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위기 속 포항, 관급자재에 지역제품 확대…공공조달로 판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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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 위기 속 포항, 관급자재에 지역제품 확대…공공조달로 판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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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부서장 및 산단 기업 관계자 참석해 지역 제품 활용 방안 모색
- 사업 계획 및 설계 단계부터 지역 생산제품 적용 분야 적극 발굴
- 관급자재 구매 확대와 공사 발주 반영 등 실질적 지원책 논의
사진=포항시 제공

철강산업 침체와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포항시가 지역 철강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공공공사와 관급자재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기업 제품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기업 경영을 돕고, 제조업 수요 감소가 고용과 지역 소비 위축으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포항시는 9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박용선 포항시장과 주요 부서장, 철강산업단지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산단 생산제품 사용 확대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박 시장의 주요 공약인 철강산업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마련됐다. 지역 철강기업이 실제 생산하는 제품과 신제품을 시 발주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관급자재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기업 관계자들은 이날 철강산단에서 생산하는 주요 제품과 제품별 특성, 실제 적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포항시는 이를 토대로 도로와 건축, 상하수도 등 각종 공공사업에서 지역 생산제품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부서별로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사업이 확정된 뒤 제품을 선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계획과 설계 단계부터 지역 제품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성격과 품질·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 가운데 지역 생산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관급자재 구매와 발주공사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은 포항 철강산업이 이미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과 맞물린다. 포항시는 2025년 8월 28일부터 2027년 8월 27일까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제조업 등의 투자에 대해 중소기업은 입지금액의 최대 50%, 설비투자는 최대 25%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특정 기업의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주력산업 침체가 지역 고용과 협력업체, 상권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응하는 제도다. 철강산업 비중이 높은 포항에서는 철강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줄면 운송·정비·기계·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공공부문의 지역 수요 확보가 정책수단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최근 국내 철강 수출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6년 8월 철강 수출액은 21억1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판재류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유럽연합의 무역조치 영향으로 대EU 철강 수출은 감소했다. 산업통상부도 미국의 관세정책과 유럽연합의 무역규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통상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수출 증가세만으로 철강업황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사진=포항시 제공

포항 입장에서는 수출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 내부의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지방정부가 발주하는 도로·건축·환경·상하수도 사업 등에 지역에서 생산한 철강제품을 활용할 경우 일정 부분 내수 판로를 제공할 수 있다.

공공조달을 지역경제 정책과 연계하면 기업 매출뿐 아니라 지역 내 고용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조업체가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하면 원재료와 운송, 가공, 유지·보수 등 연관 업체의 사업에도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제품 사용 확대는 품질과 가격, 기술 기준, 경쟁성 확보 등 공공조달의 기본 원칙 안에서 추진돼야 한다. 단순히 지역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관련 법령과 계약제도를 준수하면서 동등한 성능과 경제성을 갖춘 지역 제품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 설계 단계부터 지역기업 제품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면 실제 발주 과정에서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지적도 있다. 포항시가 이번 간담회에서 생산제품과 적용 사례를 공유한 것도 행정 부서와 기업 간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포항시는 앞으로 부서별 사업계획을 검토해 지역 철강제품을 적용할 수 있는 공사를 발굴하고 신규 제품과 기술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기업 측에도 공공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과 성능 자료 등을 적극 제공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포항의 전체 산업구조에서도 제조업은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포항시는 2024년 기준 사업체조사 등 지역 산업·고용 통계를 지속적으로 공표하며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 동향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 침체에 대응해 산업위기 지원과 신산업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이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지역 기업의 성장이 곧 지역경제 활성화의 최선책인 만큼 우수 제품이 시 사업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철강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을 살피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지역 철강제품의 공공조달 확대가 실제 산업 지원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향후 지역제품 구매액과 적용 공사 수, 참여기업 수, 기업 매출 변화 등을 수치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포항에서 공공부문의 구매력이 지역 제조업의 안정적인 판로와 고용 유지로 얼마나 연결될지가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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