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뒤흔든 학생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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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뒤흔든 학생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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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명 체포·부상 속출 : 손을 잃기도 하고, 한쪽 눈을 잃기도...
- ‘늑장 대응’ 프랑스 정부
프랑스 학생들의 시위 : "우리의 미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 이미지=SNS 비디오 일부 캡처 

프랑스에서 전례 없는 학생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에서 학생들이 ‘교사 부족’과 ‘열악한 교육 환경’에 항의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파리 외곽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며, 수천 명이 체포되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대응은 느리고, 학생들의 요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러한 상황은 한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프랑스 대선 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사안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게까지 됐다.

* 수십 년 만의 대규모 학생 시위, 미성년자 6천 명 이상 체포

프랑스는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학생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파리 북부 교외 고등학교에서 파업 중인 교사들을 지지하는 시위로 시작된 이 사태는 전국적인 위기로 번졌다.

지난 몇 주 동안 수백 개의 학교가 문을 닫았고, 6,0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되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전과가 없는 미성년자였다고 CNN, AFP통신 등 외신들 다수가 일제히 보도했다. 학생, 교사, 경찰관들이 부상을 입었다. 북동부 도시 랑스(Lens)에서는 한 학생이 수류탄을 집어 들었다가 손을 잃었고, 투르(Tours)에서는 또 다른 학생이 한쪽 눈을 잃었다.

프랑스 당국은 6일에 학생, 교사, 노동조합 대표들을 포함해 수십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왔다고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시위의 일환이다.

AFP 보도에 따르면, 파리에서는 최루탄 가스가 공기를 가득 채웠고,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진압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하면서 쓰레기통, 학교 책상, 의자에 불이 붙었다.

* 학생 시위의 이유는?

지난 9월 21일 파리 외곽의 생텍쥐페리(Saint-Exupéry)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시위는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학생들은 교사들과 함께 ‘교직원 부족’과 ‘자원 부족’에 항의했다.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고 학교에 추가 교직원이 배치되자 파업은 종료되었다.

그러나 이미 불씨는 붙은 상태였다. 학생 대표 마네스 나델(Manès Nadel)에 따르면, 그 불씨는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그는 “현재 연루된 학교 수가 전례 없이 많다”며 프랑스 교육부가 “이번 위기에 완전히 압도당했다”고 덧붙였다.

교외 지역에서 시작된 시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통제 불능의 대규모 이민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에 “이건 학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이슬람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장악하려는 것에 관한 문제”라고 게시했다.

파리와 주변 지역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입구를 봉쇄하기 시작했고, 며칠 만에 북쪽의 릴(Lille)에서 남쪽의 마르세유(Marseille)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학생들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교직원을 폭행하고, 경찰과 충돌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들은 경찰의 대응과 극좌 세력의 개입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시위가 시작된 이후 100개가 넘는 고등학교가 피해를 입었다.

비평가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난했다. 알랑송(Alençon : 노르망디 지역 오른주의 주도)에서 한 경찰관이 소녀에게 헤드록을 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는데, 이는 현재 법으로 금지된 기술이다.

폭력 사태의 확산 속도와 양상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그 불만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바로 과밀하고 시설이 열악하며 교사 수가 부족한 교육 시스템이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많은 학생들이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교실에 책상이나 의자가 부족한 모습이나, 결석한 교사를 대체할 교사가 배치되지 않아 수업이 취소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수년 동안 유포되어 왔다.

2010년 프랑스의 출산율 급증으로 인해 실질적인 재정 지원 삭감을 수년간 겪어온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는 증가했다. 현재 중등학교의 교사 수는 2008년보다 적지만, 학생 수는 25만 명이나 늘었다. 공립학교의 경우, 교실의 70%가 한 반에 30명이 넘는 학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 한국의 학교 교실을 생각하면, 문제 될 것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프랑스 학생 시위. 경찰의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NS 비디오 일부 캡처 

* 정부의 대응은?

비평가들은 정부의 대응이 느리고 현실을 외면했다고 지적한다. 초기에는 극좌 정당인 LFI(La France Insoumise : 뜻 :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당과 그들이 시위 현장에 나타난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내년 봄 대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장 뤽 멜랑숑(Jean-Luc Melenchon) 대표가 이끄는 LFI당은 학생들의 시위할 권리와 당의 시위 참여 권리를 거듭 옹호해 왔다. 나아가 강력한 경찰력 대응의 필요성과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파리 수도권 지역 학교들의 피해액만 해도 700만 유로(약 106억 원)로 추산된다.

당초 2027년 시행 예정이었던 기술고등학교 학비 인상에 대한 양보가 정부 예산에서 제외됐다. 마네스는 “정부의 대응은 무책임하며, 학생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 학생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억압으로만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위대는 이제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주 후반 폭력 사태가 급증하면서 내무부 장관은 시위 양상이 학생 시위에서 도심 폭력으로 전환되었다고 지적했고, 하루 만에 약 2,000명이 체포되었다. 지난 2일에는 에두아르 제프레 (Edouard Geffray) 교육부 장관이 학생 지도자들과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학생 지도자들은 바로 다음 날에 대규모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적으로 약 25만 6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왔으며, 그중 5만 6천 명이 파리에 있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시위를 조직한 고등학생 노조 연합(Union Syndicale Lycéenne)은 전국적으로 훨씬 더 많은 45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6일 시위에서 4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해당 부처가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8일 새로운 시위를 벌일 것을 요구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Sébastien Lecornu) 프랑스 총리는 6일 국회에서 연설하며 “극심한 폭력이 고등학교 문 앞까지 이르렀으며, 이는 명백히 규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이번 소요 사태로 학생 215명과 교직원 8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히며, 이는 “수십 년 만에 교직원 부상자 수가 가장 많은 사례”라며, 그는 정부가 경찰에 시위 진압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그는 관계자들이 각각의 학교 학생들의 우려와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르코르위는 또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 7일부터 각 지도부가 소속 고등학교 내에서 자체 민주주의 세션을 조직할 수 있도록 시간을 따로 마련할 것”이라고 X에 썼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교육 개선을 위한 우려 사항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포털을 개설했다.

하지만 마크롱 정부의 대응은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GDP 대비 재정 적자를 약 5% 수준으로 줄이는 2027년 예산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고통스러운 긴축 재정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 지난주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시위로 인해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때 5%를 넘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소요 사태는 극우와 극좌 간의 치열한 대선 경쟁에 불을 지폈고, 중도파는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극좌파에게 학생들은 자연스러운 지지 기반이지만, 정부에게는 최악의 시기에 혼란과 재정 압박을 야기하는 존재다.

역사적으로 프랑스 정부는 학생 시위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1968년 5월 학생 시위는 파업에 익숙한 프랑스에서조차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으로 번졌다. 당시 시위대의 슬로건 중 하나는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라”(be realistic, ask for the impossible)였다.

지금 달라진 점은 다시 바리케이드로 나선 학생들이 자신들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그들은 최소한의 것, 즉 배울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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