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해갑 지선 공천 참패, 최학범 체제 다시 심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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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해갑 지선 공천 참패, 최학범 체제 다시 심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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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 선거구서 국민의힘 4석 그쳐 민주당에 주도권 내줘
경선 배제·후보 배치·여성 정치인 홀대 논란이 선거 경쟁력 약화
김해갑 공천 실패는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 난맥상의 축소판
​김국진 기자​
​김국진 기자​

[뉴스타운/김국진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국민의힘 김해갑의 참패는 선거운동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지역 민심과 후보 경쟁력보다 당내 이해관계와 일방적인 판단이 앞섰다는 비판을 받은 시의원 공천 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김해갑의 공천 실패는 한 지역의 문제를 넘어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이 안고 있던 불투명한 기준과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김해갑에 해당하는 김해시의원 가·나·다·라 선거구에서는 지역구 의원 11명이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7명을 당선시킨 반면 국민의힘은 각 선거구에서 1명씩 총 4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특히 3명을 선출하는 가·다·라 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이 복수 후보를 공천하고도 각각 1석밖에 얻지 못했다. 후보 개인의 선거운동보다 공천과 후보 배치 전략에 근본적인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공천은 선거의 시작이자 사실상 절반이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해 적절한 선거구와 순번에 배치하고 후보 간 표 분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김해갑에서는 경선 기회와 단수공천, 후보 배치, 여성 정치인 배려, 검증 기준 등을 둘러싸고 반발이 이어졌다. 일부 출마 예정자들은 공정한 경선을 요구했고 공천 기준과 절차를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냈지만, 경남도당은 누구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배치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선거 때마다 여성과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실제 공천에서는 오랜 당 활동과 의정 경험, 지역 기반이 제대로 평가됐는지 의문이 제기됐고 여성 후보를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배치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후보의 경쟁력과 확장성보다 공천권자의 판단과 당내 관계가 더 크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해소할 자료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 공천하고 후보들에게 희생과 단합만 요구해서는 조직을 하나로 묶을 수 없다.

결과는 분명했다. 국민의힘은 김해시장 자리를 민주당에 내줬고 김해지역 경남도의원 8개 선거구에서도 모두 패했다. 김해시의회 전체 의석도 민주당 15석, 국민의힘 10석으로 역전됐다. 중앙정치의 영향과 정당 지지율이 선거 결과에 작용했더라도 시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가 동시에 무너진 책임을 외부 환경에만 돌릴 수는 없다.

물론 시의원 후보 공천의 최종 책임은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있다. 김해갑 당협위원장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당협위원장은 지역 후보를 발굴하고 민심을 도당에 전달하며 후보 간 갈등을 조정하는 핵심 책임자다. 공천 과정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했고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반드시 평가받아야 한다.

최학범 위원장이 김해갑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지방선거까지 준비 기간이 6개월 남짓이었다는 점은 감안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공천과 선거 결과에 대한 설명 책임까지 없애주지는 않는다. 제한된 기간에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검토했고 지역 민심을 어떻게 파악했으며 공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했는지 당원과 시민에게 밝혀야 한다.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최 위원장은 김해갑 조직과 후보들이 지방선거에서 무너진 것은 외면한 채 자신만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아 당선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당협위원장은 개인의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 조직을 관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지방선거 후보를 제대로 발굴하고 당원을 결집해 당의 기반을 넓히는 일이 먼저다.

공천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고 김해갑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채 다음 총선과 개인의 정치적 진로만 바라본다면 당원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총선 출마를 생각한다면 그에 앞서 지방선거에서 무엇을 잘못했고 김해갑 조직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부터 답해야 한다. 패배에 대한 설명 없이 총선만 준비하는 모습은 당협위원장 자리를 개인의 정치적 발판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전국 254개 당협을 대상으로 조직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사고당협과 당무감사 하위 평가 지역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활동과 성적이 부진한 지역까지 심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존 당협위원장을 관행적으로 연임시키는 대신 당원 투표 등을 통해 다시 선출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갑은 엄격한 심사를 피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 공천에 지역 민심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후보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는지, 공천 갈등을 조정했는지, 패배 이후 쇄신책을 마련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최 위원장도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어떤 의견을 전달했고 논란이 된 결정에 어떤 입장이었는지,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을 느끼는지 밝혀야 한다.

경남도당 역시 김해갑 공천 실패를 후보 개인의 경쟁력 부족으로만 정리해서는 안 된다. 경선과 단수공천 기준, 후보자 평가, 여성·청년 가산점, 후보 순번과 배치 과정 등 공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같은 방식의 공천을 되풀이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김해에서 다음 선거도 기대하기 어렵다.

[기자 한마디] 김해갑 당협위원장 심사는 한 사람의 정치적 자리를 보장하는 절차가 아니다. 공천 실패와 선거 패배에 책임을 묻고 무너진 지역 조직을 다시 세울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대다. 지방선거를 사실상 말아먹고도 기존 위원장의 자리를 그대로 보장한다면 당 쇄신과 조직 개편은 말뿐인 구호가 된다. 김해갑에 필요한 것은 개인의 총선 준비가 아니라 공개적인 검증과 책임 있는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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