장 선거에 주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계산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도 민주당의 연대파기로 산산조각이 되고 말았다. 기자회견을 하는 안철수의 얼굴에는 화가 단단히 나있는 표정이 역력했다. 선거연대란 말도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김한길은 골라도 꼭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허송세월만 보냈고, 안철수는 항상 김한길의 뒤만 쫓아다니다가 허당만 치고 말았다. 반면 새누리당은 모처럼 월척을 건져 올리는데 성공했다. 김한길과 안철수는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정치가 원래 그러한 것을!

글 : 장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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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냐? 2014-02-25 20:59:17
미친 놈
약속 파기도 전략이냐?
한심한 좃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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