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 화성과 경북 포항에서 열린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와 박명재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여야 모두 당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선거 결과의 여세를 몰아 정국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고 남은 정기국회에서 대선공약 등 새 정부의 주요 과제 입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이긴 하지만 두 곳 모두에서 예상보다 큰 표차로 패함으로써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책임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서청원 후보의 당선 유무를 두고 당 내에선 당선 시 그의 정치경력이 어떤 이유에서건 여파를 미칠 것으로 분석했었다.
7선에 성공해 국회 내 가장 경력이 오래된 의원이 되기도 했지만 한때 한나라당 대표를 지낼 정도로 정치력에 있어서는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청원 하면 반드시 ‘박근혜 대통령의 친위대장’이라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데다 정치적 의리에서는 박 대통령의 울타리를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그는 1998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사무총장 시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 공천을 시작으로 당이 ‘차떼기 사건’으로 소용돌이 칠 때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기도 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벌어진 친이계의 ‘공천학살’ 이후에는 친박연대를 창당해 박 대통령을 엄호했지만 끝내 권력 칼날을 넘지 못하고 쓰러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는 MB정부에 의해 2009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구속됐으며 사면도 마다하고 끝까지 옥중생활로 자신의 억울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4년 5개월 만에 여의도로 입성하게 된 그에게 벌써부터 박근혜 정부는 ‘좌 김기춘 우 서청원’으로 틀이 짜여 질 것이라는 분석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내년에 있을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 자리에 서 당선인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서 당선인이 직접 도전하지 않더라도 조정자 역할은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여권 내부의 김무성 의원 독주 양상에 변화가 올 경우 차기 당권 경쟁 구도와 여권 내 주요 권력 지도 역시 빠르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후 “국회에 입성하면 당의 화합에 울타리 역할을 할 것이고,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여야 정파를 떠난 국정의 핵심과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륜과 경험을 동원해 박근혜정부의 울타리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치권에 그가 얼마나 소통을 위한 역할론을 보일 것인지 첫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승리로 인해 당내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반면 민주당은 장외 투쟁 등으로 줄곧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해 온 김한길 지도부의 지도력에 상처를 입게 됐다.
선거에서 대선 개입 의혹은 큰 물건으로 잘만 가공하면 큰 화력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후보 수락을 받아내지 못해 결국 패배를 스스로 자초한 셈이 됐다.
민주당은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하면서도 선거 결과 영향이 어떻게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거의 의미를 최대한 축소시키는 한편으로는 빠른 수습을 통해 정국주도권이 일순간에 여당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위한 전략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대여 투쟁 방식에서 김한길 집행부와 문재인 의원 등 친노 강경파들과의 엇박자가 결국 민주당에 득보다는 화가 됐다는 점에서 이들의 입지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결과와 관련 박기춘 사무총장은 “선거 결과가 민주주의 수호 의지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의 민심을 견인하고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해 민주당을 향해 있던 민심이반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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